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한강변 따라 트리 전구 켜 놓은듯…

피나얀 2006. 4. 14. 18:07

 

(::북한산-삼성산-도봉산·사패산-수락산::)

 

#1. 북한산 북한산 야경의 절정은 백운대다. 맑은 날 이곳에서 서울 야경을 내려다본 뒤 “감동을 죽는 날까지 가슴에 담고 산다”는 사람마 저 있을 정도다. 발 아래 우이동이나 방학동은 물론, 노원구와 중랑구, 동대문구, 그리고 멀리 천호동과 잠실, 서울도심과 강남 일대까지 말 그대로 ‘불빛의 바다’를 이룬다. 야간 산행시 길 찾기가 까다롭고 산행길도 험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만 경대도 백운대와 겨루는 야경의 명소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달빛만큼은 백운대도 따라오지 못한다. 야경의 스케일을 따진다 면 용암문 쪽으로 올라 북한산성 주능을 따라가다 보국문과 대성 문 사이의 성덕봉이 단연 최고다. 이곳에서는 ‘서울이 가진 야 경의 전부’가 내려다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구간 은 길이 산책로 처럼 잘 닦여 있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서울 야경을 가깝고 선명하게 보려면 보현봉을 찾아야 한다. 키 큰 사내가 안마당을 훔쳐보듯, 산위에서 서울을 굽어보는 형태의 보현봉에서는 종로와 명동, 그리고 영등포와 용산 일대의 도심 야경이 가깝고도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보현봉은 자연휴식 년제 구간이라 출입이 통제돼 있어 허가를 받지 않고는 오를 수 없다.

 

북한산은 야경뿐 아니라 낙조의 장관도 뛰어난데 낙조 감상 명소 로는 백운대와 만경대, 비봉능선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해가 지기 전 일찌감치 올라 낙조를 감상한 뒤 내친 김에 야경까지 보 는 순서를 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봉의 경우는 어느 쪽으로 오르든 야간에 오르내리기에는 험한 편이라 특히 주의해야 한다.

 

비봉을 지나 사모바위에서는 수정같이 맑은 달빛을 만날 수 있다 .

 

#2. 삼성산 관악산과 한줄기로 이어진 산이다. 삼성산에는 태극기가 꽂혀 있 는 봉우리가 많은데, 이곳을 깃대봉 또는 국기봉이라고 부른다.

 

깃대봉은 하나같이 암봉으로 돼 있어 전망이 빼어나다. 서울대 입구에서 출발해 삼막사 쪽으로 오르면 주능삼거리에 이르는데 이곳을 흔히 장군봉이라 부른다. 삼거리에서 정상쪽 능선을 따라 오르면 왼편으로 국기봉을 만나는데, 이곳에서는 서울의 동북 방 면 일대의 조밀조밀한 야경이 펼쳐진다. 멀리 휘돌아나가는 한강 을 따라 강변도로와 올림픽대로를 따라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를 켜놓은 듯한 야경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산에서는 뭐니뭐 니 해도 돌산 국기봉 정상에서의 전망을 당할 곳이 없다. 이곳에 서는 서울의 야경이 그야말로 장쾌하게 펼쳐진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왼편으로 서해바다 고깃배들의 불빛이나 김포공항에서 이 륙하는 비행기의 불빛까지도 생생하게 펼쳐진다. 전망의 스케일 이 워낙 커서 이곳에서 보는 낙조도 환상적이다. 서쪽 하늘을 붉 게 물들이며 서해의 수많은 섬 사이로 숨어들 듯 사라지는 저녁 해의 장관은 직접 보지 않으면 믿기지 않을 정도다.

 

#3. 도봉산·사패산 도봉산 야경을 보러갈 때는 산세가 험하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도봉산은 정상이 서울시내 중심가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 도심은 조망이 잘 안돼 화려한 맛은 떨어지지만 서울 동북 방면의 야경은 또렷하다. 특히 정상에서 사패산 쪽으로 길을 잡 으면 의정부 시내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선봉에서는 아쉽게도 자운봉이나 만장봉이 앞을 막아선다 .

 

자운봉이나 만장봉을 오르면 좋겠지만, 야간 산행으로 이곳을 오르는 것은 무리다. 포대능선이 시작되는 망월사 뒤의 649봉에 서는 의정부와 상계동 쪽의 조망이 좋고, 다락능선에 있는 은석 암(미륵바위)에서는 상계동과 함께 서울 동부지역이 한눈에 조망 된다.

 

도봉산과 연결된 사패산에서는 의정부 시내의 야경부터 멀리 덕 정이나 포천 방면의 불빛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촘촘하고 화려 한 야경보다는 여름밤 하늘의 반딧불이 같은 야경을 기대해야 한 다. 이곳에서는 정상을 오르기 전에 만나는 범골능선의 1·2·3 봉을 찾아야 한다. 이 봉우리들은 모두 바위로 돼 있어 바위에 걸터앉거나 누워서 편안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다.

 

#4. 수락산·불암산 수락산 야간 산행은 달빛 아래 진달래가 만발한 산길을 따라가는 운치가 으뜸이다. 야경을 즐기려면 의정부와 회룡역에서 시작해 정상을 거쳐 주능을 지나 도솔봉에 올랐다가 상계동으로 빠지는 코스나 수락산역에서 출발해 덕성여대 생활관 직전에서 왼쪽 능 선으로 접어들어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택해야 한다. 정상에서 벽장바위와 하강바위를 거쳐 도솔봉에 이르는 구간이 야경의 하 이라이트.

 

특히 하강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십년 묵은 체증 이 떨어져 나갈 만큼 후련하다. 도솔봉에서의 야경은 도심쪽 바 위에 올라야 더 잘 보이지만, 밤에 바위에 오르는 것은 위험하므 로 절대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불암산의 야경은 삿갓봉으로 불리는 정상을 당할 곳이 없다. 이 곳에서는 노원구와 중랑구는 말할 것도 없고, 멀리 종로와 명동, 강남 일대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구리시와 남양주의 금 곡과 사능은 물론이고 덕소 쪽까지도 보인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출처-[문화일보 2006-04-14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