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무덤덤 '무자격 엄마'서 자랑 연발 '오버 엄마'로

피나얀 2006. 9. 17. 23:51

 

출처-[중앙일보 2006-09-17 21:34]

 

나는 '오버 엄마'다. 애 키워 본 엄마라면 '혹시 우리 애가 천재 아닐까'하고 한 번쯤 생각해 본다지만, 나는 그 상상이 좀 지나칠 때가 있다. 내가 스스로 지은 이 별명에는 아이들에게 뭐든지 완벽하게 잘해주는 엄마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하는 의미도 있다.

 

별명까지 지은 데는 이유가 있다. 아기를 낳고 나니 생각보다 아기 키우는 일도 쉽지 않았고, 상상했던 '뜨거운 모성애'도 내겐 없는 듯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처음 아이를 낳고 나서도 엄마라는 사람이 어찌나 객관적인지 아기 얼굴을 보고 "예쁘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혼자 오버'는 '내가 엄마로서 자격이 없나봐'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울해질 찰나 육아의 자신감을 찾고자 생각해낸 나만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이의 예쁜 구석만 찾다 보니 아이가 진짜 너무 예뻐졌다. 관심도 없는 동료를 컴퓨터 앞으로 불러 아이 사진을 보여주고 감탄사까지 연발하는 건 기본. 병원 갈 때도 가다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걸어다닐 정도다. 아이를 놀이방에 보내 놓고는 '선생님은 나를 얼마나 부러워하실까. 이런 아이를 아들로 두었다고', 뭐 이런 얼토당토않은 생각도 자주 했으니까.

 

시어머니가 너무 팔이 안으로만 굽는 발언(큰애가 처음 놀이방에 가서 한 달 동안 우는 걸 보고 "애가 너무 똑똑해서 그런다"고 하시더니, 다른 아이가 일주일 동안 우는 걸 보시고는 "애가 성격이 별나다"고 말씀하셨다)을 하실 때는 '어쩜 저리도 편파적인 생각을 하실 수가 있나?'하면서도, 혼자서는 별별 오버를 다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남들은 영어교육이다 뭐다 해서 교육적인 부분에 오버를 하는데, 이 엄마는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그래도 어쨌든 혼자 오버하다 보니 아이들이 더 예뻐 보이는 건 사실이다. 혼자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 보면 아이 키우는 일이 힘들기보다 꽤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엄마 학교 개교하다

 

서울 종로구 계동 101의 3번지에 엄마학교가 문을 열었다. 북촌의 작은 한옥에 마련된 엄마학교는 '거꾸로 사는 엄마' '행복한 엄마 되기'의 저자인 생태교육전문가 서형숙씨가 엄마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 엄마가 되는 방법에 관한 강의도 듣고, 고민도 상담하면서 육아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곳이다.

 

'기쁜 엄마'과정, '좋은 엄마'과정이 있으며 주 1회 2시간씩 총 4회 8시간이다. 첫 주는 다정한 엄마 되기, 둘째 주는 영리한 엄마 되기, 셋째 주는 대범한 엄마 되기, 넷째 주는 행복한 엄마 되기. 02-765-1963(http://blog.naver.com/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