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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죽어서도 제자 사랑“사랑하는 제자들아 천국에서 지켜볼

피나얀 2006. 5. 15. 18:26

지난 12일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은 낯선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벌써 천국에 도착했네. 생각보다 가까워. 내가 가까이 있으니 너무 외로워하지들 말게.” 발신인은 故 심재호 교수였다. 눈을 감기 직전 제자들에게 문자메시지 발송예약을 해둔 것. 간단한 내용이었지만 학생들 모두 다시 한번 깊은 슬픔에 젖었다.

심 교수는 지난 8일 오랜 암투병 끝에 눈을 감았다. 43세의 ‘젊은 교수’였다는 사실보다, 지칠 줄 모르는 학문에 대한 열정과 따뜻한 제자사랑의 정신을 실천했던 교수이기에 주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까워 했다.

이은정양(4년)은 “교수님이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던 것 같다”며 “고통으로 힘겨워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떠올렸을 것을 생각하니 다시 한번 목이 메인다”고 말했다.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은 그를 ‘어린왕자’, ‘피터팬’이라고 불렀다. 강의실에서도 스스럼없이 노래를 부를 정도로 제자들과 허물없이 지내려고 노력했기 때문. 강의시간에 떠드는 학생에게는 “나랑 떠들자”는 말로 꾸지람을 대신했다.

무엇보다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환하게 하기 위해 사회복지학을 선택한 제자들을 너무나 사랑스러워 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학회장을 맡고 있는 최재혁군(3년)은 “교수님의 문자메시지에는 비록 눈은 감지만 늘 제자들 곁에 있겠다는 교수님의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도 직접 행동으로 사회복지학을 실천하고 가르쳤던 교수님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 교수가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은 것은 1년전. 평소 대전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충남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보건복지부 예산자문위원 등을 맡으며 지역 복지정책 발전에 앞장섰던 심 교수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그는 특히 복지만두레에 깊은 관심을 보여 이론수립부터 입안, 실행, 평가까지 정책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를 중단한 것도 지난해 9월. 더 이상 강단에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안좋아진 뒤였다.

사회복지학과장 권중돈 교수는 “교수님은 그렇게 병이 악화됐으면서도 2학기 강의를 끝까지 하지 못한 점에 대해 대해 제자들에게 미안해 했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인 15일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은 강의실 대신 고인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는 대전시립납골당(영락원)에서 조촐한 스승의 날 행사를 갖는다.

 

위패 곁에 놓여질 카네이션은 심 교수가 눈을 감는 순간까지 제자들을 생각하며 보냈던 문자메시지에 대한 학생들의 답장인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대전일보 <金亨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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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쿠키뉴스 2006-05-15 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