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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 창녀인가 성녀인가… 왜곡 있다면 누가 왜

피나얀 2006. 1. 11. 17:24

 


 

 

 


[한겨레] 막달라 마리아 진실게임 재점화

 

2천년 간 장막 속에 가려진 성서의 주요 인물 ‘막달라 마리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소설 <다빈치코드>의 여파다.

 

<다빈치코드>는 그리스도인들이 꿈에도 그리던 성배(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신 잔)가 실은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낳은 후손들이며, 로마 가톨릭의 은폐와 박해로부터 비밀 조직들이 이를 보호하고 비밀을 지켜왔다는 내용을 전제로 한 댄 브라운의 작품이다. 로마 교황청은 지난해 <다빈치코드>를 사지도 말고, 읽지도 말라고 했지만, 이 책은 이미 40여개국어로 번역돼 무려 2천여 만 명이 읽었다.

 

또 <다빈치코드>의 무대가 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지난해에 730만명의 관람객이 찾아 연 2년째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오는 5월 19일엔 톰 행크스를 앞세운 영화 <다빈치코드>가 전 세계에서 동시에 개봉될 예정이어서 막달라 마리아를 둘러싼 진실 게임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쏟아지는 책들과 기고 등이 벌이는 논쟁점은 무엇인가.

 

막달라 마리아, 왜 창녀가 되었나= 막달라 마리아는 사람들에게 ‘회개한 창녀’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실제 성경 어디에도 ‘막달라’란 고장 출신의 마리아란 여성이 창녀라든가 성적으로 타락했다는 얘기는 없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재정적 후원자로, 예수와 최후까지 함께 했으며, 예수의 부활을 최초로 목격한 ‘무시 못할’ 인물로 나와 왔다.

 

최근 번역 출간된 <다빈치코드와 숨겨진 역사>(교문사 펴냄)는 “교회가 그녀를 창녀로 묘사함으로써 여성들은 부정하고, 정신적으로 남성보다 열등하며, 죄에서 구원은 오로지 교회를 통해야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이름의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로 전락한 것과 달리 신격화의 이미지로 등장한 이가 ‘성모 마리아’다. 마가복음엔 예수의 네 형제와 누이들이 나온다. 막달라 마리아의 비밀을 추적한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의 서문을 쓴 테랜스 A. 스위니 신부는 “만일 정말로 마리아에게 성서가 확실히 증언한 것처럼 몇 명의 아들과 딸들이 있었다면, 오직 독생자만을 낳고 평생을 처녀로 살았다고 믿고 주장하는 것은 그녀에 대한 예우가 아닌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 강의하는 개신교공동체 ‘아름다운마을’ 수련실장 김수연씨는 “마리아를 ‘영구 동정녀’로 처녀성만을 강조함으로써 ‘충절’과 ‘정조’를 이상적 여성상으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라는 이미지나 성모 마리아가 처녀라는 이미지 모두 ‘사실’과 다르게 왜곡된 이미지로, 여성을 특정한 틀 안에 가두는 도구로 사용됐다는 주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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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신부인가= 그리스도인들, 특히 가톨릭 독신 수도자들이 예수와 ‘성’을 결부시키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갖고 있음에도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관계’는 현대에서만도 <가스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예수의 마지막 유혹> 등 뮤지컬과 영화 등에서 단골로 등장해왔다. 스위니 신부는 “성서에는 예수가 결혼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지만, 그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약속이나 맹세를 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썼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예수가 결혼을 했다는 내용을 담은 <성혈과 성배>를 읽고 이를 뒤집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가 의도와는 반대의 결론에 도달해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를 쓴 마가렛 스타버드는 성서에서 예수의 아내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예수의 초기 추종자들을 가혹하게 박해했던 당시 그녀의 생명이 염려됐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신부라는 것을 증명할 길이 없지만 이는 중세에 폭넓게 신봉되었던 이교의 교의이고, 이 흔적을 수많은 예술작품과 문학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그것이 로마교회에 의해 심하게 공격당했고, 아울러 그런 설이 냉혹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는 것은 증명할 수 있다”고 했다.

 


 

막달라 마리아는 최고의 사도인가= 교회에서 정식으로 채택되지 않아 ‘외경’으로 불리는 당시 기록에선 막달라 마리아를 ‘사도 중의 사도’로 묘사하고 있다. 가톨릭교회가 베드로를 ‘1대 교황’으로 받드는 것과 달리 비밀스런 가르침과 신비, 지혜를 강조하는 영지주의파들은 막달라 마리아를 ‘최고의 사도’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월간지 <기독교사상>에 1월호까지 7차례에 걸쳐 ‘창녀가 된 그리스도의 신부’를 연재한 양재훈 협성대 신약학 교수는 “외경에 ‘입 맞추다’나 ‘신방’과 같은 표현이 있지만 이는 성서 에베소서에도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부’로 비유하고 있듯이 (가르침의) 신비를 비유한 것으로 본다”며 막달라 마리아를 예수의 육체적 신부가 아닌 영적인 관계로 설명했다.

 

<다빈치코드의 비밀문서>의 저자인 이형도씨도 “외경에서 신방은 완벽한 사람이 들어가 완정성을 이루는 곳”이라며 역시 ‘결혼’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양 교수는 “초대엔 막달라마리아를 ‘사도 중의 사도’로 추종하는 그룹과 베드로를 추종하는 그룹이 있었는데, 이 경쟁 구도에서 성모마리아는 베드로 편에 있었다”며 “실제로 이들은 서로 사이 좋게 지냈을 수도 있으나 추종그룹 사이에 정치적 갈등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고, 시간이 흘러 베드로가 교황으로 모셔지고 성모 마리아가 신격화된 반면 막달라 마리아를 추종하는 공동체는 이단으로 몰리고, 그녀를 창녀로 인식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어갔다”고 주장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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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 2006-01-11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