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6-07-05 11:30]
거제도 동남쪽의 외도(外島)는 식물들의 낙원이다. 천연 동백숲을 비롯해 선인장, 코코아야자, 가자니아, 선샤인 등 전 세계에서 모인 듯한 나무와 꽃이 천연의 바위들과 어울려 섬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며칠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따가운 햇살이 내리비치는 아침이었지만 아직 높은 파도는 외도로 가는 유람선의 발목을 선착장에 붙들어 맸다. 정오를 향해가는 시간이 되자 드디어 파도가 잦아들었는지 와현 유람선 선착장에서 유람선이 운항을 시작했다.
98명 정원의 유람선은 이내 외도 관람을 손꼽아 기다리던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남성 관광객은 "아침에 외도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실망했었는데 거제도 여행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외도에 이제라도 갈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스럽다"며 미소를 지었다.
10여 분을 달려 유람선은 외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섬 쪽을 올려다보자 지중해풍의 이국적인 건물들이 섬 이곳저곳에 들어서 있고, 앞쪽 길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관광객들이 이미 기다란 인간 띠를 만들며 비탈길을 오르고 있었다.
관광객들 사이에 파묻혀 비탈길을 오른다. 매표소를 지나자 이내 길 양옆으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됐다는 이국적인 관리사무소 건물을 지나자 푸른 대나무와 붉은빛 영산홍, 거제도의 특산물인 팔손이 등이 아열대 식물들과 뒤섞여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관광객들은 깔끔하게 손질해놓은 나무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나무들의 중간 중간에는 니케의 여신상, 비너스상 등 유명 미술작품을 복제한 조각들도 진열되어 있어 식물원 속에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사각형의 정원을 만들고 그 안에 나무와 꽃과 조각품들을 조화롭게 배치한 비너스 가든을 지나 화훼단지(Flower Garden)로 접어들자 작고 화사한 꽃무리들이 관광객들을 반긴다. 푸른빛 델피니움, 노란색 루피너스, 푸른 꽃잎에 가운데가 노란색인 페리시아, 국화과의 흰색 마거리트 등 꽃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비탈길을 따라 오르자 섬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깔끔하게 잘 다듬어 놓은 거대한 식물원의 모습이다. 조금 더 발길을 옮겨 섬의 동쪽으로 향하자 길 뒤쪽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섬의 일부인 원시 동백나무가 우거진 기암괴석 뒤로는 수면 위로 봉긋봉긋 작은 바위들이 올라와 있다.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보인다는 파노라마 휴게실을 지나자 벌거숭이 어린이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놀고 있는 조각들을 잔디밭에 전시해놓은 조각공원이 나타났다. 비탈길을 내려서자 다시 잔디밭 위에 국내 조각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놓여
있고, 옆으로는 작은 교회가 들어서 있다. 교회 옆 스탠드는 앉아서 여유있는 마음으로 바다경치를 즐기기 좋다.
초록빛 나무들이 계단 양옆으로 늘어선 '천국의 계단'을 지나 내려왔다. 비탈길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유람선이 기다리고 있는 선착장으로 이끌었다. 관광객들은 1시간 30분 이상 이곳에서 머무를 수 없다. 타고 온 유람선을 이용해 다시 뭍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밖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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