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패션, 性을 허물다

피나얀 2006. 1. 22. 15:44

 


 

 

 


여성복은 리본과 주름, 하트무늬까지 온통 ‘사랑스러운’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성정장의 턱시도 모양을 본뜬 턱시도재킷과 군복에서 응용한 재킷 등 남성적인 요소가 함께 유행하기도 했다.

남성복은 또 어떠한가. ‘꽃’자를 붙여가며 ‘예쁜’ 남성들을 추켜세우더니 이제는 또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젠틀맨을 찾고 있지 않은가. 여성성과 남성성, 성을 파괴하고 넘나드는 패션을 이야기한다.

의복은 크게 남성복과 여성복으로 나뉜다.

남자다운 옷과 여자다운 옷으로 구분하는 버릇은 무엇이든 둘로 나눠 보려는 인간의 성향 때문이다. 외형상 가장 구분이 뚜렷한 남자와 여자를 나누고 이 외형상의 차이를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기 위해 남성복과 여성복을 나누게 된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가슴과 허리, 둔부의 차이점 외에도 목의 형태가 다르다. 가장 남성다운 옷, 군복이나 남성셔츠를 보면 목 위쪽으로 높이 여미는 특성이 있다. 이는 짧고 굵은 목을 조여서 가슴을 더 넓어보이게 만든다.

여성은 반대로 긴 목을 더욱 길게 보이도록 가슴이 많이 파인 옷을 선호한다. 산업사회 이전에 농업과 목축이 주된 사회에서 여성은 둥글고 넓은 치마를 입었다. 이는 출산과 양육이 중시되는 사회였기 때문에 여성성이 무엇보다 강조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어떠한가. 미니스커트와 청바지는 여성의 엉덩이를 최대한 작아보이게 만들었다. 더 이상 성의 구분은 불필요한 사항이 되어가고 있다.

패션에서 남성과 여성의 법칙이 깨진 것은 1920년대. 코르셋으로부터 해방된 여성들은 타이를 매고 스모킹슈트(흑백으로 갖춰 입는 슈트)를 입었다. 여기에다 신사코트에 맞춰 쓰는 딱딱한 중절모까지 갖췄다.

머리모양도 짧게 잘라서 매끈하게 빗어내린 ‘보브스타일’이 무용수, 모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20년대 ‘가르손(소년을 뜻하는 불어)’ 패션은 남성들과 함께 완전한 평등을 바라는 여성들의 소망이 담겨 있었다.

패션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올은 50년대 H라인을 선보인다. 그가 선보인 H라인은 ‘가슴도 엉덩이도 없는 여성복’ ‘대패로 민 가슴’이라는 등 비난을 받았다. 50년대 후반에는 ‘불량소녀’들이 남자애들처럼 가죽옷을 입기 시작했다.

60년대 들어서는 청바지가 평상복이 되었다. 60년대

 


비키니수영복이 유행할 때는 여성들도 남성처럼 팬티 수영복만 입자며 상의를 빼버린 토플리스 수영복이 등장해 충격을 주었다.

다시 여성복이 남성복의 특성을 받아들인 것은 80년대였다. 본격적인 사회진출과 평등권을 확보한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남성들과 동등한 자리에 서고자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입었다.

어깨에 패드가 들어가 어깨가 과장되게 넓어보였다. 10년 이상 계속된 맥시룩은 많은 여성들에게 성적인 상대가 아닌 남성과 동등한 ‘이상적인 민주화’ 관계를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신사복에서 여성성의 등장은 65년경 비틀즈가 등장하면서 시작된 ‘모즈룩’이 대표적이다. 무대복처럼 화려한 색상과 몸매를 강조하는 타이트한 양복이 특징이었다. 85년경에는 남성화 여성화가 아닌 공통성을 갖는 존재로 함께 입을 수 있는 옷이 등장했다.

양성패션이었다. 신화와 철학에서 유래된 ‘앤드로진(양성인간)’은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긍정과 부정, 힘과 연약함을 동시에 가진 인간상이었다.

영화 ‘록키 호러 픽쳐쇼’, 데이비드 보위, 보이 조지, 마이클 잭슨 등의 모습은 여성해방에 대한 남성들의 반항을 온몸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거리에서는 여성들보다 더 멋을 부린 남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발목까지 오는 모피코트, 화려한 셔츠, 스카프, 장신구 등 치마만 안둘렀다 뿐이지 그들은 너무 예쁘장하다.

남성의 여성화는 어찌보면 힘의 배분이 달라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정치, 경제, 사회의 실권을 쥐고 있던 남성성이 무너졌다. 과거 남성의 여성화나 여성의 남성화는 반항의 표시나 소망하는 것을 표현하는 수단이었지만 현재는 생존의 한 방법이다.

다원화시대다. 세계가 하나의 지붕아래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남성성과 여성성도 각각의 개성을 인정하고 설사 모호한 성 정체성을 추구하더라도 곁눈질을 말아야 한다. 최근의 양성화는 80년대의 양성화 ‘앤드로진’과는 다르다. 남성과 여성의 장점을 추구한다. 진정한 평등은 이제부터다.



박세은 패션전문기자 suzanpark@der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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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스포츠한국 2006-01-14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