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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리축제 16일 개막, 소리가 익는 ‘전주의 9월’

피나얀 2006. 9. 3. 21:52

 

출처-[한겨레 2006-09-03 21:03]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로 여섯번째 열린다. ‘소리’만으로 축제를 연다는, 자칫 무모해 보이던 계획은 어느덧 안착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엔 관객 15만여명, 거리 공연을 포함하면 43만여명이 다녀갔으며, 외국인 관객만 3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다.

 

올해 행사는 16일부터 24일까지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한옥마을 일대에서 펼쳐진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11개 분야 60여개의 공식 초청공연과 50여개의 자유참가 공연으로 이뤄지는 이번 행사의 백미를 소개한다.

 

판소리의 모든 것

 

소리축제를 있게 한 밑바탕이 되는 한국의 민속음악 판소리. 올해의 축제는 판소리의 생성과 변화, 발전하는 모습을 총체적으로 감상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다. 판소리라고 하면 보통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수궁가〉 등 다섯 바탕만을 떠올리지만, 오늘날 판소리는 빠르게 진화발전하고 있다. 이들 다섯 바탕에서 다양한 유파가 만들어졌으며, 극(창극)의 형태로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창작 판소리가 대중 속을 파고들고 있다.

 

먼저 ‘바디별 명창명가’(17~21일)에서는 〈흥보가〉 하나를 다섯 가지 바디로 들려준다. 바디란 어떤 명창의 독특한 소리를 일컫는 말인데, 변화하는 소리의 양상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는 자리다. 박녹주 바디의 박송희를 비롯해 강도근 바디(이난초, 전인삼), 김연수 바디(이일주), 박봉술 바디(송순섭), 박초월 바디(남해성)를 비교하며 들을 수 있다.

 

국립창극단은 판소리 〈심청전〉을 극화한 ‘우리시대의 창극 〈청〉’(22~23일)을 공연하며, ‘판소리 다섯 바탕’(20~24일)에서는 수궁가(박양덕), 흥보가(주운숙), 적벽가(김일구), 춘향가(김수연), 심청가(유영애)가 날짜별로 무대에 오른다.

 

〈위대한 소리-만정 김소희편〉(16일)은 판소리의 중시조로서 평생을 판소리 발전에 헌신한 김소희 명창의 삶을 세미나와 전시, 공연을 통해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이며, 〈판소리 젊은 시선〉과 대학창극축제에서는 젊은이들의 창작 판소리를 만날 수 있다.

 

세계의 소리와 만남

 

소리축제는 우리 소리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의 전통음악, 현대음악과 교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해마다 특정 지역의 나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소개하는데, 올해는 오스트레일리아가 뽑혔다.

 

‘전통과 전위-호주편’에서는 원주민 공연을 비롯한 오스트레일리아 전통음악을 소개하고, 오스트레일리아와 한국의 전통음악이 만나는 자리로, 오스트레일리아 타악 연주자와 우리나라 판소리꾼의 협연 무대가 마련된다.

 

5대양 6대주의 소리꾼들이 모이는 세계적 행사인 ‘소리-워매드(WOMAD)’도 올해 처음으로 전주에서 열린다. 워매드는 1982년 영국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24개국, 145회 공연을 통해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로 자리잡은 행사다. 스코틀랜드, 프랑스, 인도, 카메룬, 중국 등 11개국에서 12팀의 아티스트들이 초청됐다.

 

정상급 목소리의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월드 보이스 스페셜’에서는 영국의 아카펠라 그룹 ‘칸타빌레’, 러시아의 서정적인 남성 합창단 ‘상트 페테르부르크’,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적 월드뮤지션 ‘아치 로치와 루비 헌터’의 하모니를 만날 수 있다.

 

캠핑하며 축제 즐기기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공연이 열리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앞 넓은 뜰에 4인용 텐트 50개를 치고 숙박객을 모으고 있다. 1박2일에 1인당 2만5천원을 내면 하루 세끼 식사와 소리축제 하루 자유관람권(어른 1만원)을 덤으로 준다.

 

낮에는 세마치, 중모리, 굿거리 장단을 배우고, 저녁부터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야간공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심야에는 공연자들과 캠핑족들이 어울려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시간을 마련한다. (063)287-6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