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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 [아동]잘먹고 잘크는 ‘법’ 만든다

피나얀 2005. 10. 10. 18:18

                             

 

   
출처-경향신문


우리 아이 학교는 중국산 김치 안 먹일까, 급식이 비위생적인 학교가 많다는데 우리 아이 학교는 괜찮을까…. 학교급식 실시후 학부모들은 매일 도시락싸는 수고는 덜었지만 한창 크는 아이들에게 뭘 어떻게 먹이는지 걱정이다. 이번 국정감사기간 중에도 학교급식 문제가 몇번이나 도마에 올랐다. 가을 정기국회에서도 정부 안과 각 당의 안 등 학교급식법 개정안 6개가 올라와 있다. 학교급식을 바꾸긴 바꿔야겠는데 도대체 뭘 어떻게 바꾸자는 걸까. 주요쟁점과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가 추천한 모범학교 사례를 알아봤다.

학교급식법 개정안마다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3가지. 우리농산물 사용과 직영전환, 무료급식 확대 등이다. 학부모, 시민단체 등에서 수많은 논의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리된 방향이기도 하다.

#직영급식 전환

위탁으로 운영되는 학교급식을 학교가 직접 운영하는 체제로 바꾸자는 것. 가장 큰 이유는 지불하는 급식비는 같아도 업체 이윤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니 훨씬 질좋은 급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체적으로 급식을 위탁하는 경우 음식재료비는 급식비의 50% 정도인 반면 직영은 70~80%에 이른다. 실정이 이러니 직영일 때 훨씬 질좋은 식재료를 쓸 수 있다. 식중독 발생도 위탁에서 직영의 10배 이상으로 높다.

#우리농산물 사용

학교급식에 우리농산물 사용을 원칙으로 하자는 것. 물론 콩류 등 국내 농산물의 자급률이 낮은 품목도 있지만 원칙을 ‘국내산’으로 정하자는 것이다. 외국농산물의 경우 품질 자체보다 유전자 조작이나 농약, 방부제 과다 사용 등 아직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음식이 먹거리로 최고인 것은 물론, 추적관리도 쉽게 할 수 있다.

아이들의 건강과 아울러 우리농산물을 살릴 수 있는 길도 된다. 전체 쌀 소비량중 학교급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7%가 되니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 유통과정을 단순화하고 식단을 그 시기에 풍부한 재료로 운용하면 비용도 그리 높아지지 않는다. 최순영의원실에 따르면 제주도의 경우 우리농산물을 사용할 때 비용은 추가되지 않았으며 친환경농산물을 사용하는 학교는 15% 정도 비용이 추가됐다.

#무료급식 확대

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교육복지 차원에서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주장. 특히 중학교까지의 의무교육기간에는 무상교육 차원에서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우리나라의 무상급식률은 5~6%. 가장 많은 예산이 드는 부분이지만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것이 관련단체의 주장이다.

-‘집보다 더 잘 먹는다’학교급식 우수사례-

#친환경 농산물 급식하는 제주 아라중

“친환경 농산물로 차려진 식사를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낫죠.”

아라중학교 친환경 급식 준비위원장을 지낸 학부모 진희종씨(46·제주 아라동)는 “아라중 급식은 세계 최고수준일 것”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아라중학교는 급식 얘기가 나올 때마다 자주 언급되는 유명한 학교. 제주도가 2003년부터 시작한 ‘친환경 급식 시범학교’로 지정된 후 모범적인 운영으로 제주도 전체에 학교급식 바꾸기 운동의 불씨를 지폈다.

작년과 재작년엔 ‘초록농장’이라 불리는 학교 주변 텃밭 700평에서 무, 콩, 옥수수 등 6~10가지 작물을 학생과 교사들이 직접 가꿔 식단을 꾸미기도 했다. 올해는 밭 임대를 못해 제주도가 지원하는 예산으로 친환경 생산농가나 농협에서 식재료를 구입하고 있다. 한끼당 1인 500원씩을 지원하고 있는데 친환경 농산물, 국내산 생선이나 육류를 구입하는 데 충분하다. 학교에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니 학부모들의 의식도 바뀌었다. 별 고민없이 식단을 꾸미던 가정에서도 베란다 한구석에 상추 등 야채 심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더욱 가지게 됐단다.

제주도는 현재 인천, 전남과 함께 광역자치단체 중 학교급식조례가 시행되고 있는 3곳 중 하나. 2007년부터 도내 모든 학교와 보육시설에 친환경 우리농산물 급식을 전면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며, 도 전체 학교가 학부모들을 조리보조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올 초 직영 전환한 서울 송정중

올 3월부터 직영으로 바꾼 서울 공항동 송정중학교. 급식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인스턴트 음식 위주였던 식단이 다양해졌고 질기고 맛이 없어서, 지저분해서 남기던 잔반량도 훨씬 줄었다.

직영으로 바꾼 계기는 급식 위탁업체가 적자보전을 이유로 지난해 2,000원 하던 급식비를 2,200원으로 올리더니 2,500원으로 올려달라고 하면서부터.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자 때문이라는 점에 학부모와 교사들은 분개했다. 안 그래도 쌀도 정부미를 쓰고 생선이나 고기에선 냄새가 나는 데다 반찬에서 이물질까지 자주 나온다는 자녀들의 불만에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오던 터였다.

가장 눈에 띄게 변한 것은 식재료의 변화. 위탁일 때도 식재료 검수는 했지만 남의 집 간섭하는 느낌이 들어 형식적이었다. 급식 관리 책임자인 김승규 교사는 “한두차례 질 나쁜 수산물이 오자 학부모운영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조리종사원이 반품시키는 광경을 몇번 목격했다. 위탁일 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직영 6개월 만에 학부모들의 깐깐한 실사로 벌써 납품업체도 몇곳이 교체됐다. 친환경까지는 아직 무리이지만 외국산 농산물은 발을 붙일 수 없게 됐다. 위탁일 때 50%도 안되던 음식재료비 비율도 70% 이상으로 뛰었다.

서울시 중학교 중 직영급식은 단 0.3%뿐. 2003년 처음 직영으로 전환한 월촌중과 송정중 등의 소식이 알려지며 강서구내 주변 학교들에서도 직영전환 운동이 활발하다.

〈송현숙기자 s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