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부산스러워 초등학교 입학을
1년 미뤘던 강모군은 요즘 학교 생활이 즐겁다. 하루 한번 복용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복용하면서부터 달라진 변화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산만한 행동으로
수업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자 두달 만에 선생님은 강군의 어머니를 찾았고 강군은 진단후 하루 한번 복용하는 ADHD 치료제를 처방받았다.
이후 50점 안팎에 머물던
받아쓰기 점수는 90점 이상으로 올라서고 수업태도도 모범적으로 변화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강군의 눈부신 발전은 모두 ‘똑똑해진 약’
때문이다.
#DDS가 환자의 생활을 바꾼다
과거에는 ADHD 치료제를 하루에 3번 복용해야 했다. 학교에서도 약을 먹어야 했고 이로 인해 왕따가 되곤 했다. 결국 약을 제때 먹지 못해 약물에 의한 ADHD 치료 성공률은 20%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약물전달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의 발달로 개발된 하루 한번 복용하는 약이 시판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ADHD 아동은 학교 가기 전 약을 복용하면 잠들기 전까지 약효를 볼 수 있다. 이는 약물의 정기적인 복용을 가능케 했고 치료 성공률을 80%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DDS는 약효의 지속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게 장점.
특히 다양한 먹는 약에 DDS 기술이 적용되면서 환자를 하루 3번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으로부터 해방시켰다.
일반적으로 치료약의 주성분은 몸에 흡수돼 혈액을 타고 치료가 필요한 부위로 이동해 효과를 나타낸다. 그런데 약물은 몸에 흡수되는 시점부터 분해되기 시작하면서 효과를 상실한다. 이에 따라 약효를 나타낼 수 있는 혈중약물농도를 유지하려면 하루에 3번씩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같은 단점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바로 복용한 약물에서 서서히 치료성분이 방출되도록 하면 된다. 여기에 DDS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주의력결핍아동장애 치료제인 ‘콘서타’를 예로 들어 보자. 이 약은 캡슐 내로 삼투압에 의해 물이 흡수돼 팽창하는 팽창제와 약물을 함께 넣고 캡슐에 레이저로 미세한 구멍을 뚫어 놓았다. 또 복용 직후 곧바로 약효가 나게 하기 위해 캡슐의 표면에 약물을 코팅해 놓았다.
이 약물을 복용하면 먼저 표면의 약물이 체내에 흡수돼 효과를 나타낸 후 서서히 물이 캡슐 내로 유입되면서 팽창제가 팽창하고 이에 따라 캡슐내 약물이 지속적으로 방출돼 체내로 흡수된다. 12시간 효과를 위해 삼투압, 레이저 기술 등이 응용됐다. 또다른 DDS가 적용된 약물은 지난해 선보인 치매 치료제인 ‘레미닐PRC’가 있다. 이 약물은 복용후 곧바로 녹는 속방층, 용해속도 조절막, 천천히 녹는 서방층으로 구성돼 24시간 동안 약물을 방출해 효과를 지속한다. 올해초 시판된 요실금 치료제 ‘라이리넬’에도 서방형 기술이 도입됐다.
#패치형 약물
DDS는 먹는 치료제를 붙이는 패치 형태의 의약품으로도 진화시켰다. 한번 부착으로 3일간 약효가 지속되는 통증 치료제 ‘듀로제식’, 1주일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붙이는 피임약 ‘이브라’ 등이 DDS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패치형 제제이다. 마약성 진통제인 ‘듀로제식’은 대표적인 붙이는 통증치료제로 먹는 마약성 진통제와 비교해 편의성과 부작용 감소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브라는 한번 부착으로 1주일동안 약효를 나타냄으로써 잊지 않고 복용해야 하는 먹는 피임약의 불편을 말끔히 날려 버렸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주사제의 약효를 늘려준 DDS 기술은 몸 안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고분자를 이용한 미세소체(Microsphere).
미세소체 내에 약효를 내는 성분을 집어 넣어주면 미세소체가 완전분해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약효를 나타낼 수 있다.
이를 이용한 대표적인 약물이 정신분열증 치료제 ‘리스페달 콘스타(Consta)’. 콘스타는 한번 근육주사하면 미세소체가 완전히 분해되는 2주동안 약효를 나타낸다. 이는 매일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약물 복용을 기피하고 이로 인해 정신분열증이 재발해 완치가 불가능해지는 어려움을 개선해 준다. 이처럼 환자들이 기본적으로 약물 복용을 기피함에 따라 정신분열증 치료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외에 복용하자마자 입에서 녹는 형태나 짜 먹는 액제 등 똑똑한 제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몸속에 심는 의료기기에 약물도 입혔다
심장근육을 둘러싼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마비가 일어날 경우 수술후 혈관내에 피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는 철망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한다. 그러나 일반 스텐트는 5~6개월이 지나면 철망 사이에서 증식하는 혈과 내피세포에 의해 다시 막혀버리곤 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약물방출 스텐트’. 금속 스텐트에 혈관 내피세포의 과다 증식을 억제하는 ‘시톨리무스’라는 약물을 입혀 6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방출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30% 이상이던 일반 스텐트의 재협착률이 약물방출 스텐트에서는 10% 이하로 떨어졌다.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마비를 경험한 환자들에게 재발의 공포를 크게 줄여준 것이다.
#암세포만 공격하는 똑똑한 ‘표적 항암제’
표적항암제란 암세포나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만을 골라 공격하는 새로운 항암제이다.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빠르게 분열하는 모발세포 등 정상세포까지 파괴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같은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항암제가 표적항암제로 암세포만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항암제는 암세포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나 효소를 차단하거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똑똑한 폭탄’(Smart Bomb)으로 불리기도 한다.
백혈병의 ‘글리벡’(노바티스), 다발성골수종의 ‘벨케이드’(한국얀센), 폐암의 ‘이레사’(아스트라제네카), 대장암의 ‘어비툭스’(독일 머크)가 대표적이며 화이자는 ‘수텐트’를 개발하고 있다. 암세포 주변 혈관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영양 공급원을 차단해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것으로,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제넨테크)이 대표적이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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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2006년 2월 5일(일) 오후 4:32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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