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입안가득 고소한 풍미…와인 한잔 생각나네!

피나얀 2006. 5. 4. 00:32

외국의 수많은 발효식품 중 치즈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품이다. 피자, 햄버거뿐만 아니라 쌀밥에 얹어 녹여 먹거나 라면, 떡볶이에 넣어 먹는다. 예전에는 국내 유제품 회사가 만드는 OO우유표 치즈가 대세였지만 듣도보도 못한 각종 천연 치즈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느는 추세다.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을 공부하듯 치즈 애호가들은 천연 치즈의 이름과 원산지, 숙성 방법과 풍미 등을 공부한다. 그러나 유행을 좇듯 남들이 좋다고 하는 치즈를 덜컥 구입했다가 독특한 향이 역겨워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음식문화사를 공부하고 있으며 치즈 분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전문가 이영미씨(33)가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고 구하기도 쉬운 치즈 베스트 5를 추천했다.

 

#천연치즈, 나도 한번 먹어볼까

 

1‘브리’는 프랑스의 흰 곰팡이 치즈다. 카망베르보다 맛이 부드럽고 순하며 구린 냄새가 없어 천연 치즈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부드러운 나무향과 버섯향이 특징이다. 발효 과정에서 치즈에 독특한 풍미를 주는 페니실리움 칸디둠 곰팡이가 생기는데 치즈 표면의 솜털 같은 하얀 층이 바로 이 곰팡이다.

 

브리는 사과나 포도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바게트처럼 겉이 딱딱한 빵에 슬라이스 햄, 양상추를 곁들여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작게 썰어 크래커 위에 올리고 사과, 포도, 아몬드를 얹으면 카나페가 된다. 한입 크기로 썰어 밀가루, 계란물, 빵가루를 입혀 뜨거운 기름에 노릇하게 튀겨도 별미다.

 

2두번째 추천 치즈는 ‘에담’.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치즈로 붉은색 왁스 코팅으로 싸여있다. 부드러운 호두향과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특히 샌드위치에 넣으면 담백하고 샐러드에 넣거나 그라탕 요리에 사용해도 적합하다. 역시 네덜란드 치즈인 ‘고다’도 맛이 부드러운데 에담처럼 샌드위치로 먹으면 좋다.

 

3스위스의 하드치즈인 ‘그뤼에르’는 에멘탈보다 한국인 입맛에 더 잘 맛는다. 크림 형태로 잘 녹기 때문에 스위스 퐁듀에 애용된다. 그라탕 요리에 얹어 오븐에 굽거나 살짝 녹여서 삶은 감자 위에 얹어 먹으면 된다. 따로 요리하지 않고 포도와 꿀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이씨는 “기회가 된다면 스위스 치즈 ‘테트 드 무안’도 꼭 맛보시라”고 권한다. 치즈 전용 칼을 꽂고 손잡이를 돌려 레이스처럼 깎아먹는데 진한 너트향이 일품이라고.

 

4‘프레시 모차렐라’는 토마토와 함께 먹는 카프레제 샐러드로 친숙한 치즈다. 구린 듯한 치즈 특유의 냄새가 전혀 없어 치즈 향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먹을 수 있다. 카프레제는 잘 익은 토마토와 모차렐라를 4~5㎜ 정도 두께로 썰어 접시에 담고 소금,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를 뿌려 만들면 된다. 슬라이스 햄과 토마토, 모차렐라만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면 가볍고 상큼하다.

 

5‘파르미자노 레자노’는 파마산 치즈라는 미국식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그러나 미국식 파마산 치즈 가루는 이 치즈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지 못한다. 파르미자노는 최소한 2년 이상 숙성시키기 때문에 깊은 감칠맛과 단맛이 난다. 얇게 썬 쇠고기 육회에 파르미자노와 루콜라(이탈리아 채소)를 곁들이면 이탈리아식 육회인 카르파치오가 된다. 얇게 잘라 샌드위치나 토스트에 넣거나 가루를 내서 파스타나 리조토 위에 뿌려 먹는다. 치즈를 쪼개 호두와 함께 꿀에 찍어 먹으면 완벽한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발사믹 식초를 뿌려도 독특하다.

 

#천연 치즈의 영양과 보관법

 

치즈는 우유가 10분의 1로 농축돼 있는 식품이다. 치즈를 먹으면 같은 양의 우유 10배의 영양을 섭취한다는 계산이다. 지방, 단백질, 칼슘과 비타민 A, B2 등이 풍부하고 각종 유기산이 다양하게 함유돼 있다. 숙성 과정에서 영양분이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분해되기 때문에 소화 흡수가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므로 성장기 어린이에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영양 간식이다.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천연 치즈에서 구린내가 나긴 하지만 암모니아 냄새가 너무 심한 것은 오래 된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표면이 젖었거나 뭉개졌다면 보관을 잘못한 것. 구입할 때 향과 모양을 두루 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어떤 음식이든 오랜 기간 냉장 보관하면 맛이 떨어지므로 필요할 때 먹을 만큼만 구입해 바로 먹는 게 가장 좋다.

 

치즈를 보관하려면 냉장고의 야채칸에 넣는다. 수분량이 많아 보존기간이 짧은 소프트치즈(연질치즈)는 밀폐용기에 담고 하드치즈(경질치즈)는 랩이나 쿠킹 호일로 싸서 둔다. 프레시 모차렐라는 담겨있던 액체에 그대로 담아 보관한다. 냉장 보관한 치즈는 먹기 30분 전쯤에 상온에 내놓을 것. 그래야 고유의 향과 맛이 살아난다.

 

치즈를 자를 땐 깨끗한 도마 위에 올려 다른 냄새가 배지 않도록 한다. 바깥에서 안쪽 중심까지 골고루 분포되도록 자르는 게 요령. 소프트치즈, 흰 곰팡이 치즈, 양젖 치즈 등 4~5가지 치즈를 조금씩 잘라서 함께 식탁에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희진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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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2006-05-03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