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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김치공장 사장이 7일 인터넷을 통해 기생충알 김치는 제조공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등 김치제조업자로서의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사장은 "동물의 분뇨를 기본거름으로 사용하는 농산물 상당수가 기생충에 노출돼 있다"며 "전국적인 농산물 재배 방법상의 문제를 단지 김치쪽으로만 몰아가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다음은 이 사장이 쓴 글의 전문.
판도라의 상자를 누가 열었는가 |
제우스가 만든 상자의 뚜껑을 판도라가 닫았을 때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마지막
희망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그 희망은 무엇인가? 한 의원의 납 파동에 대응한 판도라는 “기준치 이하의 함유량이라 먹어도 된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결국 그리스 신화의 판도라나 현세의 판도라는 별반 다를 바 없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막연히 상자를 주고 절대로 열지 말 것을 강조함으로써 호기심을 만들어 판도라가 그 상자를 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정했다. 하지만 현세의 판도라는 어떠한가? 조금만 현명하고 사건의 본질을 파악할 줄 알았다면 과연 상자를 열었겠는가?
기생충김치라는 말! 김치가 왜 기생충이 들어있는 대표적 음식이 되어야 했나? 김치는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니고 극히 적은 부분에 속한다.
세척을 잘하면 100%로도 아니고 90%까지 기생충 알이 없어진다는데, 지금 국산김치파동은 식품 내 기생충 알 잔존 여부를 확인하는 기초에 불과하지 사건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동물의 분뇨(糞尿)를 기본 거름으로 사용하기 경우가 상당수여서 기생충에 노출이 되어 있다.
우리는 농촌을 지날 때 도심에서는 맡을 수 없는 특유의 냄새를 경험하면서 “아! 시골냄새”하고 감탄을 하게 된다. 과연 이 시골 냄새가 무슨 냄새인가? 이는 분뇨를 퇴비로 써서 생기는 냄새이다. 배추만 분뇨를 퇴비로 쓰고 있을까? 상추, 양배추, 양파, 감자, 파, 고추, 마늘, 생강 등 이러한 농산물은 어디서 재배되는 것인가? 그렇다! 배추뿐만이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년 내내 배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나라이다. 1~2월에는 해남의 월동배추, 3~4월에는 월동저장배추, 4~5월에는 김해 및 아산 등지의 하우스 배추, 6월에는 전국적으로 조금씩 생산되며, 7~10월에는 삼척, 영월, 태백 등 고랭지 배추, 10월 중순부터는 춘천, 홍천, 제천, 문경, 의성, 봉화 등 전국적인 가을배추가 출하되며,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는 김장 배추로 해발 300미터 이내의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나온다.
강원도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에서는 소나 돼지를 키우기가 힘들어 우분(牛糞)이나 돈분(豚糞)을 밑거름으로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 화학비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생충 알에 노출될 확률이 적다. 당사는 배추 값이 폭등하여 저가의 중국배추나 중국 절임배추를 사용하여 김치를 생산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인정하는 최대의 농수산물 시장인 가락동 시장을 통해 배추를 매입하여, 김치 판매가의 배가 넘는 손실을 감당하면서도 지하수가 아닌 수돗물을 사용하여 3차례 이상 세척하며 정직하게 제조하여 왔다.
전국적인 농산물 재배 방법상의 문제를 단지 김치쪽으로만 몰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약청의 시료채취 시기는 10월 20일 전후이기 때문에 이 시기는 강원도 고랭지 배추에 뒤이어 돈분(豚糞)이나 우분(牛糞), 계분(鷄糞)에 노출된 타 지역의 배추가 나오는 시기이다. 이 무렵부터 강원도 고랭지채소의 출하량이 줄고, 아주 수월하게 분뇨를 좋은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에서 재배된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한다.
김치를 수거한 시기의 가락동 대아청과 법인에 상장된 배추를 보면 총 대수 60대 중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45대, 저지대에서 생산된 배추가 15대이며, 식약청에서 발표한 11월 3일에는 총 56대 중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20대, 저지대에서 생산된 배추가 36대이다. 11월 중순에는 시장에서 고랭지 채소는 다 사라지고 전국의 저지대에서 생산된 배추가 100%를 차지하게 된다. 만약 10일 뒤에 김치를 수거하여 기생충 재조사를 한다면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 질 것이다. 김치에서 추출된 기생충 알은 본질적으로 제조 공정상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기업이고 영세기업이고 문제가 아님을 왜 모르는 척 하는가? 왜 영세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몰고 가는 것인가? 거대기구에 의해 열린 판도라의 상자를 어떻게 닫을 것인가?
폭등된 배추 값에 의해 커다란 손실을 보면서 출하된 순수 국산 김치가 기생충 김치로 전락한 금일 식약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늘밤도 전국적인 농산물 시장에서는 돈분(豚糞), 우분(牛糞), 계분(鷄糞)으로 키워진 농산물이 아무런 제재도 없이 출하되어 제조공장에서나 가정에서나 기생충 식품을 만들게 될 것이다. 지금에 와서 기생충 알을 먹어도 된다는 말, 세번 씻으면 된다는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CBS사회부 임진수 기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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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컷뉴스 2005-11-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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