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두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찌개나 국에 들어 있는 두부를 다 골라내고 먹지 않을 정도니
싫어한다는게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학교 다닐 때,
우리 과는 4년 내내 개강파티와 종강파티를 거의 다 두부 두루치기 집에서
했었더랬는데
내놓고 표현은 못했었지만 얼마나 싫던지..... ㅡ,.ㅡ^
학생들이라 돈이 없기도 했었지만,
그 돈으로 다른 저렴한 음식점에서 해도 되었을걸
우리과 사람들은 내가 싫어하는 두부를 거의 다
좋아했었나봐요.
그렇게 두부를 잘 먹지 않던 제가 요즘은 꽤 자주 두부를 먹고
있답니다.
두부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그 웬수같은 다이어트 때문이지요.
먹으면 든든하고 몸에도 좋으면서 살이 별로 찌지 않는 두부가
다이어트할 때 먹기는 정말 좋은 음식이니 할 수 없이.....
ㅜㅜㆀ
다이어트 중이라 그 좋아하는 케이크나 빵도 맘대로 실컷 먹지 못하고
있는데
미상유님이 올리신 두부 케이크를 보니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두부를 이용해서 만들긴 해도
계란도 들어가고 설탕도 꽤 들어가고 우유, 밀가루 다 들어가니,
칼로리가 그리 낮은 건 아니고 살이 찌지 않는 것도 아니라서 다이어트 음식이라고는
할 순 없지만,
도대체 두부로 케이크를 만들면 어떤 맛이 나올지 너무도 궁금하여 만들어
보았어요.
* 재 료 *
두부 200g, 우유 50g, 계란 노른자 2개, 플레인요구르트 100g, 올리고당 20g,
설탕 20g,
박력분 40g, 계란 흰자 2개, 머랭용 설탕 60g, 럼주 1ts
박력분과 계란 흰자, 머랭용 설탕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푸드 프로세서나 핸드 블랜더 같은 것으로 한꺼번에 전부 다 곱게
갈아줍니다.
두부는 그냥 일반 두부 사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저는 일반 두부 100g과 연두부 100g을 섞어서
사용했어요.
곱게 체진 박력분을 넣어
섞어주고~
혹시나 잘 갈리지 않은 작은 알갱이라도
있을까봐
결이 곱고 부드러운 케이크를 위해 체에 한번
걸러주었어요.
다른 그릇에서 설탕 60g을 넣고 거품내어 만든 머랭을, 두부 반죽에
섞어줍니다.
테프론지를 두른 치즈케이크 틀에 반죽을 붓고, 180도에서 한시간
정도 중탕으로 구워줍니다.
굽혀져 오븐에서 방금 나온 두부 케이크입니다.
역시나 제가 치즈 케이크를 만들 때 처럼 크랙이
생겨버렸네요.
아 놔~!!! 크랙 생기는 거
싫은데..... ㅠㅠ
별 짓을 다 해봐도 반죽을 아주 질게 하지 않는 한 자꾸 크랙이
생겨버려요.
정말 크랙이 생기지 않게 치즈 케이크 굽는 별별 방법을 다
해보았답니다.
그런데도 자꾸 크랙이 생기는 거 보면 오븐이 문제가
있는건가.....?
식고 나니 약간 가라앉아서, 갈라져 벌어진 부분이
좀 붙긴 했어요.
윗면의 색도 고르고 이쁘게 난 것 같은데, 크랙만 없었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나.....
한참 식힌 후에 잘라 보았어요.
생긴건 정말 수플레 치즈 케이크와 거의 똑같죠?
자를 때의 느낌이랑 입안에 넣어 씹을 때의 느낌도 수플레 치즈
케이크와 거의 똑같답니다.
하지만!! 맛은 완전히 다르다는 거~!!
한입 잘라내었을 때의 느낌도 수플레 치즈 케이크와
똑같지만,
수플레 치즈 케이크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느끼함과
우유관련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는
전혀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내가 싫어하는 두부 맛과 냄새도 거의 느껴지지도
않았구요.
제가 항상 만들던 느끼하고 고소한 맛에 길들여진 울집 식구 중에
한사람은
한번 맛보고는 손도 대지 않았지만,
엄마는 맛있다며 잘 드셨고
제가 먹기에도 나름 느낌있고 맛있는 케이크였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약간 조청맛 같은 달콤함이
느껴지더군요.
조청이나 엿 같은 거, 옥수수 같은 곡물로
만들잖아요.
두부도 콩으로 만들어진거라 그런지 콩으로 만든 달콤한 조청 같은 맛이
느껴졌어요.
이 케이크는 특별한 풍미나 맛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그냥 부드러움 식감으로 달콤함과 담백한 맛으로 먹기에는 좋은
케이크같아요.
그리고 설탕과 계란 밀가루가 들어가긴 해도
치즈 케이크보다는 아무래도 칼로리가 훨씬
낮아질테니
같은 양을 먹었을 경우 살이 좀 덜 찌리라 생각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