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와인 고르기 힘들다고요?

피나얀 2006. 1. 22. 21:38

 


 

 

 

설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요즘들어 설 풍속이 여러모로 달라지고 있는데, 특히 떡이며 갈비, 한과를 주고 받던 것에서 와인선물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끈다.

술까지도 ‘빨리 빨리’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의 ‘화끈한(그러나 문제가 많은) 음주스타일’을 와인은 조금씩 바꿔 놓고 있다. 와인을 ‘원샷!’하며 벌컥벌컥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은가.

 

와인은 코끝으로 향을 맡은 후 음미하듯 천천히 마시는 술인데다, 부부(내지는 가족, 연인)가 머리를 맞대고 마시기에 제격이라는 점이 바로 매력인 것같다.

또 와인은 한국의 명절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고기산적이며 각종 전, 생선구이에 와인을 한두잔 곁들이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참고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살펴보면 먼저 담백한 맛의 구절판에는 산뜻하고 약간 신맛이 있는 무감미 백포도주나 떫은 맛이 약한 가벼운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 생선구이에는 산미와 떫은 맛이 적당히 있고 Bouquet(부께, 숙성된 향)가 강한 고급 무감미 화이트와인인 샤르도네 리저브가 좋다.

양념장이 많이 들어가는 갈비요리에는 탄닌분이 많고 풍미가 좋은 이탈리아 와인(예:구아도 알 타쏘)이 제격이다. 잡채에는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 와인이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찜에는 길고 짙은 여운이 감도는 고급와인인 바롱 필립 뽀므롤이나 쌩 떼밀리옹 바롱 칼, 에스쿠도 로호 등의 레드 와인이 좋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줄줄 외울 수도 없고, 그 때마다 일일이 짝을 챙겨가며 마실 순 더 더욱 없다. 아니,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그냥 환상의 궁합이 그렇다는 것이지 꼭 정답이 아니면 어떤가.

 

몇년 전 프랑스 칸에 출장갔을 때 동네 수퍼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2유로짜리 레드 와인을 서너 병 사들고 와서, 콘도식으로 된 숙소에서 치즈(이것도 매우 싼 치즈였다)와 김치를 안주로 동료, 후배들과 맛나게 마셨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문제는 어떤 곳에서, 누구와, 얼마나 즐거운 마음으로 마시느냐에 있다.

그렇더라도 와인이 체질에 맞거나 와인이 자꾸 끌린다면 조금씩 공부해둘 필요는 있다. 와인은 종류가 너무 많은 데다 질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수첩을 하나 마련해 자신이 마신 와인의 이름과 맛 등을 그때 그때 적어가면 어떨까?

 

또 뒤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리기 십상인 복잡하고 어려운 와인이름도 들었을 때 바로바로 적어두면 나중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인전문가가 일일이 따라다니며 매번 설명해줄 수도 없는만큼 본인의 ‘약간의’ 노력은 필수다.

요즘에는 편의점에도 와인이 많이 구비돼 있다. 미니 스탑, 세븐 일레븐같은 편의점에서 파는 바롱 필립 칠레 까베르네 쇼비뇽, 바롱 필립 칠레 메를로, 훼미리마트와 바이 더 웨이, GS25의 프랑스 보르도 대표와인 무똥까데 등은 ‘불현듯 와인이 한잔 하고 싶을 때’ 제격인 와인들이다.

 

한편 선물용으로도 와인을 고를 경우 예산과 받는 이의 성향을 잘 고려해야 한다. 초보자에게는 가벼운 레드 와인이나 달콤한 화이트 와인이 좋고, 어르신들에게는 건강한 노년 생활을 기원하는 레드 와인이 제격이다.

 

단 평소 와인을 즐기는 이에게 와인을 선물할 때는 조금 신경을 쓰는 게 좋다. 이럴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신뢰할 만한 와인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

상대가 이미 ‘와인의 고수’인데 질이 떨어지는 와인을 선물해 공연히 점수를 잃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또 와인애호가들 중에는 취향이 확실한 이들이 많아 선물시 이를 잘 감안해야 한다.

할인점에서 와인을 구입하면 아무래도 가격이 유리하다. 그러나 1개 사면 1개를 더주는 식의 가격 파괴상품에 너무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대유와인의 김새경 마케팅 팀장은 “외관과 포장이 화려한 와인보다는 신뢰할 만한 브랜드의 와인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흔히들 와인 선물시 좀 푸짐 내지는 번듯하게 보이려고 두병짜리를 많이 선택하는데 애호가에게는 두병짜리 보다는 좀 비싸더라도 한병짜리를 선물하는게 낫다”고 조언했다.

한편 요즘은 기업들도 와인선물을 많이 하고 있다. 이탈리아 와인 `티냐넬로(Tignanello)’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04년 추석 계열사 고위임원들에게 돌려 유명해진 와인이다.

 

이 티냐넬로 와인은 이탈리아 최고급 와인의 대명사인 `수퍼 토스카나`의 효시이며, 세계시장에서 처음으로 이탈리아 와인을 `고급와인`으로 인정받게 한 주역이다. 대표적인 ‘비즈니스 와인’이다.

또 유기농 와인의 명가 엠 샤뿌티에 사(社)의 명품 수제와인 `에르미따쥬 르 빠비용`도 웰빙시대 최고의 선물이다. 특히 2000빈티지는 스모키한 향과 딸기류의 과일 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입안을 꽉 채우는 무게감과 균형이 뛰어나며 우아한 뒷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저명한 와인평론가인 로버트 파커(Robert M. Parker Jr.)에게서 98점을 받았다고 한다. 이밖에 83년과 88년에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기념이 되는 기업체 파트너에게는 러시아 황제가 마시던 샴페인인 크리스탈 83년 빈티지(100만원대)와 88년 로제 와인을 추천한다.

한편 주위의 고마움을 표하고 싶은 이들에게 7,8만원선에서 선물하고자 한다면 베스트 셀링 보르도 와인이면서 칸국제영화제 공식 와인인 ‘무똥까데’ 세트(7만원)라든가 정통 토스카나 와인 특선인 이탈리아의 ‘빌라 안티노리 루쏘&비앙코’ 세트(7만원),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아 붉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칠레의 대표와인 ‘에스쿠도 로호’세트(8만원)가 좋다. 이들 세트에는 와인따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보다 약간 더 고급으로는 엠샤뿌띠에 사의 유기농 와인 세트(9만8000원), 앞서 이건희 회장이 택해 유명해진 최고급 이탈리아 와인인 ‘티냐넬로’(15만6000원) 등이 있다.

 

물론 ‘솔라이아&티냐넬로’ 세트(50만원:솔라리아는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Top100 wines’중 2000년 1위에 선정됐었다), 와인애호가들의 선망의 대상인 ‘샤또 무똥 로칠드’01+샤또 라피트 로칠드02+샤또 마고’02+샤또 오브리옹‘02’세트(4본입:150만원) 같은 고급와인도 있다.

어쨋거나 와인은 좀 복잡하고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무조건 어렵다고 고개를 흔들 게 아니라 조금씩 알아가고, 생활 속에서 이따금 즐긴다면 병술년은 좀 더 윤기가 감돌지 않을까.

 

더구나 와인의 레이블 중에는 피카소 달리 샤갈 같은 아티스트들이 직접 그렸던 것과 현대작가 그림도 적지 않으니 이를 꼼꼼히 살펴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할 것이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사진설명=이건희 회장 2년 전 계열사 임원들에게 선물해 유명해진 이탈리아 와인 티냐넬로(오른쪽). 왼쪽은 역시 고급와인인 솔라리아.

러시아황제가 마시던 100만원대의 샴페인 크리스탈.

칸국제영화제 공식와인인 프랑스 보르도와인인 무똥까데 세트(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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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2006년 1월 21일(토) 12:21 [헤럴드생생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