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맘에 '찬 바람' 불면 함께 등산하세요

 

출처-[조선일보 2006-09-15 02:58]  

 

아이들도 우울증 걸려요

 

주부 최선영(36)씨는 요즘 짜증이 부쩍 는 은영(9)이 때문에 걱정이다. 학교 가기도 싫어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도 않는다. 생각해보니 1학년 때보다 덜 웃고, 덜 까부는 것 같다. 처음엔 개학증후군이려니 했다. 하지만 가을 보약 한재 지으려고 찾아간 근처 한의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약하긴 하지만 소아우울증의 하나라는 것.

 

청담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 원장은 “어른에게도 휴가 후유증이나 월요병이 있듯 개학, 새 학기를 맞은 아이들에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사소한 증세라도 방치하면 큰 병이 될 수 있으니 부모들의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만기 원장의 도움말로 소아우울증의 증세와 처방에 대해 알아본다.

 

밤잠을 설치거나 산만해졌다면…

 

어린이우울증은 연령에 따라 그 증세가 달리 나타난다. 취학 전 아이의 경우, 평소와 달리 지나치게 산만해졌거나 밤에 오줌을 싸면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초등학생인 경우, 이유 없이 성적이 떨어지거나 지각, 조퇴, 결석이 잦아지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연령과 상관없이 공통으로 나타나는 점은 기분이 좋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며, 잠을 잘 이루지 못하거나, 자다가 자주 깨는 경우가 많다는 것. 친구 만나기를 싫어하고, 좋아하던 일에 취미를 잃는가 하면, 밥맛을 잃고 두통과 복통, 변비를 자주 호소하는 등 신체에도 이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자신을 해치는 위험한 행동을 저지르기도 하므로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 푹 자려면 대추차, 우유, 양파를

 

어린이 우울증은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합리적인 교육방법, 식이요법, 운동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 우선 음식으로는 현미, 과일, 채소가 좋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불안과 두통을 비타민이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상추, 우유, 양파는 숙면에 도움을 준다.

 

그 중에서도 상추에서 나오는 우윳빛 즙에 진통과 마취 작용이 있다. 우유도 신경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효과적이다. 산조인(멧대추의 씨)과 백자인(측백나무 열매의씨)도 불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 산조인 15g을 물 200㎖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눠 먹도록 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 거리면서 잠을 못 이룰 때에는 백자인을 약한 불에 볶아서 가루낸 것을 3~4g씩 하루 3번 먹는다.

 

진정작용이 있어 신경쇠약으로 잠을 못 이룰 때 효과가 있다. 양파도 좋다. 혈압을 안정시키고 피를 맑게 한다. 단순한 불면을 해소하는 데는 양파를 썰어서 머리맡에 두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무 이유 없이 2주 이상 기분이 저하되었거나 자극에 대한 반응이 민감해진 아이들은 감초, 대추, 귤껍질을 넣어 끓인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감초 5g과 대추 6g, 귤 껍질 20g을 물 3컵과 함께 끓이다가 1컵 정도로 졸아들면 한번에 마신다.

 

아이와 함께 산책을!

 

운동을 통해 부정적인 기를 외부로 발산하는 것도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에 가장 좋은 것은 걷기와 등산이다. 일반적으로 우울해지면 자신에게만 몰입되어 주의를 바깥으로 옮기기가 몹시 힘들다. 특히 우울증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또래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데, 이럴 땐 주말을 이용해 가족이 함께 등산에 나서보자.

 

가벼운 등산이나 산책은 자연의 기를 몸 안으로 끌어들이고, 자신에게만 집중된 부정적 에너지를 외부로 발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내부로의 몰입을 일으키는 명상이나 혼자 하는 운동은 피한다.

 

자스민차, 딸아이 우울증에 효과

 

뇌를 가볍게 자극하는 아로마 요법도 우울증에 효과적이다. 한방에서의 소엽 약재와 비슷하고, 깻잎과 비슷한 과에 속하는 라벤더는 가슴이 억눌리는 증상을 해소하며, 불면증, 혈액순환 장애를 치료하고 손발이 저린 증상을 가볍게 해준다. 로즈우드는 자단향이라는 한방약재와 비슷한 효능을 나타낸다.

 

머리를 맑게 하고 두통을 가볍게 하며 마음을 상쾌하게 하고 소화, 불면, 안정에 효과적이다. 샌달우드는 백단향이란 약재인데, 인도인들에게서 나는 향내와 비슷하다. 만사가 귀찮고, 이유 없이 불안하고 가슴이 아플 때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쟈스민은 요즘은 차로도 많이 즐기고 있다. 생활에 활기가 없는 여자 아이 우울증에 특히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