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복통에 구토…소아두통 “꾀병 아니예요”

피나얀 2006. 10. 7. 18:55

 

출처-[쿠키뉴스 2006-10-07 13:28]



천진하게 뛰노는 어린이들에게 무슨 머리가 아플 일이 있을까 싶지만, 아이들도 두통에 적지 않게 시달린다. 실제로 유치원 연령 3분의 1 이상, 초등학교 시기 절반 이상 등이 머리가 아픈 적이 있다고 한다. 이중에서도 통증이 심한 편두통의 경우 초등학생 3%, 중학생 7% 정도 유병률로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고 일상생활 등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김모군(10)은 11개월 전부터 “심한 복통과 함께 구역질, 구토 증상이 있고 머리도 심하게 아프다”며 병원을 찾았다. 너무 아파 시끄러운 소리도 싫어하고 밝은 곳에 가면 눈이 부시다는 것이다. 짜증도 많이 내고 학교에서 머리가 아프다는 전화를 수시로 했으며 조퇴도 잦아지면서 나중에는 학교 성적에도 지장이 많았다.

 

간단한 심리검사 결과 특이사항은 없었고 가족력상 두통환자가 많았으며 전형적인 편두통 증상을 보였다. 급성기 치료 및 예방 치료를 시행, 2주일 후부터 증상이 호전됐고 6개월이 지난 뒤 약을 중단한 후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원인모를 소아 두통 간과해선 안돼

 

어린이가 수개월 전부터 자주 머리가 아프다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의사들은 긴장부터 한다. 두통으로 내원한 아이들의 경우 두통은 물론 복통과 어지럼증 등 모호한 증세를 함께 호소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많은 의사들이 CT·MRI검사 등으로 별다른 질환이 발견되지 않으면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거나 단순한 스트레스성으로 단정하는 경우들이 많다.

 

이처럼 의사들조차 심각한 질환에 따르는 두통 증상만 감별하고 원인 모를 두통에 대해선 간과하고 있다. 문제는 소아·청소년기 반복성 두통의 대부분이 별도의 원인질환을 발견할 수 없는 1차 두통이란 점이다.

 

◇1차 두통, 2차 두통 구분이 진단의 첫걸음

 

두통 진단을 위해선 먼저 1~2차로 나눈다. 뇌질환이나 눈·코·귀·치아·안면 질환, 감기와 같이 열을 동반하는 질환 등 기질적 원인이 있는 경우를 2차 두통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두통에서 특별한 원인이나 질환 등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를 1차 두통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을 들 수 있다.

 

1~2차 두통은 각각 치료방법과 예후가 다른만큼 구별이 매우 중요하다. 뇌종양이나 뇌혈관질환 등을 감별하기 위해 필요하면 CT·MRI검사를 실시해야 하고 이외에 심리검사 등도 시행할 수 있다.

 

◇소아 편두통 가족력 중요, 모계 쪽 영향

 

소아 편두통은 두통이 많이 발생하는 가족에서 많다. 지난 5월 강남성심병원 소아과교실이 대한소아신경학회지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의 가족력에 대한 연구 결과 소아두통 환자의 모계에서 두통병력 78.1%가 있었고 부계에선 16.2%로 나타났다.

 

즉 두통의 경우 가족력이 중요하며 특히 어머니쪽 두통이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최근에는 두통 증상이 있으면서 힘이 빠지는 편마비편두통 환자의 유전자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스트레스에 의해 나타나는 긴장형 두통은 중·고생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주로 공부나 친구관계에 대한 고민, 수면부족, 안정되지 않은 가족상황 등이 원인이다.

 

◇성인두통과 달리 복통이나 구토 등도 동반

 

유·소아 두통은 정작 두통은 심하지 않으면서 주기적인 복통, 구토나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감별이 쉽지 않다. 즉 소아 두통환자는 성인과 다르게 비전형적인 증상들이 자주 발생하는만큼 끈기 있는 문진과 진찰 등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사소한 두통이라 할지라도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전문의 진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편두통은 머리 혈관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주변에 있는 신경에 통증이 전달되면 이 통증신호가 뇌줄기를 자극하고 뇌줄기 여러 부분이 자극되면서 구토 증상이 동반되는가 하면, 감각에 예민해져 빛 공포나 소리공포 증상 등이 발생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스트레스성 두통에는 없는 특징이다.

 

그러므로 심하게 두통이 생기면서 일반인들이 말하는 “체해서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고 자주 말하면 편두통으로 의심해야 한다. 전조편두통 환자들은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다거나 번쩍임이 보이는 시각적 전조증상도 있고 손발이 저리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두통이 발생하거나 점차적으로 심해지는 두통, 또는 후두통 등은 좋지 않은 증상이다. 특히 경련이나 신경계 이상을 동반하면 반드시 뇌방사선 검사를 받아 뇌질환 여부를 감별하는 게 좋다.

 

◇환자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

 

2차 두통은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두통증상도 호전된다. 1차 두통은 급성기 통증을 완화해 주는 치료가 주가 되며 자주 발생하는 두통은 예방적인 치료를 함께 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대개 2~3주일 정도면 호전을 보이고 심한 경우 3~6개월 치료가 진행된다. 그러나 편두통 등은 완치되는 게 아니고 병을 관리해줘야 한다. 병에 대한 이해와 생활습관, 약물 치료 방법을 알면 쉽게 병을 이길 수 있다.

 

전문의들은 우선 규칙적인 생활을 권장한다.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하루 세끼 식사를 반드시 하는 게 좋으며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콜릿이나 카페인이 든 음료나 유통기한이 다 된 햄 등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 조용한 음악(물소리 등)을 들으면서 20~30분 쉬는 방법도 있고 긴장된 근육을 푸는 가벼운 스트레칭도 있다.

 

이건희 강남성심병원 소아과 교수는 “대부분의 1차 두통은 갑자기 아프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멀쩡해져서 흔히 ‘꾀병’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며 “환아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무엇보다 좋은 치료제이고 특히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형 두통의 경우 사춘기를 이해하려는 부모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