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파이낸셜뉴스 2006-08-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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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12음 기법을 창안한 아놀드 쇤베르크, 현대건축의 새 장을 연 오토 바그너, 유겐트 양식의 수장 구스타프 클림트. 100년 전 시대를 풍미한 각 분야의 천재들이다. 동시에 비엔나의 거리를 활보했던 비에니즈(Viennese)이기도 했다.
클래식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음악천재’ 모차르트, ‘악성’ 베토벤, ‘가곡의 왕’ 슈베르트, ‘왈츠의 아버지’ 슈트라우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음악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위대한 음악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주무대 역시 비엔나였다.
이런 역사 덕분에 비엔나에는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음악 도시’, 다양한 문화가 녹아 있는 ‘국제도시’란 수식어가 언제나 동행했다.
명불허전이라고 했던가. 비엔나의 현재 모습도 이런 수식에 전혀 누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변주를 거듭해 원래의 수식에 ‘커피의 도시’, ‘축제의 도시’란 새로운 칭호까지 얻은 상태였다.
한쪽을 쳐다보면 다른 쪽이 보이는 신비한 도시, 벗겨도 벗겨도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는 도시. 비엔나는 자신에게 따라다니는 여러가지 수식처럼 항상 변화하고 있었다.
■모차르트와 프로이트가 이곳에
비엔나는 지금 축제중이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과 프로이트 탄생 15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이 ‘모차르트 2006 전시회’다. 모차르트의 삶과 작품, 여정, 사상 등 모차르트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행사다. 전시회가 열리는 알베르티나 전시장에 들어서면 모차르트를 기리는 갖가지 예술작품들에 매혹돼 발을 떼지 못한다. 특히 ‘프리메이슨의 기적의 아이’를 주목하자. 예술과 건축, 과학 그리고 정신예술 사이를 오가는 작품의 실험성에 혀를 내두를 것이다.
라트하우스 광장에서 열리는 무료 야외 공연도 놓칠 수 없다. ‘마적’,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고지판 뚜떼’ 등 모차르트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음악을 즐겼으니 이제는 사유할 차례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박물관으로 가 철학의 세례를 받자. 이곳에 가면 프로이트가 옆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프로이트의 삶을 완벽히 복원해 놓았기 때문이다. 300여점에 이르는 프로이트의 책과 자필원고, 그림, 사진 등이 진열돼 있고, 프로이트가 직접 사용했던 카나페(침대와 의자의 기능을 모두 할 수 있는 접이식 침대)도 볼 수 있다. 프로이트가 카나페에 누워 사색하는 장면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커피향에 빠지다
커피숍에 가서 친구를 만나고 책을 읽는다.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곳도 커피숍이다. 이렇듯 비에니즈에게 커피는 기호품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다.
다음은 ‘커피광’ 비에니즈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커피숍. 첫째는 토마스 베르나르가 가장 좋아했던 브라우너호프다. 인테리어가 화려하진 않지만 커피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하얀 거품을 이고 있는 커피 멜랑지는 꼭 맛보아야 한다.
두번째는 누보 스타일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카페 센트럴이다. 스테판 즈위그와 로베르 뮤질이 좋아했던 장소로 모카 블랙부터 럼주를 곁들인 아이스 커피까지 20여종에 이르는 커피가 준비돼 있다.
슈테판 성당 옆에 있는 데멜 과자점도 들러보면 좋다. 진한 커피와 어우러진 과자를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나온다. 과자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 하나. 비엔나에서 비엔나 커피를 찾아서는 안 된다. 국내에는 비엔나 커피가 있지만 정작 비엔나엔 비엔나 커피가 없다.
■고풍스런 건물도 가득
비엔나는 유럽의 고도(古都)답게 고대 건축물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엔나의 랜드마크인 슈테판 성당이다.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 고딕 양식, 바로크 양식이 혼재돼 있는 문화예술품이다. 73m 되는 칼렌베르크 전망대에 올라가면 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합스부르크 왕조 시대에 세워진 호프부르크 궁전은 도시 안에 꾸며진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6세기에 세워진 승마학교를 비롯해 갖가지 보석과 유명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1949년 카롤 리드와 오손 웰스가 함께 제작한 영화 ‘제3의 사나이’에 나오는 관람차에 탑승할 수 있는 것도 비엔나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이다.
■사진설명=비엔나는 겨울이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여름이 더 멋질 수도 있다. 이 여름 비엔나는 축제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비에니즈들이 광장에서 모차르트를 기리는 공연에 흠뻑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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