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플러 하나로 ''화려한 겨울나기'

 

 

 

크리스마스가 한 달 남짓 남았다. 첫눈 소식이 벌써 들린다. 포근한 겨울을 위해 코트 등 계절에 어울리는 옷 장만에 분주할 요즘.

 

하지만 뭔가 새로운 아이템이 절실하다. 머플러 하나면 값비싼 겨울 의류에 비해 저렴하게 나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다. 길이와 너비, 색상 등 매년 다양하게 변하는 머플러는 올해 패션계에 불어닥친 보헤미안과 러시안 스타일의 영향으로 벨벳과 퍼(fur) 등의 소재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 보온성과 대중성을 다 갖춘 니트 머플러

 

겨울에 가장 빛을 보는 소재는 단연 손뜨개 느낌을 살린 니트. 지난해 유행했던 폭이 좁고 길이가 긴 니트 머플러는 올해도 인기다. 실루엣을 돋보이게 하고, 작은 키를 커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까지 있다.

 

눈꽃무늬 자수나 여러 색상의 줄무늬가 들어간 니트 머플러는 귀엽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활동감이 느껴지는 발랄한 색상들의 큰 줄무늬 머플러는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아이템. 목에 한 번 감아주고 자연스럽게 늘어뜨려 주면 멋스러운 캐주얼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손으로 짠 듯한 굵은 머플러는 편안한 느낌의 빈티지 스타일을 연출하기 좋다. 주로 두 가지 이상의 색상이 혼합돼 있고, 다양한 문양을 첨가해 빈티지 룩을 한껏 살려준다. 끝단에 퍼를 덧대거나, 둥근 방울 ‘폼폼(pom-pom)’이 달린 스타일은 올해 인기를 끄는 형태의 니트 머플러. 어두운 색상보다 원색이나 파스텔 색상이 주를 이룬다.

 

# 남성 머플러의 대세, 램스울과 캐시미어

 

남성 머플러는 어린양의 털을 의미하는 램스울과 고급스러운 느낌의 캐시미어, 둘이 혼합된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구김 없이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해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어두운 단색 머플러는 고급스럽기는 하지만 중후함이 더해 ‘노티’가 나기 쉽다. 약간 밝은 회색이나 네이비 색상이 무난하다. 버버리 스타일로도 불리는 고풍스러운 체크무늬나 가로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형태도 인기.

도시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올해는 비스듬한 줄무늬 등 변형된 스타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색상은 밝아졌다. 과감한 배색을 포인트로 한 줄무늬에다 검정과 회색 등 무채색 계열에서 여성스러운 파랑 분홍 등 화사한 색상까지 눈에 띈다. 값은 비싸지만 보온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춘 캐시미어는 여성 머플러에도 많이 쓰인다.

 

◇왼쪽부터 헤지스, 빈폴진, 베스띠벨리, 빈폴진

 

# 벨벳과 퍼, 실크 머플러

 

올해 패션 키워드인 보헤미안과 러시안 룩의 영향을 받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퍼, 광택감을 살린 실크나 벨벳 소재의 머플러까지 함께 인기다.

벨벳 머플러는 여성에겐 우아함을, 남성에겐 고급스러움과 단정한 느낌을 더해 준다. 옷의 분위기 자체를 다르게 하기에 옷장 문을 열고 갑갑했다면 벨벳 머플러 하나로 새로운 패션 연출이 가능하다.

 

벨벳은 광택감과 촉감이 좋아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지만 자칫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는 소재. 작은 구슬이나 자수, 퍼로 만든 장식 등을 넣어 세련된 느낌을 살린 벨벳 머플러가 대세다. 색상은 단연 검정이 주류지만 어두운 색상의 옷을 골랐다면 핑크나 올리브 그린 등 화사한 색상이 좋다.

 

러시안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퍼 소재의 머플러도 주목받는 아이템. 풍성한 느낌을 살려주는 소재이다 보니 분위기와 격식이 있는 자리에 어울린다. 대개 20대 중·후반 여성들에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밍크로 만든 고급스럽고 우아한 스타일부터 인조모피나 토끼 털로 장식하거나 끝 부분을 폼폼 장식으로 마무리해 캐주얼한 느낌을 살짝 살린 디자인도 눈에 띈다 색상은 연두, 분홍, 파랑 등 화사한 색상이 주류를 이룬다. 실크 머플러는 와인이나 카키색 등이 우아해 보여 인기다.

 

#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머플러 연출법

 

머플러로 멋을 내는 방법은 색상, 길이, 매는 법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장식 등으로 화려한 옷을 입을 때에는 단색이나 어두운 색상의 머플러로 분위기를 안정시켜주고, 검정 등 단순하고 단정한 느낌의 옷에는 화사한 색상의 머플러를 매주는 것이 좋다.

 

닥스 여성복 윤지영 디자이너는 “머플러는 어디까지나 액세서리 개념이므로 입고 있는 옷을 가릴 정도로 화려한 것보다 전체적인 스타일에 포인트를 준다는 개념으로 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옷 색상이 너무 화사하고 눈에 띄면 비슷한 색상의 머플러를 선택하는 게 덜 튀어 보인다.

 

옷의 실루엣과 색상이 단순하다면 보색 계열의 머플러를 택하면 멋스럽다.

 

피해야 할 연출법도 있다. 헤지스의 오민정 디자이너는 “칼라 부분에 털이 붙은 겉옷과 머플러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겉옷이나 하의 색상과 같은 계열의 색상이 멋스러운 연출법”이라고 설명했다.

 

폭이 넓고 긴 머플러는 숄이나 망토처럼 어깨를 덮어주거나 목에 여러번 감아 자유로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체형에 맞지 않게 연출하면 얼굴이 커보이거나 어깨가 넓거나 좁아 보일 수 있다.

 

통통한 사람은 짧게 매기보다 길게 매야 날씬해 보인다. 하지만 키에 비해 너무 길게 매면 더욱 작게 보일 수도 있으니 허리 정도 까지만 내려주는 것이 좋다.

 

꼼빠니아 디자인실 김연희 실장은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주고 싶다면 짧고 꼭 끼게 매고,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자 한다면 목에 풍성한 주름을 줄 수 있는 소재를 택하고 길게 늘어뜨려 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니트 소재의 머플러는 기본적으로 캐주얼을 주로 입는 이들에게 어울린다. 같은 소재의 모자나 장갑과 함께 착용하는 게 좋다. 화사한 단색 니트 머플러는 편안하고 발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짧은 스커트, 패딩 점퍼 등에도 잘 어울린다.

 

 

글 정재영, 사진 허정호 기자 sisleyj@segye.com

〈자료제공:제일모직, LG패션, 나산, 코오롱패션, 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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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세계일보 2005-11-24 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