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오감 여행③ 니가타, 지친 마음 내려놓는 곳

피나얀 2006. 6. 5. 18:13

출처-[연합르페르 2006-06-05 10:24]

 

 

도쿄와 요코하마가 있는 수도권은 에도 시대 이후 일본의 중심이었다. 이곳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자웅을 겨룰 수 있었던 곳은 오사카와 교토를 중심으로 하는 칸사이 지방이었다.

 

그에 비해 험준한 산맥으로 차단된 니가타, 나가노, 토야마 현은 '일본의 앞쪽'인 도쿄와 대비돼 '일본의 뒤쪽'이라 불렸다. 토지는 넓지만 인구가 적고 개발도 느렸던 탓이다.

 

1970년대 일본의 수상을 역임했던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는 니가타 현 출신이다. 초등학교 졸업이라는 미천한 학력이 전부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니가타를 뒤쪽이라 칭하며 차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 그가 수상을 역임했던 이후 이곳에는 신칸센이 놓였고, 지난 2002년에는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니가타 현은 일본에서 여전히 낯선 땅이다. 부산과 가까워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는 규슈나 자연이 아름다운 홋카이도와 비교해도 지명도나 인기도가 떨어진다.

 

불경한 말이겠지만, 니가타에서 멋진 볼거리를 찾으려는 사람은 실망만 하고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신명나고 역동적인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단지 니가타와 '코드'가 맞지 않을 뿐이다.

 

간단히 말해서 니가타는 고급 여행지다. 무언가를 보려고 들르는 곳이 아니라, 그냥 쉬러 가는 곳이다. 가이드북에 자세히 소개된 도쿄나 오사카는 일본여행 초보자에게나 추천할 만한 지역이다.

 

여행을 향유하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색다른 곳을 찾는다. 남들 다 가는 데는 한 번으로 족할 뿐이다. 니가타는 유명하지 않은 만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고, 거짓 없이 여행객을 대한다.

 

현의 중심인 니가타 시는 일본의 여느 중소도시와 다를 바 없다. 시나노 강과 동해가 만나는 지점에 도시가 발달돼 있어 다리가 많고 항구가 지척에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일본 소설가들은 바람이 잦고 구름이 많이 끼는 동해를 흔히 '우울한 바다'라고 칭했다는데, 실제로 날씨가 을씨년스럽긴 했다. 시내는 주말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았고, 밤 9시를 넘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사람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니가타는 물이 풍부하고 좋은 고장이다. 음식이 맛있고 기름진 쌀이 재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겨울에 많이 내리는 눈도 한몫을 한다. 야마가타, 홋카이도와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손꼽히는 니가타는 '사케(酒)'로 불리는 일본의 전통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현 안에는 사케를 빚는 공방이 100곳에 달할 만큼 많다.

 

그들은 항상 주조법을 연구하면서 술을 개량하고 디자인을 변화시킨다. 현에서는 3월 중순마다 술을 시음하고 판매하는 행사를 갖는다. 1000엔을 내면 50여 종류의 술을 무한정 맛볼 수 있는 이벤트는 주당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기회다. 고량진미와 부드럽게 넘어가는 알싸한 술 한 모금은 니가타의 자연이 준 선물이다.

 

이곳의 문화유적은 역시 쌀과 관련이 있었다. 니가타 시 교외에 위치한 북방문화박물관은 대지주였던 '이토(伊藤)' 가문의 집을 박물관으로 보수한 곳이다. 나무로 지은 대형가옥으로 성이나 절의 크기에 버금간다.

 

방은 65개가 있고 나무 기둥을 자르지 않고 통째로 사용했다. 이토 가뿐만 아니라 20세기 초반 일본 전국의 부자 8명 가운데 6명은 니가타 현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고 하니 이곳이 부호의 땅이었던 것은 틀림없었던 듯하다. 수수해 보이지만 은근한 기품이 풍기는 북방문화박물관은 니가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었다.

 

 

▶여행정보 = 대한항공이 매일 인천-니가타 구간에 취항하고 있다. 니가타로 가는 비행기는 오후 5시 25분에 이륙해 오후 7시 25분에 도착하며, 돌아올 때는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해 오전 11시 45분에 도착한다.

 

설국의 무대가 됐던 유자와 지역은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10분 정도 걸리며, 니가타 시는 2시간 30분 소요된다. 1시간에 2대 꼴로 운행한다.

 

니가타현 서울사무소 www.niigata.or.kr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JNTO) www.welcometojapan.or.kr, 02-777-8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