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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캠퍼스의 외계인 복학생, 그들의 특징과 몇가지 오해

피나얀 2006. 5. 15. 18:16


오늘도 우리의 복학생들은 혼자다. 수업이 끝나면 겨우 복학생 친구와 밥을 먹고 하릴없이 벤치에서 담배를 핀다. 담배가 떨어지면 다시 도서관 행.

 

신입생들은 저마다 짝을 지어 즐거운데 복학생 곁에는 복학생 뿐. 복학생은 외롭다! 왜? 그건 순전히 복학생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오늘도 나를 슬슬 피하는 신입생들을 향해 절규한다. “그건 오해야! 오해라구!”

 

# 아! 복학생

 

100M 밖에서도 느껴지는 포스. 아! 복학생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그들만의 아우라. 대학생 조지환(26) 씨는 제 3의 종족 복학생들만의 특징을 유심히 관찰,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내 놓았다.

 

첫째, 얼굴이 삭았다. 이건 정말 모든 복학생들의 특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부분 군대에서 땡볕에 시달리거나, 바닷바람, 강한 추위들에 피부들이 노출되다보니 자연스레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늙거나 촌스러운 티가 나게 된다. 나이에 비해 늙어보인다는 것과 다르게, 복학생의 얼굴은 왠지 탄력이 떨어져 보인다.

 

둘째, 옷차림이 뭔가 이상하다. 복학생의 옷차림에도 여러가지 패턴이 있는데…일단 복학생들은 군대가기전에 입었던 옷들을 복학 후에도 대부분 다시 입고 다닌다.

 

옷이라는게 뭐 잘 관리하면 새옷이건 헌옷이건 그다지 차이는 없을 수도 있지만 복학생들의 옷은 ‘오래됨’ 이 물씬물씬 풍겨져 나오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다른 옷차림의 패턴으로는 이른바 ‘편한 옷차림’ 만을 중시한 패션이다. 우리학교 같은 경우는 지방학생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학교 근처에 사는 애들이 많다.

 

그래서 집에서 늦게까지 자다가 학교로 헐레벌떡 뛰어오는 애들이 많은데…이런 패턴의 복학생은 집에서 입던 티셔츠와 반바지에…슬리퍼를 끌고 온다. 아무리 잘봐줘도 ‘복학생’ 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는 없다.

 

셋째, 가방이 크다. 복학생이 되면 일단 공부를 해야하므로 많은 책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옛날에야 멋지고 예쁜 디자인의 가방을 메는 것이 그들의 우선적인 목표였지만, 이제는 실용성이 최대 선호요소이다.

 

무조건 크고 책 많이 들어가면 장땡이다. 게다가 요즘 나오는 노스페이스, 오클리, 에어워크 백팩들이…힙합 스타일의 큰 사이즈 가방들이다. 실용성과 최신 트렌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마음에 복학생들은 주저없이 이런 브랜드의 가방을 고른다.

 

넷째, 머리모양이 예술이다. 복학생은 ‘삭아보인다’, ‘복학생 같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나름대로 외모에 많은 신경을 쓴다.

 

그중에도 가장 탑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헤어스타일이다. 복학생들은 젤, 무스, 왁스, 에센스 등을 적극 활용해 머리를 자유의 여신상처럼 세워보기도 하고 광고모델처럼 샤기 컷을 만들어 다녀보기도 하며, 머리를 촥 내려 나름대로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해 보려고도 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균형이 있어야 하는 법.유행 지난, 철지난, 후줄근한 옷에 그에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한 머리모양은 오히려 복학생의 이미지를 더욱더 강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한다.

 

그리하여 옷차림은 별로인데 머리만 지나치게 공을 들였다면 대번 복학생임을 의심할 수 있다.

 

다섯째, 도서관이 집이다. 복학생들 막상 학교에 돌아오면 별로 할 게 없다. 동아리 같은 것은 이미 저학년들 중심으로 돌아가는게 일반적이고 여자 동기나 선배들은 모두 졸업해 학교에 남아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후레쉬맨 시절처럼 누가 술을 사주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내 돈을 내고 술을 먹어야 하니 술값이 아까워 술집도 잘 안가게 된다.

 

게다가 애인까지 없으면 수업이 끝나는 동시에 그야말로 신체와 정신이 공황에 빠지고야 만다.

 

그래서 대부분의 복학생들은 죽이 되던 밥이 되던간에 도서관행을 선택한다. 공부 아니면 할게 없다. 복학생이 괜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게 아니었다.

 

무슨 취업도 졸업도 얼마 안남고 먹고 살 궁리를 해야하니까? 아니다. 일단 할일이 없으니 공부가 자연적으로 땡긴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 우리가 복학생에 대해 알고 있는 몇 가지 오해

 

올해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한 김모씨는 외롭다. 특히나 신입생과의 괴리감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 어쩌다가 후배들과 술자리를 함께하게 되면 몇몇 애들끼리 파가 갈려 중간에 있는 그는 소외된 느낌을 자주 받는다.

 

권위적이고 지저분하다. 유행 지난 옷을 걸치거나 아니면 아예 추리닝을 입는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왠지 친해지기는 싫다. 신입생들이 느끼는 복학생의 이미지다.

 

이러한 집단 따돌림에 가장 당황하는 이는 바로 복학생 자신이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고향엔 온통 낯선 환경과 벌레보듯 쳐다보는 시선 뿐이니 본인의 심정은 오죽하랴. 하지만 이건 순전히 오해 때문이다.

 

복학생들은 절대 외계인이 아니다. 단지 2년 2개월 전의 인간일 뿐. 이제 캠퍼스의 장청 대화합을 위해 복학생들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을 때가 왔다.

 

첫째 복학생은 권위적이다? 군 문화의 타성에 젖어 가끔씩 자신도 모르게 호통이 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분명 이건 본의가 아니다.

 

복학생들은 원래 새내기들 투정을 받아주던 부드러운 선배였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너그럽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둘째, 복학생은 촌스럽다? 생각해 보시라. 2년 동안 밀리터리룩만 입었는데 유행 패션을 알 리가 없다. 복학하고 적응도 않되는데 벌써부터 쇼핑을 했을리 만무하다.

 

옷장을 아무리 뒤져도 철지난 옷이 전부다. 복학생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셋째, 복학생은 지저분하다. 이것도 외모에서 오는 오해 중 하나.

 

군대에서 확실히 배운 것 중 하나는 ‘매일 씻는 것’이다. 그래도 조금 지저분해 보이는 이유는 8할이 피부 때문이다.

 

넷째, 복학생은 아저씨다? 이건 무언가 대단히 잘못 됐다. 우리 복학생들은 이제 겨우 20대 중반이다. 비록 피부 나이는 30대일지언정 아직도 마음은 새내기다.

 

 

 

 

 

 

 

 

 

장원석기자/one218@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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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세계일보 2006-05-15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