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순천② 오래된 기억 속을 거닐다

피나얀 2006. 9. 6. 21:37

 

출처-[연합르페르 2006-09-06 10:01]

 

 


쫀드기, 딱지, 굴렁쇠, 양은 도시락, 연탄은 더 이상 보기 힘든 그 옛날의 것들이다. 한때 복고 열풍으로 관련 전시회가 개최되고, 그 옛날의 추억 어린 상품들이 '반짝' 나와 눈길을 끌었지만 생명력은 길지 않았다.

 

순천 오픈세트장은 그 때 그 시절의 것들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한번쯤 방문해보면 좋을 공간이다.

대하드라마 '주몽'의 전남 나주, '연개소문'의 경북 문경, '해신'의 전남 완도 등 드라마 세트장은 드라마 인기에 편승하며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곳들이다.

 

드라마의 인기 물결이 지난 뒤 일부 세트장이 흉물로 변해버렸다는 안타까운 소식들도 있지만 SBS 주말 드라마 '사랑과 야망'이 촬영 중인 순천 조례동의 오픈세트장은 순천을 찾아 온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회색빛 건물을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서자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삼삼오오 걸어 다니고, 건물들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으로 펼쳐진 공간은 서울의 1980년대 변두리 번화가이다. 회색빛 2층 건물들이 그렇게 낯설어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이라도 지방의 면 단위를 방문한다면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은 풍경이다. '리치빠', '새마을상회', '고급다실 루비' 등의 간판만이 20여 년 전의 기억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한다.

 

오른쪽에 자리한 조금 더 번화해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기와집과 현대식 2층 건물이 섞여 있다. 미용실과 의상실, 술집과 당구장, 그리고 구두수선방, 영화관 등을 조성해 놓은 곳이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보건사회부와 대한가족계획협회의 홍보 현수막도 내걸려 있다.

 

 

 

서울 변두리를 벗어나 언덕을 오르자 눈앞에는 서울의 달동네가 펼쳐진다. 빛바랜 붉은 기와나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허름한 집들이 언덕배기에 빼곡한 모습이 영락없이 1960년대 서울 창신동 풍경을 옮겨놓은 것 같다.

 

'합동운수공업사' 앞에서 굴렁쇠를 굴리는 관광객들을 지나 '길성상회'라는 간판의 상점을 지나자 옆에는 녹슨 아궁이와 까만 색 연탄이 쌓여 있다. 비탈길을 오르자 삿갓을 씌운 가로등과 나무 전봇대가 군데군데 보이고, 흰빛의 연탄재가 전봇대 주위나 대문 바깥 한쪽에 쌓여 있다.

 

"저것이 옛날에 이불에다 오줌 싸면 머리에 쓰고 소금 받으러 다닐 때 쓰던 것이여. 옛날에는 요로코롬 삶서 애들 공부 갈치고 그랬다. 요새같이 하드 하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줄 아냐?" 언덕길을 오르던 할머니는 손자에게 옛날 기억이 떠올랐는지 이런 얘기를 해주고 있었지만 손자의 표정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매월 21일은 간첩 색출의 날'이라거나 '치질 물리 치료법, 수술 않고 완치'라는 담벼락과 계단에 붙은 작은 전단지를 찾아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언덕을 다시 내려와 1960년대 순천읍내를 재현해 놓은 곳으로 들어서자 옛날 분위기가 더욱 물씬 풍겨온다. 약재를 가게 문밖으로 내건 '순천 성신원' 약방 건물을 필두로 '율촌식당', '시민라사', 중국집 '동춘원' 등이 있다.

 

지금도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옥천을 재현해 놓은 공간에는 검은색 바지와 국방색 모포가 널려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옥천 아래에는 오리들이 몰려다니며 '꽥꽥'거리고 있었다.

 

순천읍내 거리 중간쯤의 '중앙전당포' 벽면에는 탤런트 추상미의 사진이 걸려 있다. 드라마 속 전당포집 딸 '정자'로 나온 추상미의 활동무대를 표시해 놓은 것이다. 홍조(전노민)의 장외과, 미자(한고은)의 행복사진관 등도 볼 수 있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화면에 비친 배경에서는 어김없이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인 양 멋스러운 포즈도 취해본다. 철도 건널목 뒤쪽의 순천소방서에는 손수레에 실린 구식 소방장치도 볼 수 있었다.

 

◆ 여행정보

 

 


-개장시간 09:00~19:00(연중무휴, 여름에는 오후 9시까지 개장)

-입장료 어른 3천 원, 청소년 2천 원, 어린이 1천 원

-주차료 소형 500원, 대형 1천500원, 경차 250원(이상 1시간 기준)

-기타 드라마 촬영 현장을 직접 보고자 할 경우, 홈페이지(www.suncheon.go.kr/drama_sbs)에 일정이 게시되므로 확인하면 된다.

-문의 061-749-4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