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아버지와 아들

피나얀 2006. 5. 6. 23:04

 

미국인 딕(66)과 릭(44) 호잇 부자는 철인경주조(組) ‘팀(Team) 호잇’으로 이름났다. 뇌성마비여서 혼자선 움직이지도 못하는 릭이 열다섯 살 때 컴퓨터로 말했다. “동네 달리기대회에 나가고 싶어요.” 아들의 꿈을 아버지는 외면하지 못했다.

 

딕은 아들을 휠체어에 태워 달리기 시작했고 내쳐 철인 3종경기까지 나섰다. 자전거에 아들을 태우고 보트에 실어 끌면서 코스를 달렸다. 호잇팀은 철인 3종경기만 200번 넘게 완주했다. 대학 컴퓨터연구원인 릭은 “아버지는 내 날개를 받쳐주는 바람이자 나의 전부”라고 말한다.

 

▶중국의 예술사가(史家) 부뢰(傅雷)는 아들 부총(傅聰)이 초등학생 때 음악 재능을 발견하고 학교를 그만두게 했다. 부뢰는 집에서 피아노와 사기(史記)를 가르쳤다. 1954년 아들을 폴란드로 유학보낸 뒤론 100여 통의 편지를 보내 교감하고 훈육했다. “아들아, 힘을 다해 내 경험과 냉철한 이성을 바쳐 네 지팡이가 되고 싶구나.” 1966년 문화혁명에 휘말린 부뢰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부총은 세계적 피아니스트가 됐다.

 

▶다산 정약용은 스물 일곱에 급제해 승승장구하다 신유사옥에 연루돼 18년간 유배됐다. 다산은 두 아들에게 공부하는 법, 친구 사귀기, 시 짓는 의미까지를 편지로 적어 보냈다. “벼슬길은 막혔어도 문장가나 박식한 선비가 되는 데는 문제가 없지 않으냐.” 다산은 두 아들을 다독여 학문의 길로 이끌었다.

 

▶“아버지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코치였고 스승이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그제 아버지를 잃고서 홈페이지에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아버지 얼은 타이거가 두 살 때부터 골프 스윙을 가르친 극성 ‘골프 대디’였다. 그래도 아들이 학교 숙제를 끝낸 뒤라야 골프 연습을 시켰다. 얼은 자서전에서 ‘나는 아들이 골프와 인생 모두에서 승자가 되도록 가르쳤다’고 했다.

 

▶‘소금의 고마움은 떨어졌을 때 아버지의 고마움은 돌아가신 뒤에 안다’는 인도 속담이 있다.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아버지의 외로움을 안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김현승의 ‘아버지의 마음’처럼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자기보다 아들이 영웅이 되는 게 더 행복한 사람이다.

 

 

 

 

 

 

 

 

 


(김기철 논설위원 [ ki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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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2006-05-06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