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레이디경향 2006-09-17 16:30]
아기에게 모유의 따뜻함은 세상에서 가장 먼저 느끼는 사랑일 것이다. 모유에는 아기를 튼튼하게 하는 자양분은 물론 아기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내와 용기 그리고 사랑의 원천이 담겨 있다.
2006년 세계모유수유 주간을 기념해 보건복지부에서는 모유수유 수기 공모전 ‘엄마 젖 최고!’를 주최했다. 입상한 엄마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모유의 좋은 점과 생생한 체험담을 통해 모유수유의 참의미를 되짚어보자.
모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아기에게 엄마 젖보다 더 좋은 먹을거리는 없다. 엄마가 갓 태어난 아기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은 젖을 먹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젊은 엄마들은 아기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아기에게 최상의 영양소라고 세뇌하는 분유 광고의 영향도 크다.
그러나 조제 분유는 소 젖에 있는 단백질, 지질과 식물의 기름, 그리고 비타민, 무기질 등을 혼합한 것에 불과하다. 분유 회사에서는 엄마 젖과 조금이라도 더 비슷한 분유를 만들고자 오늘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은 불가능한 일이다.
분만 후 5일 정도라도! 초유의 힘
사실 모유수유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엄마들에게는 큰 고민과 난관으로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완모(완벽한 모유수유)가 불가능하면 초유라도 반드시 먹여야 한다고 말한다. 초유는 분만 후 약 일주일간 분비되는 진하고 끈끈한 노란색 젖으로 아기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초유는 면역력을 키워주는 단백질이 풍부해 아기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갖게 한다. 장 운동을 촉진시켜 검고 진한 초록색 태변을 배출하게 하는 중요한 기능도 한다. 약한 아기에게 자주 나타나는 황달도 초유가 예방해준다. 지금까지의 사실만으로 놀라기는 이르다. 그 신비롭고 놀라운 모유의 세계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아기 몸에 맞는 최고의 먹을거리 모유
분유는 아기의 성장 발달에 따라 1단계, 2단계로 나뉘지만 모유는 아기의 성장에 따라 자연스레 성분이 변한다. 만물 생성의 신비로운 변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엄마 젖은 날씨에 따라 성분이 변한다는 사실. 더운 날에는 아기가 필요한 수분이 많은 젖이 분비되고 추운 날에는 열량이 더 높은 젖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직도 밝히지 못한 무한한 기능성이 있는 모유를 분유 회사가 따라 만들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모유의 영양소 조성은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이다. 영양 흡수율도 거의 100%인 것으로 알려졌고 아기가 소화가 잘돼 설사, 변비 등도 없다.
또 면역 성분이 풍부해 호흡기 질환, 중이염, 알레르기 등 각종 질환에 잘 걸리지 않고 질병에 걸린 경우에도 빨리 회복된다. 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모유의 기능은 바로 지능 발달에 좋다는 사실이다. 모유는 아기의 뇌와 신경 발달에 좋은 성분이 풍부해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보다 지능지수가 더 높다. 머리뿐 아니라 외모도 예뻐진다.
고무 젖꼭지를 빠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기 때문에 턱의 근육이 예쁘게 발달하고 치아 발육에도 좋다. 엄마의 살을 맞대고 심장 소리를 들으며 젖을 빨게 돼 정서적으로도 안정된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는 커서 비만이 될 확률이 낮다는 통계 결과도 나와 있다.
엄마 건강을 지키는 모유수유
모유는 엄마에게도 좋다. 아기가 젖을 빨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자궁 수축을 도와 산후 회복이 빨라진다. 또 쉽게 본래의 체중으로 돌아간다. 임신을 하면 체지방이 많이 축적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러나 아기에게 젖을 먹이면 이 여분의 지방을 사용하게 돼 체중이 본래대로 쉽게 빠진다. 그렇지 않다면 이 여분의 지방을 빼는 데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산후우울증 또한 예방할 수 있으며 유방암, 난소암, 자궁암에 걸리는 확률도 낮다.
약을 먹고 있는 엄마도 충분히 모유수유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약은 아주 극소량만 젖으로 분비되므로 아기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항생제, 해열제 등 단기간 복용하는 약은 대부분 안전하다.
그러나 약을 먹어야 할 때는 의사와 상담하자. 또 젖 안에 들어 있는 철분은 분유보다도 훨씬 효과적으로 아기에게 흡수된다(젖 49%, 분유 10%). B형간염이 아닌 B형간염 보균자는 아기에게 젖을 먹여도 무방하다.
![](http://imgnews.naver.com/image/ladykhan/2006/09/17/20060915094542_2_baby_mom2.jpg)
모유수유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모유수유를 하면 엄마에게 나쁠 것이라는 믿음이다. 엄마 몸을 약하게 하거나 건강을 축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젖을 먹인다고 해서 엄마 몸에 손해를 주는 것은 없다.
또 미용에 관심 있는 젊은 엄마들의 오해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면 나중에 유방이 처져서 미워진다는 생각이다. 예전 나이 드신 할머니의 축 늘어진 유방을 기억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여러 보고에서 한두 명의 아기에게 모유를 먹였다고 해서 유방이 처지는 것은 아님이 밝혀졌다.
특히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잘 맞는 브래지어를 착용한다면 더욱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도리어 젖을 먹이면 엄마의 체중이 잘 빠지기 때문에 출산 후 체중 조절을 하느라고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패션모델 신디 크로포드,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와 캐서린 제타존스, 가수 마돈나 등 최근 엄마가 된 할리우드 스타 대부분이 모유를 먹였다. 탤런트 채시라도 모유로 아기를 키웠다. 그녀들의 완벽한 몸매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모유에 관한 잘못된 상식
1. 엄마가 약물을 복용할 때는 젖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
2. 모유는 철분이 충분하지 않아 혼합수유가 제일 좋다.
3. 젖꼭지가 납작하거나 함몰 젖꼭지는 젖을 먹일 수 없다.
4. B형간염 보균자 엄마는 젖을 먹이면 안 된다.
5. 제왕절개 수술 후에는 젖을 먹일 수 없다.
6. 아기에게 황달이 있으면 젖을 먹이지 않는다.
7. 아기가 설사나 구토를 하면 젖 먹이기를 멈춰야 한다.
8. 젖을 먹이면 유방이나 유두가 아프다.
9. 아기의 체중 증가가 부족하다.
10. 젖을 먹이면 엄마의 건강이나 체형이 나빠진다.
11. 엄마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있다.
보건복지부 주최 제8회 ‘엄마 젖 최고!’ 작품 공모전 입상 수기
직장 주부 사연 우수상
김정화
“정화씨, 오늘 퇴근하고 어디 여행이라도 가요?”
출퇴근 시 내 가방을 본 사람들이 빠짐없이 던지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난 농담처럼 “우리
아기 맘마 가방이에요~”라고 대답하며 웃어넘기지만, 이 가방에는 직장 맘의 애환과 우리 아기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보물단지 직장
여성용 유축기가 담겨 있다.
딸 서은이를 낳을 때까지만 해도 유축기를 메고 다니면서까지 모유수유를 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초유가 신생아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기에, 초유까지만 먹이고 내 몸 먼저 추스르려고 했다. 그러나 점점 늘어나는 모유량과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딸을 보니 젖을 끊는 게 너무 아쉬워졌다.
결국 8월 중순이 지난 지금까지도 난 모유수유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직장 여성으로 모유수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난 일반 사무직이 아니라 이곳저곳 현장을 뛰어다녀야 하는 토목기술직 사원이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나는 부산에 살고 있는데 서울로 직무 관련 합숙 교육을 받으러 가게 됐다. 연수원에는 유축한 젖을 보관할 냉장고가 마땅치 않아 젖을 짜더라도 모두 버려야 했지만, 교육이 끝나고 부산으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 모유수유를 하려면 시간 맞춰 유축하는 것이 중요했다.
교육을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모유수유에 관한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젖을 짜야 할 시간이 지나자 젖이 탱탱하게 불어서 아파왔기 때문. 방금 출발한 이 버스가 언제 부산에 도착할지도 알 수 없을 뿐더러 황금 연휴 전이라 차량 정체도 심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슴이 돌덩이처럼 변해서 살짝 스치는 팔에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어쩔 수 없이 그 좁은 버스 안에서 유축기를 주섬주섬 꺼내 세팅을 시작했다. 깔때기 두 개 꺼내서 각각 병 뒤에 꽂고, 호수 꺼내서 깔때기 뒤에 꽂고, 배터리 집어넣고….
그 순간 바로 옆 좌석에 앉은 할아버지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는 유축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좁은 45인승 관광버스 안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할아버지였기에 처음 본 물건에 신이 난 듯 질문을 시작했다.
“그게 뭔고? 실험도구가?”
“대학생이가? 학생들 실습도구가?”
꼬치꼬치 캐묻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유축기라는 대답은 못하고 ‘의료용 도구’라고 대답했다. 점퍼로 앞을 가린 상태로 젖을 짜기 시작하니 이내 행동의 변화를 알아채고 또 나에게 질문 공세를 퍼붓는 것이었다.
“니 지금 머하는 기고? 그거 지금 쓰고 있는 거가?”
머뭇거리는 나에게 그게 무엇인지 집요하게 물어오는 할아버지. 어쩔 수 없이 ‘이 기계는 마사지 기계고, 지금 마사지하는 중’이라고 대답하자 할아버지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와! 그렇게 들고 다니면서 마사지하는 거라? 그람 장거리 여행에서도 별로 안 피곤하겠네? 칠십 몇 년을 살았지만 그런 마사지 기계는 처음 봤데이~.”
무릎에 유축기 배낭을 올려놓은 어정쩡한 자세와 옆 좌석에 앉은 할아버지로 인한 불편한 마음으로 버스 안에서 한 30분 정도 유축기를 작동시켜 젖을 다 짜고 정리를 하려고 할 때 할아버지가 또 말을 걸어왔다.
“마사지 다했소? 아~ 그거 학생 다 썼으면 나도 좀 해주면 안 되겠나?”
유축기를 마사지 기계로 완전히 믿어버리신 할아버지에게 ‘배터리가 다되어서 이제 사용 못한다’고 대답하자 실망한 표정이 역력한 할아버지.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버스는 우리를 부산까지 데려다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할아버지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서은이가 태어난 지 만 9개월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난 모유수유 중이다. 우리 딸 서은이는 아직까지 그 흔한 감기 한번 걸린 적 없이 튼튼하고 예쁘게 자라고 있다.
김정화씨 미니 인터뷰
정확히 무슨 일을 하나? 토목기술자다. 한국전력에서 일하고 있으며 전력 구조물 등
시공업체 건설을 검사하는 현장 감독이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모유수유를 기피하는데? 출산 후 조리원에서 다른 엄마들에게 들은 얘기로 모유수유가 좋다는 걸 알았다. 난 회사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출산 휴가 동안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에 모유수유를 시작했다.
모유를 먹은 서은이의 건강은? 분유를 먹인 아이들이 한 번씩 일으키는 트러블 한번 없었다. 아토피는 커녕 9개월이 되는 동안 예방접종하러 병원을 다닌 것 빼고는 한 번도 간 적이 없다. 몸이 아주 단단하며 벌써 무언가를 붙잡고 일어서려 한다.
모유의 좋은 점은? 첫째는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고 아기가 잘 먹는다. 경제적인 점도 꼽고 싶다. 분유값 만만치 않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모유가 안 나올 때까지 먹일 예정이다.
둘째 아이 계획은? 사실 결혼 전에는 아이 없이 부부끼리 취미 생활을 즐기기로 합의했다. 아이는 구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한 명만 낳아 잘 기르자고 서은이를 낳았다. 막상 키워보니 그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모유수유 끝나면 둘째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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