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물가를 걷다가 멋진 곳이 나오면 잠수를”

피나얀 2006. 8. 22. 19:48

 

출처-[주간조선 2006-08-22 15:08]

 

 


백팩 스노클링·프리다이빙 등 다양한 수중 레포츠 동호인 크게 늘어

 

스킨다이빙, 스쿠버다이빙, 프리다이빙, 스노클링, 시워킹, 핀수영…. 수중 레포츠가 다양해지고 있다. 또 기존 종목에 사냥, 경주, 촬영 등을 결합한 새로운 분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남편과 여행을 갔을 때 일본에서 온 60대 할머니 한 분이 스쿠버다이빙을 취미로 하는 것을 본 게 계기였어요. 그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바다에 들어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있죠.

 

수십 년을 해도 매력이 고갈되지 않는다고 하는 걸 보면 바닷속 신비에 대한 설명이 따로 필요 없어요.” 주부 박성신(35)씨는 스쿠버다이빙 매니아. 결혼 뒤 남편과 해외여행을 갔다가 경험한 바닷속 탐험의 신비한 체험에 푹 빠졌다.

 

바닷속에는 우주가 숨어 있다. 지상에서 볼 수 없었던 신비로운 세계에 눈뜬 이들은 그래서 주말이나 휴가철마다 짐을 챙겨 바다로 떠난다. 가는 길이 멀어도, 돌아오는 길의 피로가 아무리 눈꺼풀을 내리눌러도 바닷속 유영의 짜릿함을 생각하면 견딜 만하다. 올해 역시 스킨스쿠버 다이버들은 벌써부터 바다로 향하고 있다. 특히 8월 중순 무렵은 본격적인 수중 레포츠의 시즌이다.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에 가면 여럿 모여 있는 다이버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현재 국내 스킨스쿠버 다이버 인구는 대략 15만명, 한두 번 교육을 받아본 유경험자까지 합치면 20만명으로 추산된다. 수중 레포츠를 즐기는 연령대도 다양해져 20대 학생부터 50대 직장인이나 주부도 상당수이고 무엇보다 20~30대 여성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수중 레포츠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종목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스킨스쿠버라고 하면 대개 스쿠버다이빙이라고 오인하는 사람이 많으나 스킨스쿠버는 스킨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을 합친 말이다. 스킨다이빙은 수경, 숨대롱(스노클), 오리발 등 기본 장비만 착용해 깊이 5m 내외의 수중에서 잠수하여 바닷속을 탐사하는 것이고 스쿠버다이빙은 공기통, 자동조절호흡기 등을 착용해 수심 30m 내외의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스킨다이빙과 비슷한 수중 레포츠로 스노클링도 있다. 숨대롱을 착용해 깊지 않은 수면 위를 둥둥 떠다니는데 스쿠버다이빙처럼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고 수영실력이나 체력, 연령 등에 큰 제약을 받지 않아 1∼2시간이면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은 숨대롱으로 물이 들어올까 봐 걱정하기도 하지만 수면 위에서 파도와 함께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반복하므로 물이 들어오는 일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만약 물이 들어와도 천천히 들이마시고 빠르게 내뱉는 스노클 호흡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스노클링의 상태에서 물 속으로 잠수를 해 들어가면 스킨다이빙이 된다.

 


동남아의 해변 휴양지에서는 시워킹(Sea Walking)을 경험할 수도 있다. 시워킹은 바닷속을 걸어다니며 관광을 하는 레포츠다. 7세 이상의 어린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바닷속 체험 레포츠로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아 일반인에게 적합하다.

 

우주복의 헬멧처럼 생긴 것을 뒤집어쓰고 바닷속을 걸어 다니면 된다. 헬멧에는 공기가 들어갈 수 있는 호스가 연결되어 있고 간단한 안전교육만 받으면 4~5m 깊이까지 사다리를 이용해 들어가므로 크게 힘들지 않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하는 곳이 없고 태국, 사이판,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의 몇몇 휴양지에서만 가능하다.

 

기존의 수중 레포츠에 다양한 활동을 결합한 새로운 분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스노클링에 익숙해지면 오리발(fin)을 이용해 스피드를 겨루는 경기인 핀수영에 도전해볼 수도 있고, 서핑 스노클링으로 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도 있다.

 

서핑 스노클링은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한 뒤 보드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으로 몸을 물 속에 담그지 않고도 바닷속을 구경할 수 있어 초보자에게 인기가 높다. 보드 위에서 스노클링을 하면서 선줄낚시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10~15㎝의 낚싯줄에 미끼를 걸어 바닷속으로 드리워놓고 물고기를 직접 보면서 유인해 낚는 방법이다.

 

백팩 스노클링은 백팩 트레킹과 스노클링의 결합이다. 장비를 등에 지고 강이나 호수, 계곡 줄기를 따라 걷다가 전에 몰랐던 포인트를 발견하면 즉석에서 스노클링을 한다. 최근에는 강원도 인제나 홍천 쪽으로 백팩 스노클링을 하는 인구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수중 촬영용 카메라를 가지고 바닷속 사진을 찍는 이들은 동호회를 만들어 수중 출사를 나가기도 하고 취미 삼아 시작했다가 전문 수중 촬영작가가 되기도 한다.

 

수중 촬영을 취미로 하는 스쿠버다이빙 경력 15년의 이진태(39)씨는 “다이빙을 하다 보면 새로운 목표가 생겨나 자꾸만 도전하게 된다”고 한다. 현재 상급자 자격증을 취득해 40m 정도까지 잠수가 가능하지만 이씨는 수심 200m 세계의 모습도 궁금해 다이빙을 그만둘 수 없다고 했다.

 

수중 사냥의 매력에 빠진 이들도 있다. 바닷속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살을 가지고 사냥을 하는 다이빙 응용 방법 중 하나지만 환경 파괴 등의 이유로 수중 사냥은 일정 지역 이내에서만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난파선 다이빙, 동굴 다이빙, 아이스 다이빙 등 활동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야간 다이빙 때에는 낮에 보았던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야행성 생물들을 접할 수 있어 야간 다이빙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스쿠버다이빙에 익숙해진 이들 중에는 무호흡 잠수인 프리다이빙에 도전하기도 한다. 제주도 해녀들이 자맥질을 하는 것처럼 호흡을 참고 바닷속 깊이 들어가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폐 구조는 수심 40~50m 이상으로는 잠수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1976년 100m 무호흡 잠수에 성공한 영화 ‘그랑블루’의 모델 자크 마욜이 이 상식을 깨면서 무호흡 잠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2002년에는 탄야 스트리터라는 여자 다이버가 170m 수심까지 잠수해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보편화되어 있지 않지만 스쿠버다이버가 50만명이 넘는다는 이탈리아에는 프리다이빙 인구만 5만명 가량 되고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유럽지역 전체로는 13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국내에 소개된 것은 몇 해 전 세계적 프리다이버 지안루카 제노니(이탈리아)가 제주 바다에서 국내 스쿠버다이빙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다이빙 교실을 열면서부터였다.

 

프리다이빙은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수압 때문에 내려가는 것도 문제지만 올라올 때 체내 질소가 혈관에서 기포현상을 일으키는 잠수병에 걸려 위급한 경우 목숨을 잃기도 한다. 뛰어난 폐활량은 기본이다.

 

지상에서 보통 8분 정도 숨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오리발을 가지고 내려갔다 올라오는 ‘불변 웨이트 종목’과 내려갈 때는 납추를 달고 올라올 때는 오리발이나 줄을 잡고 올라오는 ‘가변 웨이트 종목’으로 나뉘어지고, 레저로 즐기는 이들은 불변 웨이트 종목을 주로 한다.

 

국내에서 프리다이빙을 배울 수 있는 기관은 따로 없고 다음 카페 ‘프리다이빙(cafe.daum.net/snorkeling)’이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사설 강습을 하는 정도다.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이들이 모여 만든 동호회인데 주말마다 실내 잠수풀에서 프리다이빙 교육을 하며 일 년에 네 번 정도 바다로 나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