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스타일]겨울거리, 멋으로 넘실댄다

피나얀 2005. 12. 5. 03:38

 


 

 

 


구경은 참 재미있다. 특히 멋쟁이들이 줄줄이 지나가는 쇼핑 거리에서의 사람 구경은 실속까지 챙길 수 있다. 까마득히 잊고 있던 옷의 재발견, 평범한 셔츠의 재미있는 겹쳐입기, 과감한 컬러, 튀는 소품…. 지나가는 그녀들은 패션, 구두, 장신구 등의 정보를 끊임없이 흘리고 있다.

 

만일 무료한 휴일을 보내거나 자꾸 편한 것이 좋아진다면, 원하는 스타일을 찾기 위해 발품 팔며 다닌지 까마득한 당신이라면 당장 거리로 나서라. 쇼핑 거리는 누구라도 반갑게 맞는다. 쇼윈도의 당당한 마네킹, 발걸음을 더디게 만드는 노점상 행렬, 제각각 ‘나 좀 봐봐’ 소리치는 패션 상가…. 그속에 패션정보가 있다.

 

일요일 아침, 거리가 훤히 보이는 물 좋고 목 좋은 카페 창가 자리를 잡아서 커피 한잔과 가벼운 샌드위치로 브런치를 즐겨봄이 어떨지. 지나가는 그녀들을 점수 매기며 혼자서 베스트 드레서를 뽑는 것도 좋다. 사람들의 옷차림엔 ‘현재 진행형’ 문화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정장 차림의 말쑥한 그녀, 고급 브랜드에서 막 걸어나온 듯한 마네킹 같은 그녀, 잡지 화보의 패션모델을 가장한 그녀, 해외 명품 브랜드의 홍보 도우미 같은 그녀…. 모두 우리가 벤치마킹할 멋쟁이가 아니다. 진정한 멋쟁이가 되고 싶다면 멋쟁이들이 가장 많은 곳에 ‘나도’ 함께 있자. 그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20대는 트렌드를 적극 반영, 30·40대는 트렌드가 살짝살짝 드러나게 입는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겹쳐입기가 강세. 코트·부츠는 파스텔이나 베이직한 컬러가 뒤로 물러나고 지난 여름 리조트 웨어에 쓰이던 퍼플, 오렌지, 그린 등 매우 화려한 색상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한겨울의 초입, 지금 거리의 절대 강자는 겹쳐입기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롱 카디건이다. 코트 스타일, 벨트 디자인 등 다양한 니트 상의는 가장 잘 어울리는 소재인 진의 유행도 함께 불러오고 있다. 진은 이번 시즌엔 짧은 길이에 아랫단 주름이 귀여운 고어스커트와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슬림한 팬츠가 유행이다.

 

20대 초반의 유행을 주도하는 키워드는 ‘쇼크’의 즐거움이다. 초미니 스커트와 여러번 둘러도 아래까지 흐르는 롱 머플러…. 롱앤쇼트 또는 쇼트앤롱으로 상하의의 길이를 극명하게 대비하거나 올 블랙에 가방이나 부츠 중 딱 하나의 액세서리를 강렬한 원색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상의는 넉넉하고 하의는 타이트하게 입거나 극명한 대비에서 오는 또 다른 멋을 탄생시키고 있다.

 

미니 스커트나 짧은 팬츠와 짧은 재킷이나 롱 카디건의 매치가 대표 스타일. 미니 스커트의 유행은 레깅스(일명 쫄바지)나 무릎길이의 양말, 다양한 길이의 부츠 등 신발과 하의의 겹쳐입기도 멋내기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0·40대 유행의 대표적 기류는 ‘컬러의 재발견’이다. 좀처럼 코트나 부츠엔 사용하지 않던 그린, 오렌지, 레드, 핑크 등 원색이 다양한 아이템에 사용되면서 고정관념을 없애고 있다. 유행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유행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모두 고정관념이다.

 

지금 현재 내가 입고 싶은 옷, 내게 잘 어울리는 옷이라면 시도해보자. 가끔은 점잖게, 나이답게, 품위있게 등 잘 짜여진 틀에 맞춘 듯 늘 같은 스타일에 변화를 주자. 첫 시작은 패션 거리에 나가는 거다. 그곳엔 그 거리의 멋쟁이들이 즐겨입는 옷과 액세서리가 즐비하다. 12월의 초입, 멋쟁이들이 거리를 더욱 생동감있게 만들고 있다.

 

〈글 김영남기자 jacksim@kyunghyang.com/사진 박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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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2005-11-30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