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6-10-12 12:01]
말레이시아는 주변 국가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그 무엇'이 있어, 동남아시아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트린다. 물가가 터무니없이 싸지는 않지만 품질은 믿을 만하다. 여자 배낭여행객이 심야에 혼자 나다녀도 될 만큼 안전하다.
뱀탕과 곰쓸개는 없지만 음식문화가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롭다. 밤거리가 지저분하지도 향락적이지도 않다. 사람들은 자존감과 함께 예의와 친절함을 갖추고 있다…. 이 모든 '그 무엇'은 결국 이슬람 문화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슬람에 대한 기본지식과 이해가 부족하면 말레이시아를 제대로 볼 수 없다. 호불호와 남다른 느낌, 숨은 매력을 찾는 일은 둘째 문제다.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려면 전체 인구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모슬렘에 대해 아는 게 먼저다.
올해 27살인 시티 누르할리자 타루드(Siti Nurhaliza Tarud)는 말레이시아의 국민가수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으로 마하티르 전 수상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그녀를 CF모델로 기용했을 정도다.
지난 8월 21일 쿠알라룸푸르 국립모스크(National Mosque)에서 시티의 결혼식이 열렸다. 말레이시아 북쪽의 휴양지 랑카위(Langkawi) 군도에서 가져온 대리석으로 지어진 국립모스크는 8천 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는 넓은 공간이지만, 이날만큼은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시티의 결혼식은 말레이시아 지상파 채널 tv3가 생중계했다. 신랑의 가족들이 신부에게 축시를 낭송해주는 판툰(Pantun)부터 예물교환, 혼인서약까지 전 과정이 2시간 넘게 말레이시아 전역에 방송됐다.
시티는 이날 정오 무렵 성대한 결혼식 끝에 지천명을 앞둔 남자의 두 번째 부인이 되었다. 국민가수의 결혼 상대자는 스무 살 연상의 사업가였다. 아마도 말레이어를 모르는 이방인이 봤다면, 처음엔 신랑이 누구인지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언뜻 보면 친정아버지나 시댁 친지로 오인받기 십상이었다. 그는 첫번째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지만,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아무런 흠결이 되지 않았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4명까지 아내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일부다처제는 미개한 제도가 아닌, 여성을 존중하는 나름의 방식이었다. 아내들을 제대로 부양하고 공평하게 대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이혼사유가 되기에 웬만한 부와 체력, 인품을 갖추지 못하면 감당하기 힘들었다. 실제로 이 제도는 9개 주의 왕(州王)과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일 뿐 보통사람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가수의 결혼에서 볼 수 있듯 말레시아는 이슬람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다. 입고, 먹고, 생활하는 모든 범주가 코란의 가르침에 따른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메카를 향해 비스듬히 뉘인 채 땅에 묻히는 순간까지 이슬람 문화는 말레이시아인들의 영육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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