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순천③ 걸어보고 싶었던 성곽 길

피나얀 2006. 9. 6. 21:40

 

출처-[연합르페르 2006-09-06 10:01]

 

 


순천 시내에서 낙안읍성 민속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자연과 농촌풍경을 지나는 상쾌한 드라이브 코스다. 굽이진 국도와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초록빛 논과 푸른 산이 싱그럽게 다가서고, 도로 옆 마을에서는 똥개가 어슬렁거리며 흑염소 가족들이 풀을 뜯는다.

 

길가에서는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가 손을 흔들고,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시골의 사내아이도 만날 수 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에 도착하자 수많은 관광객이 동문을 통해 드나들고 있었다.

 

동문 양쪽으로는 어른 키의 2~3배는 되는 듯한 돌담이 이어지고 있었다. 동문 안으로 들어서자 옅은 갈색 초가집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회색 콘크리트 도시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흥부네 마을에라도 찾아온 듯한 느낌이다. 초가지붕에 박이라도 열렸나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입구의 초가들은 관광기념품을 파는 상점들과 민속주점 형태의 식당이다.

 

동문 안쪽의 계단을 통해 성곽에 올랐다. 읍성 안에는 둥글둥글한 지붕의 초가들이 한가득하다. 동문 위의 누각의 이름은 낙풍루(樂風樓).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성루 안으로 들어서자 바람이 이마와 목덜미에 맺힌 땀을 시원스레 핥고 지난다. 가히 신선한 바람을 즐길 만한 곳이다.

 

성곽 위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성벽 둘레 1410m, 높이 4m, 두께 3~4m의 성곽은 지은 지 400여 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견고하게 느껴질 정도로 튼튼하다.

낙안읍성은 조선 태조 6년 왜구의 침략이 극성을 부리자 이 고장 출신의 김빈길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토성을 쌓았고, 얼마 후 다시 석성으로 넓혀 쌓았다.

 

그리고 1626년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로 부임하면서 증축하며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낙안읍성은 대부분의 성곽이 산이나 해안에 축조되는데 반해 들판 한가운데 세워진 것이 특징이다.

 

 

 

가족과 연인들을 뒤따라 걷는 길에는 시원스레 바람이 불어왔다. 성곽 오른쪽으로는 초가집에 살고 있는 읍성 주민들의 한가한 일상도 엿볼 수 있다. 동문입구 쪽의 상업화된 초가와는 달리 오지 농촌의 풍경처럼 한가한 느낌이다.

 

남문이 있는 쌍청루(雙淸樓)를 지나 성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멀리 금전산, 고동산, 제석산, 오봉산 등 낮은 산들이 읍성을 두르고 있고, 읍성 안으로는 초가들이 온통 지붕만을 드러낸 채 평화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멀리 이곳을 관할하던 동헌과 객사의 모습도 시야에 들어온다. 성곽 위로 이어진 산책로와 안쪽의 초가들은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관광객들도 이곳에 꼭 멈춰 서서 기념사진 한 장씩을 찍고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서문을 통해 성곽을 내려왔다. 초가들이 양쪽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목길로 들어서자 흙담과 돌담 안쪽으로 민가들이 들어서 있다. 한낮의 태양 때문인지 주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돌담 안쪽의 텃밭에는 푸른 채소가 한창 성장하고 있었다.

 

골목길 곳곳에는 짚풀공예, 천연염색, 대장간 체험, 길쌈 시연 등 다양한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도시 출신의 중년 부부는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보듯 짚으로 새끼를 꼬아보고, 지켜보던 어린이들도 부모의 행동을 따라 새끼를 꼰다.

 

남문 인근의 물레방아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쉼 없이 도는 물레방아 옆의 연못에는 푸른 잎사귀를 물 위에 띄운 노란 색과 흰색 연꽃이 탐스럽게 피어 읍성의 정취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었다.

 

 

 

◆ 여행정보

 

-개장시간 09:00~18:00

-입장료 어른 2천 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 원(주차는 무료)

-기타 토ㆍ일요일에는 수문장 교대식, 죄인 압송 퍼레이드, 민정순시 등 행사가 열린다.

-문의 061-749-3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