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말레이시아③ 트윈타워를 호수에 집어넣기

피나얀 2006. 10. 12. 22:21

 

출처-[연합르페르 2006-10-12 12:01]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아이콘은 무엇일까? 다인종 국제도시인 쿠알라룸푸르는 문화의 스펙트럼이 넓어 어느 것 하나를 상징으로 골라내기가 쉽지 않다. 현재는 일반적으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Petronas Twin Towers)가 도시의 얼굴로 통한다.

 

10년 전 탄생한 트윈타워는 그야말로 다국적군이 이뤄낸 기념물이라 할 만하다. 설계는 미국인, 시공은 한국과 일본 건설사가 맡았다. 12세기 인도 델리술탄국의 승전탑인 쿠틉 미나르(Qutb Minar)처럼 5단 기둥 형식을 따른 이슬람 건축양식의 전형이기도 하다. 서울 도심의 조형감각이 희박한, 오로지 공간활용의 극대화에 치중한 박스형 빌딩과 비교하면 경이로울 따름이다.

 

트윈타워는 지금도 계속해서 쿠알라룸푸르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트윈타워를 중심으로 쇼핑센터, 공원, 미술관 등이 들어서고 있다. 그로 인해 트윈타워 지역 전체를 일컫는 말인 KLCC(Kuala Lumpur City Centre)가 생겨났다. 현재 트윈타워 인근의 백화점과 공원 등은 이름 앞뒤에 KLCC를 붙여 부른다.

 

초대형 쇼핑센터인 수리아 KLCC공원 앞에는 분수대를 갖춘 호수공원이 있다. 깊이가 한 뼘에 불과해 호수라고 하기에도 뭐하다. 하지만 이 얕은 물속에 452m 높이의 트윈타워가 통째로 잠긴다.

 

엉뚱한 소리 같지만, 냉장고에 코끼리 넣는 일보다 훨씬 수긍이 가는 얘기다. 공원 분수대 주변에서 산책하며 해질 때를 기다리면 이해가 간다. 일몰 후 트윈타워에 야경용 조명이 켜지면 그와 동시에 호수 안에도 쌍둥이 빌딩이 모습을 드러낸다.

 

 

수면에 비친 트윈타워는 묘한 매력을 준다. 88층 빌딩을 정면으로 향하고 호수를 들여다보면 거꾸로 선 상태의 트윈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겨자씨처럼 작은 점 하나가 산 같은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형국이다. 바람이 불어 물결이 일어나면 빌딩은 흔들리다가 이내 형체를 잃는다. 거대한 두 빌딩이 신기루처럼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두 건물을 잇는 연결통로인 스카이 브리지 부근에 구름이라도 걸려 있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달과 구름과 불빛이 수면 위에서 어우러져 더 없이 멋진 풍경을 그려낸다. 인공 건축물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을 빚어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