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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은 추억이다. 한적한 산골 풍치와 어우러진 돌담길 한편으로
물동이를 이고 나르는 아낙네, 마실가는 촌로, 자치기를 하는 아이들의 정감어린 모습이 아련하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시멘트와 벽돌에 밀려
이제는 그 흔적만이 옛 자취를 증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네 삶의 흔적을 송두리째 지울 수는 없는 법. 고택과 감나무, 담쟁이 넝쿨이 어우러져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돌담길이 ‘추억의 명소’로 되살아나고 있다. 문화재청이 최근 돌담길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기 때문이다.
옛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돌담이 이제서나마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경북지역 돌담길 3곳을 찾아가 봤다. 돌담길. 오랜 세월 풍화로 깎이고 패였건만 보는 것만으로도 잊혀진 고향을 떠올리게 만든다.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마을 담장들은 대부분 자연석을 이용한 돌담이나 토석담이다. 짧게는 700m에서 길게는 10㎞에 이르기까지 길이와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마을의 오랜 역사와 함께 고택과 어우러진 돌담길은 한 가닥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더없이 좋다.
- 군위 한밤마을 -
한밤마을은 예부터 밤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 마을에는 최초로 신천 강씨가 살았는데, 신라시대 950년께 홍란이 이 마을에 이주해 부계 홍씨 일족이 번창했다. 팔공산을 등진 마을은 사방으로 경치가 수려하고, 마을 전체의 집들이 북향으로 배치된 것이 특이하다.
마을의 주택은 대부분 전통 한옥구조로, 대부분 초가지붕으로 돼 있던 것을 70년대에 슬레이트지붕으로 개량했지만 군위대율리대청 등의 지정문화재가 남아 있어 전통마을로서 가치를 더해 주고 있다.
마을의 담장은 여느 마을과 달리 대부분 둥글둥글한 돌담이다. 마을 전체를 감싼 돌담은 모두 냇돌을 사용했고, 원형을 잘 지녔다.
그 많은 냇돌을 과연 어디서 구했을까 의구심이 생긴다. 대율리대청에 마실 나온 촌로에게 물으니 경오년(1930년) 대홍수로 떠내려 온 돌들을 주워다 담장을 쌓았다고 말했다. 슬픈 역사를 지닌 채 주변 경관을 거스르지 않은 담장은 아름다운 돌담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곳 담장의 축조방법은 막돌허튼층쌓기. 하부가 넓고 상부가 좁은 모양새다. 넓은 곳은 1m가 넘는 곳도 있다. 담장은 냇돌을 촘촘히 쌓아올려 마치 성벽과 같다.
둥글둥글한 냇돌처럼 곡선형으로 이어진 돌담길은 전통가옥과 조화를 이뤄 예스러움을 더해준다.
-찾아가는 길 : 대구시내→팔공산순환도로→한티재→삼존석굴→부계면 남산리→대율리
-주변 가볼만한 곳 : 삼존석굴(제2석굴암), 팔공산도립공원, 동화사
-문의 : 군위군 새마을과 (054)380-6062
- 성주 한개마을 -
한개마을은 조선 세종 때 진주목사를 역임한 이우가 처음 입향해 개척했다. 현재는 이정현의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는 성산 이씨 집성촌으로, 66호가 남아 있다.
마을은 북쪽 영취산(335m)을 주산으로 동남쪽으로 뻗어 내린 청룡등과 서남쪽으로 뻗어 내린 백호등 중앙 구릉지에 포근하게 들어섰다.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가옥은 ‘북비고택’을 비롯해 총 9동. 대부분 원형이 잘 보존돼 돌담길과 더불어 둘러보기에 좋다.
이곳 담장은 대부분은 토석담이다. 크게 외곽담과 내곽담으로 나뉘는데, 그 규모와 동선이 남부지역의 특색에 맞게 전통가옥과 잘 어울려 보는 이로 하여금 한동안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담장은 아래위 색깔이 다른 것이 많다. 아래쪽은 지난 세월을 증거하듯 이끼가 가득하고, 그 위쪽은 새로 얹은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의 돌담은 마을 공간을 그물처럼 나눠주고, 이어준다. 무엇보다 담을 맞대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따사로운 햇볕과 푸른 신록이 어우러진 돌담길은 걷는 동안 시간을 초월해 조선시대에 들어와 있는 듯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왜관IC→33번 국도 성주군→월항면→한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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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가볼만한 곳 :
세종대왕자태실, 독용산성, 회연서원, 가야산국립공원
-문의 : 성주군 새마을과 (054)930-6063
- 대구 옻골마을 -
태동공 최계의 아들 대암 최동집이 광해군 8년(1616년)에 이곳에 터를 잡은 이래 400여년간 경주 최씨 집성촌이 됐다. 현재 경주 최씨 20가구 이 외에 타 성을 가진 10가구가 거주하는 마을에는 67명이 산다.
마을 뒤 주산인 능천산(357m)이 병풍처럼 둘러싼 옻골마을은 마을 남쪽에 옻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 마을 초입 느티나무를 지나면 360년 된 회화나무가 마을 입구에 버티고 서있다. 그 오른편이 정려각. 돌담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옻골은 상징적으로 숲안과 숲밖의 두 공간으로 분할된다. 숲안은 동계와 서계의 합류지점 밖에 조성된 숲을 경계로 그 안을 말한다.
마을의 가옥은 대부분 전통한옥이다. 대도시에 속해 있으면서도 시골냄새를 물씬 풍길 정도로 예스러움을 잘 간직하고 있어 전통마을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둔산동 경주최씨 종가와 보본당 사당은 꼭 들러봄직하다.
종가로 이르는 안길은 정려각을 지나 두 번 직각으로 꺾인 후 두 번 더 방향을 튼다. 때문에 안길에서는 대문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곳의 모든 가옥이 다 그렇다.
담장은 대부분 돌과 흙이 섞인 토석담이다. 전통가옥들과 어울려 자연스런 동선을 만들어 내고 있는 돌담길은 전형적인 반촌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열십자형으로 만나는 길은 찾아볼 수 없고, 모두 ‘T’자형으로 조성된 것이 눈길을 끈다.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동대구IC→대구공항→방촌역 지나 우회전→옻골마을
-주변관광지 : 팔공산도립공원
-문의 : 대구시 문화예술과 (053)803-3758
〈경북|글·사진 윤대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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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스포츠칸 2006-05-24 20:51]![](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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