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마이뉴스 2006-07-0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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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닭갈비라는 상호의 음식점이 나란히 있다. |
ⓒ2006 이덕원 |
지난 29일 신촌을 찾았다. 넘쳐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춘천 촌놈은 치이고 치여 낯선 골목에 홀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뭐 구경거리가 없을까 싶어 둘러보려는 찰나, 뱃속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넓고 넓은 동네, 길고 긴 골목에 음식점이 즐비한데도 좀처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애타는 뱃속 사정이야 잘 알지만 원정길인 만큼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먹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때, 한 집 두 집 지나치다가 한 음식점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춘천닭갈비'라는 상호의 음식점이었다. 타향에서의 만남이라 그런지 유독 그 간판에 오래 눈길이 머물렀다.
그래도 춘천에 사는 내가 서울까지 와서 닭갈비를 먹어서야 되겠나 싶어 다시 다른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춘천닭갈비'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에도 뒤에도 '춘천닭갈비'라는 간판이 보였다. 잘 팔리나 싶어 들여다본 음식점 안에서 이상한 차림표를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서울의 닭갈비집 차림표에는 '해물닭갈비' '피자닭갈비' 등의 메뉴가 보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텔레비전에서 한두 번 본 것 같기도 했지만, '뼈없는 닭갈비'와 '뼈있는 닭갈비'만 적힌 춘천의 닭갈비 음식점 차림판이 익숙하다 보니 이색적일 수밖에 없었다.
닭갈비 원조 춘천엔 없는 퓨전 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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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물닭갈비를 주문하며 모둠 사리도 추가했더니 소시지와 맛살이 나온다. |
ⓒ2006 이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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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갈비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 |
ⓒ2006 이덕원 |
해물닭갈비에 구미가 당겨 주문을 했다. 괜히 이것저것 넣어 만들어 이 맛도 저 맛도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찜찜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닭갈비의 본고장 사람으로서 퓨전닭갈비를 감정해 보고 싶었다.
음식이 나오고 드디어 감정을 시작했다. 확실히 해물닭갈비는 기존 닭갈비와는 재료나 맛이 달랐다.
먼저 재료가 달랐다. 피자 토핑처럼 고른 모둠사리엔 도시락 반찬으로 만나던 소시지와 김밥 속에서만 기거하던 맛살이 들어있었다. 또 뒤이어 넣는 사리는 우동사리가 아닌 쫄면사리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맛은 기존 닭갈비와 불낙전골이 뒤섞인 듯해 이색적이었다.
닭갈비를 먹는 내내 이 해물닭갈비를 비롯해 퓨전닭갈비가 요즘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적격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여성이나 매운 음식을 꺼리는 이들에게 잘 맞을 것 같았다.
이 때문인지 해물닭갈비를 맛본 음식점을 비롯해 다른 닭갈비 음식점에서도 대부분의 손님은 20대였고, 그중 유난히 여성 손님이 많았다.
실제로 닭갈비 체인점 '춘천집'의 점장 김영준씨의 말에 따르면 20대 젊은 층 손님의 절반가량은 퓨전닭갈비를 찾는다고 한다. 또 이러한 이유에 대해 '신촌 춘천닭갈비' 점장 정성관(35)씨는 "닭갈비집들도 제각기 대학생들의 입맛에 맞춰 (퓨전닭갈비) 메뉴를 개발하기 때문에 대학생들도 평범한 삼겹살보다 닭갈비를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닭갈비를 좋아한다는 대학생 전모(23)씨도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 좋고 기존 닭갈비에 비해 부드러워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원조닭갈비가 오랜 세월에 걸쳐 먹어 익숙한 맛이라면 퓨전닭갈비는 여러 가지 음식을 한 번에 접하는 듯 색다른 맛이었다. 서울에서 상봉한 닭갈비는 춘천 닭갈비와는 너무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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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닭갈비를 먹고 나서 볶아먹는 밥이 진미다. |
ⓒ2006 이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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