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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인물]
○…“중후하게 늙을 수도 있고,추하게 늙을 수도 있고,때로는 가련하게 늙을 수도 있다.”
톨스토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어느 말의 이야기-홀스또메르’(1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작품에서 얼룩빼기 말 홀스또메르로 출연하는 유인촌(54)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나이 들수록 중후해지는 행운을 가진 소수 아닐까? 지난 2년간 무대를 떠났었던 그가 요즘 녹슬지 않은 연기력과 열정으로 관객들을 압도하고 있다.
“올해가 극단 유의 창단 10주년이에요. 공연을 하지 않고 넘어가기엔 너무 서운하더라구요. 원래는 ‘햄릿’을 하려고 했는데,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저나 극단 유에 의미가 있는 이 작품을 골랐죠.”
‘어느 말의 이야기-홀스또메르’는 ‘햄릿’ ‘문제적 인간 연산’과 함께 그의 3대 대표작으로 연극적 양식이 뛰어난 수작. 늙고 병든 말의 회상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질문하는 한편 동물보다 더 추악한 인간을 고발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인민배우이자 배우로는 처음 마에스트로 칭호를 받았던 (고) 에베게니 레베제프가 홀스또메르를 맡았었다.
1997년 초연 이후 2000년,2003년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 공연되는 것이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손꼽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작품을 할 때마다 그의 극단은 빚더미에 올랐다.
“처음 이 작품의 대본을 보고 감동받았어요, 그래서 관객들도 많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말을 다뤄서 그런지 낯설어하더라구요. 당시 친구들이 연극 후원을 부탁하는 저를 자꾸 피하길래 ‘앞으로 연극만으로도 극단운영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지’라고 결심한뒤 외부 후원을 받지 않았는데,결과는 900석 극장이 1/3도 차지 않았죠.”
이 작품을 위해 그는 한달 넘게 서울문화재단 대표로서 공무를 처리하는 낮 시간을 피해 밤마다 연습했다. 지금도 낮에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업무를 보다가 공연에 맞춰 공연장에 온다.
“제 공연 때문에 재단 업무를 소홀히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공연 기간도 9일만 잡은 겁니다.”
그는 다음달 19일이면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2년이 된다. 취임 당시엔 이명박 서울시장이 초대 대표이사를 공개모집하겠다는 방침과 달리 지원서를 내지 않은 그를 일방적으로 임명해 논란이 일었었다.
“재단 출범과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문화연대나 민예총 등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맞습니다. 당시 제가 그 분들께 최소한 6개월을 지켜봐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때 가서도 제가 이명박 시장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면 뭐라고 하셔도 좋다고 했어요. 3개월 지나니까 그런 오해도 풀리고 많이 도와주시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2년간 서울의 문화예술창작환경을 조성하고 문예진흥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서비스를 확대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문화마을 바꾸기’ ‘책읽는 서울’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체험 교실’ ‘유망 예술프로그램 육성’ ‘창작연습실 운영’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의 경우 나눠주기식 소액다건 대신 집중지원에 의한 다액소건으로 바꿔나가고 았습니다. 그리고 공연분야의 경우 서류 대신 실연 심사 위주로 바꿔나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신진 예술가에게만 실연을 요구하고 중견 예술가들은 서류만 가지고 평가를 했습니다만,앞으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두 실연심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저도 심사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성과로 평가해달라는 그는 이 시장이 언급했던 재단의 적립금 5000억원도 예정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명박 현대건설 회장 역을 맡으면서 이 시장과 인연을 맺은 그는 문화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이때문에 정계 진출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오랜만에 이렇게 연기하니까 너무 좋습니다. 배우가 무대로 가지 어디 가겠습니까? 3년 임기 가운데 이제 1년 남았는데,저는 다시 배우로 돌아갈 겁니다. 정계 진출은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얘기일 뿐입니다. 솔직히 1980년대부터 국회의원 제안을 받았는데,제가 뜻이 있다면 그때 갔겠지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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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쿠키뉴스 2005-12-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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