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못생긴 자라섬, 마침내 고개를 들다

피나얀 2006. 8. 4. 21:09

 

출처-[조선일보 2006-08-04 03:04]

 

 

국제재즈행사 올해 3년째 성황
2008년엔 세계파라바닝 행사도

 

경기도 가평군의 북한강에는 ‘자라섬’(jarasum. net)이 있다. 실제 자라는 별로 없다. 생긴 모양과 비가 오면 잠기고 물이 빠지면 드러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한마디로 잦은 침수에 시달리는 복잡한 형상의 모래톱이다. 찾는 이도 거의 없다. 인근 남이섬을 오가는 이들이 어쩌다 한두 번 들르는 정도다.

 

이랬던 자라섬이 오랜 잠수 끝에 떠오르고 있다. 계기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jarasumjazz .com)’. 나윤선, 마이크 스턴 밴드 등 국내·외의 대표적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한국 최초, 유일의 국제 재즈 행사다.

 

재즈의 끈적함과 자라섬의 황량함. 공무원과 재즈 공연 기획사 ‘AMP’가 이런 부조화를 열정으로 이겨냈다. 1년여 준비 끝에 재작년 9월 10일부터 사흘간 첫 행사가 열렸다. 이때 2만5000명의 인파가 재즈로 하나가 됐다. 작년 2회 행사엔 가평군 인구(5만5000명)보다 많은 7만명이 몰렸다.

 

올해 행사는 다음달 21일부터 나흘간이다. 빅터 우튼 밴드, 전제덕 밴드 등 국내·외 재즈 뮤지션 40여 팀이 온다. 예상 관객은 10만명. “이 참에 ‘한국의 뉴올리언스’(미국 재즈의 본고장)가 돼보자”는 말도 나온다.

 

 

내후년에는 세계 곳곳에서 카라반(caravan·자동차에 부엌·화장실·침실을 갖춘 이동주택)도 몰려올 예정이다. 세계캠핑카라바닝연맹(FICC)은 작년 자라섬과 가평군 북면 백둔리를 ‘2008 세계캠핑카라바닝대회’ 개최지로 정했다. 2002년 강원도 동해시에 이어 두 번째 한국 개최다. 2008년 7월 25일 세계 40개국 3000명과 국내 7000명 등 카라반족(族) 1만명이 참가해 열흘간 축제를 벌인다.

 

그리고 3년 뒤 자라섬은 사계절 행사장으로 다시 변모한다. 봄꽃·허브축제, 수상축제, 가을걷이 체험, 얼음축제·겨울연가제 등이 계획됐다. 가평군은 올해 가을부터 생태문화공원과 모터보트·제트스키를 위한 공사에 들어간다. FICC추진단 이기학(45) 시설담당은 “볼품없던 자라섬을 재즈와 캠핑카라바닝의 중심이자 언제라도 볼거리 가득한 관광·휴양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