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파리의 밤에 젖어들면 우리는 연인

피나얀 2006. 7. 7. 16:01

출처-[파이낸셜뉴스 2006-07-05 16:12]

 


파리의 연인들은 센강에 놓인 고풍스런 30여개의 교각들을 너무나 좋아한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을 보면 센강의 다리가 이곳의 연인들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느껴지는지 알 수 있다.

새로 생긴 교각이라는 뜻의 퐁네프(실제로는 가장 오래된 다리다)는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지만 ‘퐁네프에서 만난 연인들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정반대의 슬픈 사연이 있어 더 흥미롭다. 이처럼 재미있는 사연들을 하나씩 안고 있는 센강의 다리는 ‘파리지엥(파리 시민)’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휴식처가 된다.

센강의 다리와 함께 파리의 연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다. 이 탑 아래는 얼마전 국내의 한 항공사 여승무원들이 가장 청혼받고 싶어하는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녹슬어 가는 고철 덩어리가 뭐 그리 좋다고 그럴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 밤 중의 에펠탑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쇳덩어리 구조물보다도 아름답게 변신한다.

매일 밤마다 노란 형광 불빛을 발광하며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변하는 에펠탑을 보기위해 이웃 유럽 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아시아 등에서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주말 저녁 에펠탑은 전 세계 관광객들의 ‘만남의 장소’가 된다.

■파리 관광 하루만에 끝내기

파리의 한 여름은 아침 5시쯤이면 이미 해가 뜨기 시작해, 밤 10시까지도 대낮처럼 환한 ‘백야(白夜)’를 이룬다. 파리는 서울 면적의 4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계획만 치밀하게 세우면, 여름철에는 파리 시내의 명소들을 단 하루만에도 다 돌아볼 수 있다.

일단 하루만에 파리 관광을 끝내기 위해선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천정 없는 이층버스를 타야 한다.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승차할 수 있는 이 관광버스 요금은 20유로 수준이다. 이 버스는 에펠탑에서 10분 간격으로 출발해서 루브르·노트르담·오르세·퐁네프·프랑스 국회·삼위일체 성당·콩코드광장·오페라 하우스·상젤리제·개선문·트로카데로 등 프랑스의 주요 명소들을 센강을 따라 모두 돌아보고 다시 에펠탑으로 돌아온다.

이들 파리의 명소중에서 가장 먼저 가봐야 하는 곳은 세계 최고의 박물관이라는 루브르와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이 있는 오르세 미술관이다. 루브르에선 비너스, 모나리자, 함무라비 법전 등 교과서에서만 보던 수만점의 예술품들을, 오르세에선 밀레의 ‘만종’, 고흐의 ‘자화상’, 드가의 ‘발레하는 여인’ 등 미술사에 뛰어난 수많은 작품을 바로 코앞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의 각 관광지에는 일본어와 중국어로 된 안내지가 즐비하지만 한국어로 된 것은 거의 볼 수가 없는데, 루브르에서만은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한국어 설명서가 비치돼 있어 반갑다. 삼성의 루브르 안내서를 잘 활용해서 주요 작품만 선택해 관람하면 최소 3일이 걸린다는 루브르의 관람시간을 단 몇 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

유명 박물관 관람과 함께 파리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는 다름아닌 거리 관광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인 파리 거리에선 여기저기에 절대왕조 및 나폴레옹 시대에 지어진 화려한 건축물들이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파리 거리중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은 아마도 샹젤리제와 몽마르트르 언덕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계 최고의 거리로 꼽히고 있는 샹젤리제에는 나폴레옹 군대의 승전을 알리기 위해 세워진 개선문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또 개선문에서 샹젤리제를 따라 수백미터를 걷다보면 절대왕조의 종식을 알린 콩코드 광장에 이르게 된다. 마리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가 처형된 이 비운의 광장에는 단두대 대신에 이집트 유적지에서 가져온 수십미터 높이의 오벨리스크가 우뚝 솟아 있다. 이 오벨리스크에는 이집트의 고대 상형문자가 가득 새겨져 있는데 그 의미를 프랑스 학자가 처음 밝혀서 유명해졌다.

가난한 화가들의 거리로 잘 알려진 몽마르트르는 파리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언덕에선 파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 앉아서 저렴한 프랑스 음식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관광객들이 항상 끊이지 않는다.


■파리의 울퉁불퉁한 돌 도로

파리는 유럽 교통의 요지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서 상대국으로 가려면 파리를 거쳐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주말이면 이웃 유럽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로 파리는 항상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런 유럽 교통의 요지인 파리의 도로는 정작 아스팔트가 아니다. 나폴레옹 시대 방식에 따라 벽돌 모양으로 쪼갠 돌을 그대로 깔아서 만든 구식의 파리 도로는 관광객들에게는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택시나 버스를 타고 파리 시내를 돌다보면 울퉁불퉁한 도로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도로 사정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돌 도로에서도 편안함을 주도록 제작된 프랑스산 타이어인 '미쉐린'을 선호한다. 프랑스 국민기업인 미쉐린은 뛰어난 도로 이동성을 자랑하는 타이어 부문에서 세계 1위 메이커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유럽 각국의 관광 정보와 도로 사정을 기록한 '그린가이드 북'이라는 유럽 내 선호도 1위의 관광 가이북을 함께 발간하고 있어 유럽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