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 음료수

 

출처-[연합뉴스 2006-08-02 06:02]

 

녹차, 홍차, 우유 등은 약과 동시 복용 피해야

자몽주스, 술, 담배 등은 약물 복용기간 동안 삼가야

 

모든 약은 물과 함께 식후 30분에 복용해야 할까? 약과 음료수는 서로 궁합이 맞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것은 '약물 상호작용'이라고 부르는 현상으로 약과 약, 약과 음식은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을 먹을 때는 어떤 음료를 주의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 녹차와 홍차 =

 

물과 가장 비슷해 보이는 녹차, 그러나 여기에 숨은 복병은 떫은 맛이 나는 탄닌이라는 성분이다. 탄닌은 여러 가지 약물의 흡수를 방해한다. 이런 음료는 칼슘 약, 철분 약, 소화효소제, 비타민제, 강심제 등과 2~3시간 간격을 두고 마셔야 한다.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하는 성분은 카페인이다. 천식치료에 쓰이는 기관지 확장제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이런 약을 먹는 사람이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많이 마시면 각성효과와 함께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발이 떨릴 수도 있다. 각성 효과가 있는 약을 먹는 사람은 카페인이 든 음료를 자제해야 한다.

 

◇ 우유와 요구르트 =

 

약을 우유와 함께 먹는 문제는 득이 될 수 있고, 반대로 해가 될 수도 있다.

 

우유의 칼슘은 일부 항생제를 물에 녹지 않는 침전 형태로 만들어 흡수율을 떨어뜨린다. 또 변비약과 함께 복용하면 대장에 도착하기 전에 위에서 약이 녹아 복통, 위경련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런 약을 먹는 사람은 2시간 이상의 시간 간격을 두고 우유를 마시면 된다.

 

한편, 우유는 위장 자극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어 위장 자극이 심한 약을 먹을 때 함께 마시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따라서 약을 복용하기 전에 미리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는게 좋다.

 

◇ 자몽 주스 =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몽 주스가 많이 시판되고 있다. 자몽 주스는 장의 약물 대사 효소를 억제해 여러 가지 약물의 농도를 높인다. 고지혈증 약, 무좀약, 일부 고혈압약, 일부 항생제, 항진균제,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몽 주스의 약물 상호작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유나 녹차의 경우처럼 약을 먹을 때 자몽 주스를 마시지 않는 것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해당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자몽 주스를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감귤주스, 오렌지 주스는 자몽 주스와 같은 약물 상호작용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술 =

 

대부분의 약은 술과 함께 복용하면 매우 위험하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약은 간에 부담을 주는데, 술은 이런 부담을 가중시켜 약에 의한 간 손상 위험을 높인다.

 

또 수면제, 안정제, 우울증약, 감기약 등을 복용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약의 진정효과가 지나치게 강해진다.

 

그 뿐 아니라 아스피린 등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위장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

 

당뇨병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면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는데 그 이유는 알코올이 들어가면 포도당 합성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술은 약과 함께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관련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 담배 =

 

비록 음료수는 아니지만 담배 이야기를 빠뜨릴 수는 없다. 담배는 약물 분해 효소를 유도해 약효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물질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흡연자와 간접흡연자 모두에게 해당한다.

 

대표적인 예는 천식약이다. 하루 1~2갑의 담배를 피우는 천식 환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기관지 확장제 테오필린의 용량이 2배로 필요하다.

 

"약을 물과 함께 삼키면 간단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유, 녹차 등 일부 음료수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자몽 주스와 술, 그리고 담배는 관련 약물을 복용중인 기간에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