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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의 길 | 고혈압을 이기는
사람들
1주일에 3~5회, 하루 45분 이상 운동... 식이요법·꾸준한 약 복용으로 건강 찾아
“많이 걷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아요.”
고혈압을 물리친 환자들은 입을 모아 “걷기가 제일”이라고 말했다. “4년 전부터 고혈압과 싸워오고 있다”는 대구의 최미자(62)씨는 “4년간 빠짐없이 1주일에 5~6일 가량 꾸준히 산에 올랐다”며 “그 결과 요즘엔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새벽 5시40분에 일어납니다. 곧바로 산에 가서 한 50분 가량 걸은 뒤 맨손체조로 몸을 풀어줍니다. 물론 처음엔 일어나기 싫었지요. 겨울이면 특히 더 그랬어요. 겨울 새벽이 얼마나 춥습니까? ‘그래도 참고 일어나야 한다’ ‘일어나 산에 가야지’라며 스스로를 다독거리고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여름엔 좀 나아요. 고혈압 환자는 갑자기 추운 날씨에 노출되면 안되거든요. 그래서 집안에서 몸을 풀어 체온을 서서히 올린 뒤 산행을 나섰습니다.
그래도 날씨가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엔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집안에서 맨손체조를 했지요.” 고혈압 환자는 최대심박수의 60∼75% 선에서 서서히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바벨 들기 같은 웨이트트레이닝이나 단거리 달리기처럼 짧은 시간에 큰 힘을 내는 운동은 혈압을 급속하게 상승시키므로 고혈압 환자들에게 적당하지 않다고 한다.
대구 성누가병원의 서영익 원장은 “심한 운동은 지나치게 혈압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이나 격투기처럼 급격하게 심장박동수를 올리는 운동은 좋지 않다”며 “운동 전후에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하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춥거나 더운날은 피해야
새벽마다 꾸준히 걸어온 최씨는 “이젠 아예 걷는 것이 생활화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산에 올라가는 게 그렇게 싫더라고요. 그래도 참고 몇 번 가 보니까 사람들도 많고 느끼는 것도 많아지고 그렇데요.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열심히 건강을 관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극도 되고요. 올라가는 길은 그렇게 싫더니만 일단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엔 또 기분이 괜찮아지더라고요. 상쾌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니까 이젠 아예 생활이 됐어요. 요즘엔 새벽에 산을 오르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해서 영 이상합니다.”
전남 영광의 한명애(45)씨도 “걷기가 최고”라고 말했다. “저는 저녁마다 걷고 달립니다. 매일 저녁 7~8시까지 1시간 동안 집 근처 공터에서 운동을 해요. 의사 선생님이 1주일에 3∼5회씩, 한 번에 45분 정도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꼬박꼬박 지켜오고 있습니다. 지금 5년째 꾸준히 하고 있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더운 날이나 너무 추운 날에는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너무 강한 햇빛을 쬐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셔서요. 더운 날 활동을 하면 혈압이 쉽게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저녁 때 운동을 하기로 한 것도 그래서예요. 약도 함께 먹고 있습니다. 처음엔 주사를 맞으면서 함께 복용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약만 먹고 있습니다. 아침에 2알, 저녁에 1알씩 복용하고 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꾸준히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셔서 잊지 않고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약 먹는 것을 잊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젠 생활이 돼서 규칙적으로 때 맞춰서 잘 복용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수의 환자들은 자신의 혈압이 높은지 낮은지를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최미자씨의 경우도 그랬다. “처음엔 제가 혈압이 높은 줄 몰랐어요. 그냥 건강검진을 한번 받으러 갔는데, 거기서 혈압이 158/120mmHg이 나온 거예요. 깜짝 놀랐습니다. 전엔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놀라서 다시 한번 재검을 받았지요. 그랬는데 역시 마찬가지로 높게 나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일단 경과를 좀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저의 경우엔 변화가 없었습니다. 높은 혈압이 그대로 지속됐어요. 그래서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겁니다. 아무런 증상이 없었어요. 그냥 머리가 약간 무거운 듯했고, 눈이 좀 침침한 것을 느꼈을 뿐이에요. 그렇지만 그냥 나이 탓이려니 했지, 혈압이 그렇게 높아져서 그런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최미자씨와 달리 한명애씨의 경우엔 자각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이상하게 목이 자주 마르더라고요. 마셔도 마셔도 계속 물을 마시고 싶고, 물을 마셨는데도 또 금방 목이 타고 그러데요. ‘이상하다 왜 그러지’ 하면서도 그냥 무심하게 지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거예요. 별것 아닌데도 심하게 피곤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 오르고, 일을 하면 금방 지쳐서 도대체 뭘 하지를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더니 점점 어지러워지데요.
그러다 결국 쓰러지고 말았어요. 그래서 정밀검사를 받았지요. 그 결과 당뇨와 고혈압이 함께 있는 것으로 진단받았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운동과 함께 고혈압 환자들이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것은 식사다. “제가 좀 짜게 먹는 편이거든요.” 최미자씨가 말했다. “선생님이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하셔서 음식을 싱겁게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그렇게 힘들었어요. 음식이 싱거우면 도대체 음식같이 여겨지지를 않아서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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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야채와 과일은 필수
고혈압 환자에게 과식은 금물이라고 한다. 가능하면 고기보다 생선이나 콩을 통해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고, 동물성 지방은 가급적 금해야 한다. 서영익 박사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해조류, 현미와 잡곡을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다”며 “단 당뇨가 있는 환자는 과일을 제한해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원래 고기를 좋아하진 않았어요. 대신에 음식을 좀 짜게 먹는 편이었죠. 싱거운 것은 아예 먹지를 못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요즘엔 싱거운 음식에 익숙해졌지만요. 식사는 반드시 보리쌀을 섞어서 하고 또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려고 노력합니다.” 한명애씨가 말을 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커피 크림이 좋지 않다고 하셔서 될 수 있으면 커피도 마시지 않으려고 합니다.
못 참을 정도로 간절히 커피가 생각나면 크림을 타지 않고 마셔요. 너무 밍밍하다 싶으면 설탕을 아주 조금만 넣습니다. 저는 당뇨가 함께 있어서 당분을 섭취할 때는 무척 조심해야 하거든요. 설탕을 조금, 아주 조금만 넣습니다.”
식이요법을 충실하게 시행하기는 최미자씨도 마찬가지였다. “소금, 설탕, 인스턴트 식품 같은 것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식사는 매끼 빠짐없이 혼식을 하고 있고, 고기보다는 생선을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은 필수적이지요.”
최씨는 “아들 딸 모두 결혼시켜 떠나보내고 나니 너무나 허전하고 쓸쓸하더라”면서 “특히 계절이 바뀔 때면 그런 느낌이 무척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그것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자녀들이 떠나가고 난 다음부터 혈압이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는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식이요법과 함께 약을 복용하니 상태가 무척 좋아졌다”며 “산에 다니면서 푸른색을 많이 봐서 그런지 침침했던 눈도 이젠 좋아졌고 묵직했던 머리도 맑아졌다”고 말했다. 충실하게 건강을 관리해 온 한씨의 건강 역시 매우 좋아졌다. 그는 “이젠 목이 마르거나 숨이 차오르지도 않고 어지럽지도 않다”면서 “누구나 노력만 하면 고혈압은 관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범진 주간조선 기자(bomb@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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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주간조선 2005-11-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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