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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의 관문 덴파사르 공항에서 섬 남단에 위치한 누사두아 해변으로 이동하려면 차로 20분쯤 소요된다. 누사두아로 가는 길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1년 내내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이 도시에서 오토바이는 최적의 교통수단이다.
신호등 하나 없이 시원스레 뻗은 차도를 달리며 차창밖으로 보이는 이국 풍경에 익숙해질 때쯤이면 ‘웰컴 투 누사두아’라는 이정표의 환영인사를 받을 수 있다.
‘두 개의 섬’이라는 뜻의 누사두아는 작은 두 섬이 모래톱으로 이어져 있어 마치 반도처럼 보인다. 누사두아 해변은 솜털 위를 걷는 듯한 백사장의 낭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곳은 휴양지 특유의 고요함과 함께 역동성이 살아 있다. 누사두아 해변의 자랑은 적당한 바람과 파도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서퍼들이 파도를 타기 위해 일년 내내 이곳을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
누사두아 해변에 위치한 클럽메드 리조트를 이용한다면 별도의 비용 없이 얼마든지 카누, 카약 같은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또 클럽메드에 소속된 ‘GO(젠틀 오거나이저)’들의 도움으로 초보들도 간단한 강습만 거치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해양 스포츠고 뭐고 일단 쉬고 싶다’는 사람이라면 해변 곳곳에 마련된 파라솔 아래 누워 하늘과 맞닿은 쪽빛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곳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발리니까.
바다빛이 왠지 밋밋해지기 시작하면 발리의 전통 사원을 찾아 나서보면 좋다. 인도네시아 국민의 90% 이상이 무슬림이지만 발리에는 힌두교인이 대부분이다. 15세기쯤 동부 자바에 있던 힌두 왕조 마자파히트 왕국이 이슬람교의 전파로 붕괴할 때 힌두교 승려들과 왕족들이 도망쳐 나온 곳이 이곳 발리다. 그 후 원주민은 대부분 산속으로 들어가고 이주민들이 발리섬의 정치·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힌두교를 전파했다.
발리 곳곳에서 힌두교를 만날 수 있다. 크고 작은 사원은 물론 심지어 자동차 안에도 힌두교는 살아 있다. 발리 사람들은 신성한 물과 꽃, 향과 쌀 등으로 제를 올리는 단지를 집 안팎이나 자동차 등에도 늘 모셔둔다.
발리의 대표적인 힌두사원으로는 타나롯 사원을 꼽는다. 덴파사르 공항에서 서쪽으로 30분 정도 차로 달리다 보면 나온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일부가 잠기는 거대한 바위 위에 자리 잡아 밀물 땐 바다에 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바다 사원’이다. 타나롯이라는 말은 인도네시아어로 땅과 바다를 뜻한다. 빼어난 석양으로 특히 유명한 타나롯은 평소에는 바다 위에 떠 있다가도 썰물이 되면 걸어서 사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힌두사원은 아니지만 바다의 신을 모시는 울루와투 사원도 빼놓을 수 없다. 태평양과 맞닿은 100m 높이의 절벽 꼭대기에 세워진 울루와투 사원은 1000년의 세월을 넘어 한결같은 모습으로 바다를 품고 있다.
울루와투 사원은 특히 ‘원숭이 사원’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원숭이들이 살고 있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이 원숭이에게 카메라를 빼앗기는 장면으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사원 곳곳에는 길들여진 듯한 원숭이들이 여행객의 안경, 머리핀, 모자 등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원숭이들은 이렇게 훔친 물건을 발리 현지인과 먹을 것으로 바꾸고, 현지인들은 다시 여행객들에게 돈을 받고 이 물건을 돌려준다.
이 밖에도 울루와투 사원은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바다로 몸을 던지는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발리의 바다와 사원을 즐겼다면 이번엔 숲과 강을 느낄 차례. 발리 섬의 중앙에 위치한 우붓은 아융 강을 끼고 있어 래프팅으로 인기가 높다. 초급과 중급으로 짜인 아융 강 래프팅은 20∼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 아래를 지나는가 하면, 가슴까지 오는 평탄한 곳에서는 잠시 배를 세워두고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배마다 한 명씩 동승하는 현지인 안전요원과의 말장난은 래프팅의 또 다른 재미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는가 하면 제법 구성지게 ‘아리랑’을 부를 정도로 한국말이 유창하다.
래프팅 후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발리의 다양한 전통 목공예와 은세공 조각품들을 판매하는 재래시장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또 우붓에서는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생산품인 커피와 차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발리=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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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세계일보 2006-03-23 21:48]![](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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