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인터뷰]
전국투어 콘서트 시작하는 가수 이승환
"진퇴양난, 사면초가"
좀 느닷없었다. 꼭꼭 숨겨두었다가 어렵게 꺼낼 법도 한데 가수 이승환은 '진퇴양난, 사면초가'라며 처한 상황을 솔직히 꺼내 보였다.
"피폐해져 가고 있다"는 말도 망설이지 않았고 "요즘 들어 회의가 든다"고도 했다.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팬들의 성화에 라이브 앨범 '반란' 발표
최근 이승환은 라이브 앨범 '반란(反亂)'을 내놓았다. 콘서트 '난리'와 '꿈꾸는 음악회' 실황을 두 장의 CD로 엮었고 영상을 담은 VCD도 함께 넣었다. 세 장의 디스크가 담긴 케이스의 이미지와 디자인에서는 그가 들인 노력이 역력하다.
'안 될 거 뻔히 알아' 라이브 앨범을 내놓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팬들의 성화를 지나칠 수 없어 발표한 음반이다. "라이브 앨범은 어차피 팬들이 사는 거니까 홍보도 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어쨌든 판매가 부진하다.
가수이고 제작자이기도 한 그에게 음반시장 불황은 단순히 '침체'쯤으로 여길 수만은 없는 모양.
그 동안 쌓이고 쌓인 것들이 꽤 많은 듯 하다.
◈음악계의 상징적 존재 '드림팩토리'
지난 1997년 '드림팩토리(꿈의 공장)'를 세우고 '공장장'이 된 그는 "절대 이윤을 남기는 회사도 상업적인 회사도 아니다"라며 자신의 공장을 설명한다. "가수이지만 대표로서도 항상 팬들이 먼저고 그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주기 위한 음반과 공연이었다"는 것.
덕분에 드림팩토리는 우리 음악계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해왔고 여기에 '너희 마저 무너지면…'이란 우려와 기대가 동반되기도 한다.
물론 '튀는' 그의 공연과 음반을 두고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상황이 이러니 이승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상업성을 따르자니 팬들에게는 변절자가 되고, 유아독존 하려니 현실의 벽이 높다"라는 그에게서 '진퇴양난'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이제는 벗어나겠다"
이승환은 콘서트 기획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드림팩토리 스쿨'과 후배양성 프로젝트 '드림팩토리 뮤직스쿨'을 적자를 감수하며 이끌어왔다.
또 지난 1997년에는 롤러코스터의 지누를 통해 발표한 앞선 펑크와 지금도 사랑받는 '마법의 성'을 직접 제작하며 보람도 느꼈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이 프라이드가 될 수 없는 상황"이란다. 보유 중인 노래가 340곡쯤 되는데 그 음반이 팔려 갖는 수익이 한 달에 3~4만원 뿐.
"음악은 아무도 관심이 없고 단순히 치장하는 패션 아이템"이라고 현실을 꼬집는 그는 "음악이 산업으로는 인정받을 수 있어도 이제 문화로 각광받기는 힘들다"고 했다.
꼭 이 때문은 아니지만 이승환은 얼마 전 온라인 음악사이트 '뮤직시티'에 음원을 처음 공개했다. "사실상 손을 든 것"이라고 솔직히 말하지만 이동통신 3사가 운영 중인 유무선 음악사이트가 아니라 뮤직시티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는 언제나 제도권 밖"이란 자존심 때문이다.
'회의', '피폐'란 단어를 줄곧 내뱉는 이승환에게 드리워질 팬들의 걱정이 눈에 선하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가 "피폐와 실천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
뚜렷히 밝히지는 않은 채 "곧 벗어나겠다"거나 "조만간 가시화 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지난 2002년 발표한 곡 '안식'을 통해 자신의 앞 길을 어느정도 내비쳤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이승환에게 공연은 "늘 배고파 하는 것"
"벗어나겠다"라고 공언했지만 음악에서 벗어나는 것은 절대 아니다. 40대가 된 그에게 최고의 음악을 도입하려는 욕심이 여전하다.
"20대부터 30~40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해야하는데, 실제로는 20대와 대학생을 타깃으로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고민도 진행 중이고 "부쩍 어쿠스틱이 좋아지는데 이게 나이탓일까"란 궁금증도 갖고 있다.
그는 "욕심은 버렸다"고 했다. 또 "더 이상의 야망을 꿈꾸지는 않는다"면서 "자신있게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그동안의 경험치가 쌓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험에서 발현한 용기는 그의 공연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내게 공연은 늘 배고파 하는 것이다. 배 두르고 등 따뜻하면 '안해, 안해' 하거나 여전히 많은 악덕 공연기획자들을 만나면 나 역시 지친다. 하지만 '메멘토'처럼 단기, 장기 기억상실증을 앓은 덕분에 좋지 않던 기억을 모두 잊고 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승환은 또 한 번 배고프게 됐다. 다음달 10일 울산을 시작으로 17일 대구, 25일 부산, 31일 서울에서 전국투어 콘서트 '그레이티스트 히츠(GREATEST HITS)'를 열고 팬들과 만난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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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컷뉴스 2005-11-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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