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서해 도비도옆 난지도

피나얀 2006. 5. 17. 20:24

 

(::난초와 지초가 많아 붙여진 이름::)

 

# 쉽게, 또 가볍게 대난지도를 찾아가다 난지도. 이름만으로는 이제는 생태공원이 된 서울의 쓰레기매립 지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난지도는 서해의 섬이다. 서해의 가장 맑은 바다로 꼽히는 가로림만에 떠있다.

 

난초와 지초가 많아서 난지도(蘭芝島)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이웃섬 풍도와 난지 도 사이에 물살이 거세 난지도(難知島)라고 불렸다는 설도 있다.

 

난지도는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두개의 섬으로 이뤄져있다. 대난지 도에는 이름대로 야생 난들이 많지만, 지초는 찾아볼 수 없다.

 

“1960년대에 홍역이 돌아 약에 쓰려고 지초를 모조리 뽑아내 지 금은 지초가 없다”는 게 주민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곳 난지도는 수도권에서 가깝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넘자마자 송악IC로 빠져나가 고대공단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38번 국도와 615번 지방도를 따라 석문방조제와 대호방조제를 건너가면 도비도를 만난다. 한때는 섬이었지만, 대 호방조제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육지가 돼버린 도비도.

 

이곳 선착 장에서 하루 세번 있는 배(왕복 6000원)를 타면 잠깐만에 난지도 에 가 닿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넉넉잡고 2~3시간이면 서해의 섬, 난지도에 도착하는 셈이다.

 

시간 여유가 좀 더 있다면, 가는 길에 만나는 왜목포구나 장고항 등을 들러 끝물의 실치회 맛을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도비도 선착장의 주차장은 따로 주 차요금을 받지 않는다.

 

도비도에서 대난지도로 가는 카페리 뱃길에는 갈매기가 동행한다 . 뱃전을 선회하는 갈매기떼들은 관광객들의 ‘새우깡’을 노리 고 겁없이 몰려든다. 배는 도비도를 출발한 지 20분만에 소난지 도를 거쳐 대난지도에 도착한다. 이렇게 쉽게 섬을 찾아갈 수 있 다니….

 

‘섬’이라는 ‘심리적인 거리’와 실제의 ‘물리적인 거리’가 충돌하는 순간이다.

 

대난지도의 선착장에는 몇 곳의 가게들이 있지만, 대부분 문을 닫고있어 한적하다 못해 적막감까지 느껴진다. 80여가구 180여명 이 살고있는 대난지도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어촌마을의 풍경 그 대로다.

 

주민들은 바다에 기대 살고 있지만, 더러는 벼농사를 짓 고, 비탈진 밭에는 채소 등을 가꾸고 있다. 아직 농사철이 본격 적으로 시작되지 않아 나물을 캐는 아낙들만 몇몇 눈에 띌 뿐 섬마 을은 한가롭다.

 

# 대난지도의 숨겨진 해변에서 자연을 만난다 대난지도 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4km정도 떨어져있다. 카페리에 차를 싣고온 경우는 문제 없겠지만, 걷기에는 다소 먼 거리다.

 

차를 싣고오지 않은 경우 해수욕장쪽의 민박집이나 횟집을 예약 하면 차로 마중을 나온다.

해수욕장은 반달모양의 백사장으로 이뤄져있는데 고운 모래가 단 단하게 다져져있어 산책하기 좋다.

 

그러나 해수욕장 왼편으로 보 이는 육지에 대산공단의 공장 굴뚝들이 서있는 데다, 모래사장에 는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지어놓은 횟집과 갖가지 가건물들 탓에 다소 살풍경한 모습이다.

 

그러나 해수욕장의 북서쪽 곳부리를 지난 곳에는 사람 손이 닿지않은 해변이 남아있다.

 

해수욕장에서 서쪽 송림사이로 난 작은 고갯길을 넘어가면 낭만 적인 해안 풍경이 펼쳐진다. 해수욕장과는 달리 이곳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고, 널찍하게 펼쳐진 모래사장 뒤쪽으로는 빽빽한 해 송들이 서있다.

 

찰랑거리는 바다와 멀리 보이는 서해의 섬들. 인 적없는 모래사장에 자리를 펴고 앉아 도시락 바구니라도 꺼내들 면 영락없이 ‘영화 속 풍경’이다.

 

이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무엇보다 생명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모래사장 양쪽 끝의 갯바위에는 굴이며 따개비가 지천이다. 작 은 굴딱지 안에 손톱만한 굴이 들어있는데, 그 자리에서 까먹는 맛이 일품이다.

 

짭짤한 바다냄새와 굴의 향기가 입안 가득 감돈 다. 하굣길의 섬마을 아이들도 작은 돌을 들고 갯바위를 돌며 굴 을 깨먹는다. 썰물 때 갯바위 밑에 손을 넣어 뒤지면 한움큼씩 고 둥도 잡힌다.

 

#신나는 아이들의 놀이터…체력단련장과 작은 분교 대난지도에는 당진군에서 지어 민간에 위탁운영하는 청소년수련 원(041-353-3488)이 있다.

 

4만3000여평에 들어선 대단위 시설인 데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을 받고, 다른 계절에는 민간이 운영하는 해병대 훈련캠프 숙박시설로도 활용된다.

 

보통 30명이상 단체 숙박객만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소그룹 여행자들에 게도 문을 열어주기도 하니, 두드려보자.

 

해수욕장 뒤편 산자락에 조성해놓은 민간 해병대 훈련캠프의 시 설물은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체력단련장이라고 이름붙은 줄 타기 등 10가지가 넘는 시설물은 웬만한 놀이터보다 더 흥미진진 해 아이들의 혼을 빼놓는다.

 

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 산을 산책삼아 오르며, 밧줄을 타고 오르내리거나 줄을 타고 건 너는 갖가지 시설을 이용하면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 른들도 함께 동행하며 갖가지 나물들을 뜯을 수 있다.

 

특히 이 시설물을 따라가다 보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자에서 바다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맑은 날 해질 무렵에는 서쪽으 로 해가 지는 일몰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선착장과 해수욕장 사이쯤의 작은 분교도 찾아가 볼 만하다. 도 회지의 북적대는 학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섬마을 학교의 고즈 넉한 분위기를 갖고있다.

 

1949년 난지분교로 문을 연 이 학교는 1968년 난지초등학교로 승격됐다가, 1984년 다시 분교로 통합됐 다. 손바닥만한 운동장과 작은 교사를 지녔지만, 깔끔하게 단장 된 이 학교에는 지금 11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뭍으로 진학해 배를 타고 통학한다.

 

# 당일치기로도 섬여행이 가능하다 대난지도에서 저물어가는 바다풍경을 보면서 하루쯤 묵어도 좋고 , 대난지도와 소난지도를 당일치기로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갯 벌이 발달한 소난지도에는 바지락이나 모시조개, 가리비 등 다양 한 조개류들이 살고있다.

 

특히 호방제산 앞 갯벌에는 조개는 물 론이고 소라와 전복까지 서식한다. 자그마한 섬을 돌면서 기기묘 묘한 갯바위를 돌아보는 것만으로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소난지도는 특히 을사늑약 체결로 국권을 일본에 빼앗긴 뒤 이를 회복하고자 모인 의병들이 보급로를 확보했던 곳이란 역사적 배 경도 있다.

 

1906년 경기 수원의 홍일초와 홍주성 전투에서 패한 홍주의병, 당진에서 활동하던 최구현 의병장, 경기의병장 정부원 등이 이곳 소난지도에 보급로를 확보하고 경기 남부일원과 충?꼈?瞿?지역에서 항일 의병활동을 했다.

 

이들은 1908년 3월15일 일본경찰대의 기습으로 전멸하고 말았다. 섬에는 이들을 기리는 의병총비가 건립돼있다.

 

당일치기로 대난지도나 소난지도를 여유있게 모두 돌아보려면 아 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여름 성수기때는 여객선이 도비도와 난 지도 사이를 수시로 운항하지만, 요즘은 오전 8시, 오후 1시, 오 후 5시 등 하루 3편만 운항한다.

 

오전 8시에 대난지도로 들어가 오후 1시20분 배를 타고 소난지도로 갔다가 오후 5시에 돌아오 는 것이 좋지만, 오후 1시 배 편로 대난지도나 소난지도 중 한 곳 으로 들어갔다가, 오후 5시20분 배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하다.

 

 

 

 

 

 

 

 

당진 = 글·사진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출처-[문화일보 2006-05-17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