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그여자네 집]극과 극 복고의 재발견

피나얀 2006. 7. 19. 21:11

 

출처-2006년 7월 19일(수) 오후 2:47 [경향신문]

 

거리 유행스타일 따라잡기

지금 거리의 스타일을 압축한다면 ‘상의는 볼륨있게, 하의는 슬림하게’이다. 화려한 러플 장식과 볼륨소매가 주를 이루면서 상체는 강조되고, 하체는 극도로 타이트한 팬츠나 초미니 스커트가 거리를 메우고 있다. 극과 극의 모드와 함께 다시 돌아온 복고 스타일의 재발견인 셈이다.

#빅백 VS 미니백

패션이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극명한 아이템은 바로 백. 지금 가방을 구입할 예정이라면 여행 가방으로 써도 충분할 만큼 커다란 빅백이나 립스틱 하나에 휴대폰 정도 들어갈 미니 사이즈 백을 고를 것.

마치 여행용 가방을 연상시키듯 커다란 가방은 커리어우먼에게도 인기다. 그동안 빅백에 헐렁한 옷을 매치하는 등 부피감 큰 옷에 큰 가방을 착용한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은 타이트한 스타일에 빅백을 매치하는 스타일로 변화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클러치백, 미니 사이즈 가방의 열풍 또한 거세다.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데는 작은 가방이 효과적이다. 작은 가방은 색상이 화려하고, 장식 또한 고급스럽다. 레이스나 크리스털로 장식하거나,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꿴 구슬 가방도 있다.

#상의 길게, 하의는 짧게

미니 스커트나 반바지 위에 엉덩이를 가릴 정도로 긴 길이의 셔츠를 입는 스타일은 긴 상의와 짧은 하의의 조화가 관건이다. 최대한 길고 풍성한 실루엣과 약간은 늘어지는 느낌으로 연출하는 것이 멋스럽다.

‘롱 웨이스트(long waist) 패션’은 허리선이 높은 하이 웨이스트 스타일의 블라우스를 미니 스커트와 매치해도 좋고, 쇼트 팬츠를 입고 겉에 길이가 긴 니트 소재의 베스트를 덧입어도 멋진 분위기를 낸다. 허리가 길거나 히프에 자신이 없는 여성들에게 몸매의 결점을 커버해주는 스타일링 가운데 하나다.

#플랫폼슈즈 VS 플랫슈즈

패션의 양극화는 구두에서 플랫폼(platform)과 플랫(plat)으로 보여진다. 도심과 해변 어느 곳에서나 멋진 스타일을 연출해주는 웨지힐은 플랫폼의 대표 스타일로 짧은 팬츠는 물론 여성스러운 시폰 원피스에도 잘 어울린다.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을 앞둔 요즘엔 플랫폼 스타일보다는 플랫슈즈가 대세이다. 그중에서도 통(thong)이라고 불리는 샌들이 인기 아이템이다.

#빅선글라스 VS 스몰안경

유행 선글라스는 단연 복고다. 얼굴의 절반 이상을 덮는 오버사이즈 렌즈의 선글라스는 80년대 할리우드 영화배우 같은 느낌을 연출해준다. 선글라스에 반해 안경은 갈수록 프레임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다. 유명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안경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의 프레임에 컬러 포인트를 주어 시선을 끌고 있다. 갈수록 작아지는 안경 프레임의 크기는 자기 과시형의 소모품에서 자기 만족형의 액세서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① 김소정(27)씨는 3년차 커리어우먼. 레이스와 핑크 컬러를 좋아하지만 헤어스타일만큼은 공주풍을 사절한다. 언제나 단발 길이의 생머리를 고수한다. 활동적으로 보이는 빅사이즈를 즐기는 그녀가 요즈음 가장 아끼는 가방은 오렌지색 루이까또즈 빅백. 평소 커다란 눈 크기와 비슷한 작은 안경을 좋아하지만 선글래스는 유행에 맞춰 프라다에서 오버사이즈로 구입했다. 통 넓은 흰색 데무 팬츠는 유행색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매치하기 좋은 스테디셀러다. 매긴나잇브릿지의 풍성한 블라우스에 소다의 여성스러운 샌들과 로맨틱한 프시케 귀걸이로 스타일 마무리.

② 정유경(28)씨는 3년차 커리어우먼. 레이스, 프릴, 리본은 절대 사절.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그녀는 미니스커트 매니아다. 상의는 길이가 긴 티셔츠와 타이트한 조끼를 겹쳐입기를 좋아한다. 액세서리나 장식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지만 헤어스타일만은 길고 풍성한 퍼머를 유지한다. 평소 미니 스커트를 다 덮을 정도로 큰 백을 매고 다니지만 가끔 소노비의 금박 미니백이나 엘르의 미니 머플러와 핑크 샌들로 여성스러운 멋을 내기도 한다. 티셔츠, 조끼, 미니스커트 모두 망고 제품이다. 미니스커트 마니아지만 시계 만큼은 빅사이즈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그녀의 보물 1호는 기능성 시계인 순토.
억수같은 빗줄기와 뜨거운 태양빛이 교차되는 요즘이다. 커다란 선글라스와 우산을 번갈아 챙겨야 한다. 화끈한 날씨 변화 못지않게 작금의 의상 또한 극적이다. 에어로빅 의상처럼 몸에 딱 달라붙는 팬츠, 무릎선을 훌쩍 올라간 초미니 스커트, 원더우먼 벨트, 얼굴의 반은 가리는 선글라스가 길거리를 활보한다. 여행용 느낌의 커다란 가방, 동전 지갑 같은 미니 가방, 상의를 바짝 조인 미니 드레스, 샹들리에처럼 겹겹이 늘어지는 귀걸이…. 올 여름 패션은 80년대 스타일의 귀환으로 요약된다. 통일된 트렌드가 없이 슈퍼 사이즈와 미니 사이즈가 공존한다.

올 여름 유행만큼 여성들을 괴롭히는 스타일은 일찍이 없었다. 지난해 유행한 폭 넓은 벨트는 느슨하게 골반을 커버하면서 복부를 가려주는 빅히트 아이템이었다. 올해는 폭 넓은 벨트마저도 허리 부분에 꼭 맞춰 타이트하게 조여서 매야 한다.

스커트는 가는 발목에, 종아리를 넘어 허벅지까지 매끈한 다리여야 입을 수 있는 초미니 사이즈다. 팬츠마저도 길고 가늘게 나오고 있다.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조끼도 몸매를 도와 주기는커녕 허리선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는 꼭 끼는 디자인이다.

옷에 몸을 맞출 것인가. 몸에 옷을 맞출 것인가. 만약 이 두 가지 선택 속에서 고민한다면 당신은 패션 스타일에 자격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옷을 잘 입는 사람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는다. 자신의 몸매에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매 시즌마다 부상하는 유행 스타일은 있다. 하지만 개성만큼이나 유행 디자인도 많다. 디자인에 집착하지 말고 스타일에 눈을 돌리면 멋진 몸매가 아니라도 즐겁게 옷을 입을 수 있다. 유행을 좇는 것을 몰개성으로 보거나, 천박한 소비취향으로만 보는 것은 너무 무미건조한 일상이 아닐까.

‘유행’과 담을 쌓는 것은 나를 표현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를 버리는 것과 같다. 유행 스타일을 알고 ‘나’를 중심에 둔 즐거운 옷입기로 생각을 바꾸면 당신의 스타일은 주목받을 수 있다. 스타일은 ‘자신감’에서 나오는 당당함이다. 유행의 디테일보다는 흐름에 초점을 맞추자.

올 여름 패션 트렌드는 극과 극. 빅 사이즈 패션과 초미니 사이즈 패션을 취향대로 섞어보자. 길이가 긴 티셔츠와 미니 스커트에 커다란 가방,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는 선글라스에 손바닥만한 크기의 클러치 백의 언밸런스를 즐기자. 과장된 퍼프 소매 블라우스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향연을 즐겨보자. 다리가 예쁘다면 미니 스커트에 도전해보자.

단 상의까지 타이트하고 짧게 입는 과다 노출은 눈총받기 십상이다. 다리는 예쁘지 않지만 가는 허리가 매력이라면 풍성한 셔츠나 원피스에 굵은 벨트로 허리선을 강조해보자. 전체적으로 넉넉한 체격이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평소 즐겨입는 블랙 박스 티셔츠와 검정색 일자 면바지에 가슴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구슬 목걸이 하나만으로도 멋스러운 연출이 된다.

“모든 인간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평범한 사람은 열두어 가지 사소한 일에 그 힘을 낭비한다. 나는 그것을 단 한 가지의 일, 미술에 낭비한다.”

피카소가 한 말이다. 선택과 집중. 부담스럽지 않게 유행 스타일을 즐기려면, 자신에게 가장 자신있는 곳을 멋지게 드러낼 수 있는 한 아이템에만 치중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겐 스타일이 있다. 스타일을 살리는 열쇠는 바로 자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