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건강]헉! 갑자기 가슴이~

피나얀 2006. 2. 5. 22:21

 

 
 
 

 


대학 3학년인 김모씨는 방학을 맞아 유럽으로 1주일 일정의 배낭여행을 떠났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경험하려다 보니 일정이 빡빡해 힘들기는 했지만 건강에는 자신이 있던 터라 별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비행기에서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의 호흡곤란과 참을 수 없는 흉통으로 사색이 됐다. 너무 갑작스러운 흉통으로 심장질환을 의심하며 공항에 도착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 검사 결과 병명은 심장질환이 아니라 가슴에 공기가 차는 기흉으로 진단돼 응급시술을 받아야만했다.

 

평소 건강을 자랑하던 그가 비행기 여행 중 왜 이처럼 응급상황에 닥치게 되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흉이라는 질환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기흉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서 발생한 공기주머니(기포)가 터지면서 흉막 공간 안으로 공기가 새어 들어가 그 압력으로 폐의 일부분이 쭈그러지는 질환이다.

 

즉 주로 위쪽 폐의 표면에서 발생한 기포가 터지면서 허파 내부의 공기가 순간적으로 새어나가게 되고 가슴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폐에서 빠져 나온 공기가 폐 자체는 물론 주변 장기 특히 심장 혈관을 압박하여 갑작스러운 가슴의 통증 및 호흡 곤란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일반인들에게는 ‘허파에 바람이 든다’라고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하다.

 

#풍선 터지는 것과 같은 원리

 

그렇다면 왜 비행기 여행을 한 그에게 기흉이 발생하고 응급시술까지 해야 했을까. 과학적으로 살펴 보면 가스를 채워 풍선을 하늘로 날릴 경우 풍선이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압력에 의해 풍선 내부 공기가 팽창하면서 풍선이 터지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비행기를 탄 그 학생도 이와 마찬가지로 평소 기흉 발병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귀국길에 폐에 생긴 공기주머니가 고도로 올라간 비행기 안에서 낮아진 기압으로 공기주머니가 터져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새어 나오는 공기 양이 많아 폐는 물론 인근 장기인 심장에까지 큰 압박을 가해 고통도 심하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되어 가슴에 찬 공기를 응급으로 제거하는 시술을 해야 했던 것이다.

 

#마르고 키큰 젊은층이 많아

 

일반적으로 마르고 키가 큰 젊은 사람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발성 기흉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우리나라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청소년 체형이 커져서 기흉이 증가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흡연, 대기 오염 등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0, 50대에 발생하는 기흉은 기존의 폐질환 특히 폐결핵,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기흉의 대표적 증상은 서서히 어깨를 압박해 오는 압박통과 가슴의 답답함, 갑작스럽게 숨이 심하게 차며, 숨쉬기 힘들 정도의 호흡곤란이나 흉통을 느끼는 것이 주 증상이다. 마르고 키가 큰 체형의 젊은 연령층이 격한 운동 중에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증상이 생기면 기흉이라고 의심해 볼 수 있다. 기흉의 진단은 매우 간단하다. 의사의 간단한 문진과 청진 후 흉부사진 촬영을 통해서 진단할 수 있다.

 

기흉의 치료는 먼저 흉강 내에 찬 공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흉강에 찬 공기 양이 적으면 적절한 환경에서 안정을 취하기만 해도 상태가 호전된다. 흉부 X레이 사진상 기흉의 양이 20% 이상이고 증상이 심하며 단기간내에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손가락 굵기의 관을 갈비뼈와 갈비뼈 사이에 삽입하는 흉관삽관술을 통해 공기를 제거하게 된다.

 

그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흉의 원인이 되는 폐기포를 제거하는 것으로 흉강내시경을 이용한 폐기포 절제술이다. 5일 정도의 짧은 입원기간으로 완치가 가능하며 일찍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연·폐활량 강화 운동으로 예방

 

기흉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예방책은 없지만 청소년의 금연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패스트푸드에 편향된 식생활 대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여 균형있는 체형의 발달을 도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맑은 공기에서 적당한 운동으로 폐활량을 강화시키는 것도 기흉을 예방할 수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오태훈 교수는 “10, 20대에 기흉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층의 금연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기흉으로 진단받았거나 기흉 재발의 가능성을 가진 분들은 장시간의 비행기 여행하기 전에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의 상담 후 여행을 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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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2006-02-05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