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스크랩】“키울수록 적자인데 무조건 낳으라니”…애 없어 애태우

 

     

[쿠키 사회]

 

○…“곤충이나 동물도 종족본능이 있는데,환경이 나빠지면 새끼를 안 낳는다.사람들도 마찬가지다.키울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데 아이를 나으라고 하는 것은 뭘 몰라도 한 참 모르는 정책이다.”

2010년까지 출산율을 현재 가구당 1.16명에서 1.6명으로 늘리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지만 시민들은 한마디로 냉담하다.

◇캠페인성 출산 장려책 안돼=시민들은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사교육비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면 출산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는 것이다.

증권회사 직원 최모(38)씨는 “초등학교부터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늘어나는데 육아비 좀 지원한다고 애를 낳겠느냐”고 반문했다. 주부 이모(31)씨는 “출산 대책으로 20조원을 마련하겠다는데 그 돈으로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면,아이는 낳지 말라고 해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산 장려책이 졸속으로 만들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누리꾼 ‘cy0ung’은 “여성 직장인이나 기혼 남녀들에게 설문조사라도 한번 해보고 대책은 만드는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전북대 사회학과 김혜경 교수는 “정부가 70년대 가족계획처럼 출산 정책을 도구적으로 사용하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 정책은 프랑스 등 선진국의 정책을 벤치마킹 한 것이지만 분명 그들과 우리의 환경은 다르다”며 “선진국의 경우 우리처럼 치열한 입시경쟁이 없고 사회복지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 낳아라 장려말고,현실적 지원책 마련해야=회사원 이선형씨는 “한해 발생하는 고아가 2만9926명이고 이중 해외입양이 2258명”이라며 “버려지는 아이들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준씨는 “미숙아를 가진 부모들의 경제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출산률 제고책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성인숙씨는 “출산장려비,유치원보조비,출산휴가 등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세 자녀 이상 가구에 대한 주거지원정책과 고교,대학 무상 교육 지원 등 두 정책만으로도 인구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양육비 직접 지원 병행’,‘여성 만혼 방지를 위한 30세 이전 여성에 대한 초저금리 융자’ 등 대책도 제시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 상임연구원은 “정부가 나서서 보육시설을 늘리는 것은 근본대책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허윤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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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2006년 2월 2일 (목) 17:50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