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딱 떨어지는 정장, 제대로 입으면 자존심 지키는 방패

피나얀 2005. 12. 5. 03:37

 


 

 

 


[조선일보 이자연, 김영훈 기자]

 

기억을 더듬어 보자. 남자가 가장 멋져 보일 때가 언제였는지. 아마도 당신이 떠올린 남자는 스웨터도 잠옷도 아닌, 쫙 빠진 수트(양복)를 입고 있을 것이다.

 

중세시대 기사에게 검과 방패가 있었다면, 현대인에게는 수트가 있다. 근사한 수트는 상대를 압도하는 검이자,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방패다. 단순히 ‘잘 생겼다’가 아니라 ‘멋지다’고 일컬어지는 남자 배우들, 예컨대 캐리 그랜트, 숀 코너리, 휴 그랜트, 조지 클루니 등은 모두 수트를 즐겨 입는다. 권상우나 이병헌도 ‘천국의 계단’과 ‘올인’에서 딱 떨어지는 멋진 수트 차림새로 나왔을 때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남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수트. 잘 입건 못 입건 뭐 그리 차이가 있을까.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에 따르면 “천지차이”가 있다. “한국 남자들은 수트를 너무 모른다”고 개탄하는 그가 땅(地) 수준에서 하늘(天) 수준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일러 줬다.

 

◆ Do - 수트는 네벌이면 충분

 

수트는 네 벌로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한 벌이라도 ‘오로지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수트를 갖는 것이다. 수트를 맞출 땐 당신의 어깨폭과 팔길이, 허리둘레에 충성을 다하게 하라. 소매는 손목을 덮고, 재킷은 엉덩이를 절반 이상 덮어야 하며, 재킷 라펠(깃)과 가슴 부분은 주름 없이 평평해야 한다. 바지 길이는 섰을 때 구두 윗부분을 살짝 덮을 정도면 적당하다.

 

수트는 상하의를 같은 소재·색상으로 맞추는 게 정석이다. 가장 무난한 건 블랙·그레이·네이비 컬러. 스트라이프가 있으면 날씬하고 도회적으로 보인다. 얼굴이 희고 서구적이라면 황토색이나 밝은 그레이 수트를 소화하기에 유리하다.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은 베이지 계열이 의외로 맞는다. 블랙이나 쥐색을 입으면 더 어두워 보일 수 있다. 키가 작거나 하체가 짧은 사람은 밑단이 접힌 바지를 피하고, 도트 무늬가 있거나 매듭 굵은 타이로 시선을 끌어올리는 게 좋다.

 

일반적인 한국인 체형에는 버튼이 한두 개 달린 싱글 재킷이 무난하지만, 좀더 권위있어 보이고픈 사업가라면 버튼이 두 줄로 달린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에 주름이 두 줄로 잡힌 투턱 팬츠를 권한다.

 

수트와 셔츠, 타이 중에서 주인공은 하나 뿐임을 명심하자. 셔츠와 타이에 힘을 주고 싶다면 수트는 차분하게 연출하고, 수트에 시선을 주목시키려면 셔츠는 따라가는 기분으로 단순한 것을 고른다. 어떤 수트를 입든, 라펠에 둘러싸인 ‘V존’의 색상 매치에 신경 쓸 것.

바지 길이 외에도 항상 어딘가 수선을 해야 하는 체형이라면, 기성복보다는 맞춤양복쪽이 멋내기 유리하다. ‘안드레아 바냐’(02-546-5849), ‘오델로’(02-542-2264), ‘어테인’(02-545-4077) 등에서는 20~30만원대의 질 좋고 저렴한 수트를 맞출 수 있다. 이태원 ‘선 양복점’(02-797-2986)은 외국 정상들도 수트를 맞추는 곳이다.

 

◆ Don't - 재킷 안주머니에 반지갑 '오!노!'

 

당신의 수트가 핸드메이드이든 아니든, 사람들이 알 필요는 없다. ‘HAND MADE’라고 쓰인 라벨을 그대로 붙이고 다니는 것은 가격표를 달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 당신이 젊고, 몸매에 자신이 있다면 허리 부분이 잘록한 유행 스타일을 입어도 좋다.

 

하지만 트렌드는 짧으면 6개월, 길어봤자 3년이다. 수년간 입을 생각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신중하게 선택하자.

 

수트 바지는 헐렁해야 한다는 것도 편견. 바지 엉덩이 부분은 청바지처럼 잘 맞아야 한다. 수트 재킷은 수트 바지와 입는 게 숙명이다. 청바지와 함께 입으려면 캐주얼 느낌의 재킷을 따로 마련할 것. 위 아래 색상이나 무늬가 다르게 ‘콤비’로 입을 때도 소재는 일치시켜야 한다.

 

벨트는 철봉이 아니다. 턱걸이하듯 뱃살을 바짓단에 걸치는 것은 똥배를 강조하는 자살행위. 배꼽 위치, 또는 그보다 약간 아래 위치가 적당하다. 벨트 대신 멜빵을 매는 사람은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처럼 바빠 보일지는 모르나,

 

패션 아이콘은 될 수 없다. 어깨가 좁다고 너무 큰 패드를 넣는 것은 감점요인. 어깨 끝이 축 처져 남의 옷 빌려 입은 것처럼 보인다. 어깨선은 직각에 가깝게 딱 맞아떨어져야 한다.

 

멋진 수트 사 놓고 스타일 확 구기고 싶다면 재킷 안주머니에 두툼한 반지갑을 넣어라. 정통 수트에는 앞코가 둥그스름한 정통 신사화를 신어야 한다. 수트를 입는 직장인이라면 블랙과 다크 브라운 슈즈 한 켤레씩은 필요하다. 수트보다 더 밝은 색상의 구두는 상당한 내공이 생기기 전까지는 자제하길.


 

(글=이자연기자 [ achim.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기자 adamszon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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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2005-12-01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