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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노천박물관이다. 그래서 경주에 첫발을 내디디면 어느 곳으로 발걸음을 떼야 할지 난감하다. 국
내에서 유일한 석굴사원인 골굴사는 자녀에게 산교육을 시켜주는 나들이일 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매우 뜻 깊은 여행이 된다. 석굴사원으로 눈을 즐겁게 할 수 있고, 테마형 주말수련회 '선무도 수행'을 통해 휴식과 자기성찰을 통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된다.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 골굴사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는 여러 차례 여행한 사람도 그 속내를 제대로 헤아리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여행코스가 매우 다양해 둘러본 곳보다 그냥 지나친 곳이 더 많기 때문이다. 석굴사원인 골굴사도 과거엔 대부분 지나친 곳으로 요즘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사찰이다.
경주에서 보문관광단지를 가로질러 4번 국도를 따라 감포 방향으로 가다 추령터널도 지난 다음, 함월산 기슭으로 3~4분 정도 올라가면 '한국의 둔황 석굴'로 비유되는 골굴사(骨窟寺)가 나온다.
절 입구를 지나 위를 쳐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수십m의 석회암 절벽에 크고 작은 동굴이 군데군데 숭숭 뚫려 있고, 절벽의 맨 꼭대기에는 모나리자처럼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마애불(보물 제581호)이 앉아 있다.
마치 사람의 뼈처럼 생긴 자연절벽에 12개의 굴을 뚫어 불상을 모시기도 하고 그 안 벽에 불상을 새기기도 했다. 설적운 주지는 "골굴사는 1500년 전 천축국의 승려 광유가 창건했는데 이는 불국사보다 약 200년 앞선다"며 "당시 승려 광유가 자국의 사원양식을 본떠서 창건한 전형적인 석굴사원"이라고 말한다.
한때 불국사를 말사로 거느릴 만큼 사세가 대단했던 고찰 기림사의 암자였지만 절의 연륜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짐작게 한다.
대웅전을 지나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굴 앞에 나무 집을 세워 놓은 관음굴이 나타난다. 그 안에는 불상이 하나 모셔져 있고, 목탁 소리가 문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조선시대 토함산 산중일기를 쓴 정시한 선생의 기행문에서도 당시 골굴사의 모습을 "여러 채의 목조와가로 지어진 전실을 연결하는 회랑이 있고 단청을 한 석굴사원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병풍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고 찬탄했다. 지금은 관음굴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줄을 잡고 관음굴 오른쪽 바위 절벽에 올라가서 좁디좁은 통로와 가파른 계단을 지나 마애불 앞에 서면 불상의 뚜렷한 얼굴 윤곽과 잔잔한 미소가 압권이다. 또한 골굴사 주변의 울창한 숲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탁월하다.
너무나 온화한 마애불 미소
우리 나라 마애불 대부분이 화강암 절벽에 새겨져 있지만 골굴사 마애불은 석회암에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다. 그 때문에 비바람에 많이 깎였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얼굴 아래 어깨 부분의 옷 주름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자연적으로 망가진 부분도 있지만 살짝 내민 작은 입술에는 미소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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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4m의 마애불은 동해 쪽을 행해 있다. 비록 산으로 막혀 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산 너머에는 신문왕이 선친 문무왕과 김유신 장군의 우국 영령이 담긴 '만파식적'을 얻었다는 이견대와 문무왕의 수중고혼이 숨쉬는 대왕암이 있다.
부처의 세계를 열망했던 신라인들의 염원을 생각하면서 올라오던 길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크고 작은 굴들이 나타난다. 지장굴, 약사굴, 라한굴, 신중단, 칠성단이라 불리는 굴들은 사람이 들락거릴 정도여서 수도처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지금은 동자상이나 조각불상을 모셔두고 치성을 올리는 예배공간이다.
골굴사는 사찰에서의 생활과 발우공양, 다도, 참선 및 명상 그리고 선무도(禪武道)를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일체험과 1박 2일 템플스테이, 그리고 장기 입산 수련 등 다양하다. 선무도는 위바사나 혹은 요가처럼 인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불가 수행법의 한 형태다.
Tip
▶가는 방법: 경주 시내에서 4번 국도를 타고 추령터널을 지나 감포 쪽으로 가다가 안동리 입구에서 929번 지방도로 좌회전해 1.1km 간 다음 골굴암 입구에서 좌회전해 0.7km 더 들어간다.
▶현지교통: 경주에서 감포행 완행버스 이용하여 기림사 입구(안동삼거리)에서 하차 ->20분 간격(06:00~21:30) -> 기림사 입구 하차후 도보로 20분 소요. 또는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감포행 버스를 이용하여 어일리에서 하차해 택시를 이용한다.
▶현지숙박: 기림사 입구 주차장 부근에 민박집 5~6개소. 모두 식당이나 가게를 겸하고 있다. 아늑한 산골 분위기에 파묻혀 하룻밤을 보내기에 좋은 곳들이다.
글/이창호 기자(changho@yna.co.kr),사진/ 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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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2006-05-17 10:31]![](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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