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매거진t 2006-11-07 08:00]
MBC <환상의 커플>의 브런치 혹은 비스킷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네 명의 주인공들이 수다를 풀어놓는 장소는 브런치를 즐기는 레스토랑에서였다. 매번 다른 레스토랑에서 트레이닝복조차 시크한 뉴욕의 패션을 번갈아 선보이며 그녀들의 화려한 나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브런치로 테이블에 놓여 있는 오믈렛이나 사사로운 감자칩조차 무언가 대단히 멋스러운 먹거리로 보이기까지 했다.
결국 그녀들의 브런치는 우리나라에도 상륙을 했고 지난 봄 즈음부터 거대한 브런치 열풍이 모든 레스토랑을 리셋하기에 이르렀으니, 대부분의 레스토랑에는 브런치 메뉴가 생기고 심지어 하루종일 브런치 메뉴만 파는 레스토랑까지 생기는 진기한 일도 벌어졌다.
이쯤이면 가히 브런치의 열풍(혹은 <섹스 앤 더 시티>의 열풍)은 실로 거대했다고 할 수 있을 터. 이제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브런치가 ‘우아하고 세련된 아침식사’의 대표이미지로 급부상하며 다시금 제2의 브런치 열풍에 부채질을 하는 듯하다. 빌리가 즐기는 우아한 브런치<환상의 커플>에서 빌리가 호텔에서 혼자 즐기는 아침은 바로 브런치의 전형적인 포맷이다. 프렌치 토스트와 비스킷, 잼과 버터, 그리고 홍차 한 잔. 아마 여기에 베이컨이나 달걀 요리 한 가지쯤 서브되었다면 완벽한 브런치라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브런치 레스토랑들의 메뉴는 빌리가 즐기는 아침식사보다는 꽤나 무거운 편이다.
우리나라 레스토랑의 경우 일반적인 브런치 메뉴인 오믈렛에 베이컨, 프렌치 토스트에 팬케익, 과일 외에도 구운 야채와 두세 가지 샐러드, 수프, 그라탕이나 치킨 요리 같은 가벼운 메인에 이어 스테이크와 과일, 각종 디저트까지 먹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브런치라기보다는 디너 뷔페에 가까운 형태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나 많고 다양한 브런치 메뉴 중에서 브런치의 기본이라고 할 수도 있는 비스킷 한 조각을 내주는 곳은 거의 없다. 하여, 들뜬 마음으로 주말의 브런치를 찾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허망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금방 구워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따끈따끈 비스킷에 버터 한 조각을 얹어 사르르 녹게 하고 과일잼을 살짝 얹어 먹는 그 맛! 거기에 홍차나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면 최상급 와규 스테이크를 먹는 기쁨에 견줄 만한,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브런치가 될 텐데 어째서 그런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는 곳은 없는 것인지.
정녕 비스킷과 함께하는 브런치는 치킨을 함께 파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밖에 찾을 수가 없단 말인가. 그렇다면 직접 비스킷 브런치를 차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일요일 아침의 비스킷 향기빵과 비슷한 종류의 것이라면 무엇이든 만들기 어려워 보이지만, 비스킷의 재료와 만들기는 정말 심플해서 밀가루와 버터, 생크림만 있으면 우리가 상상했던 그 맛 그대로의 비스킷을 만들 수가 있다.
보통 생크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도 하는데, 요즘엔 조금 큰 마트에 가면 생크림 정도는 얼마든지 구할 수가 있다. 설령 생크림이 없다 해도 우유로 대신하면 조금 더 가벼운 비스킷을 만들 수 있으니 다이어트를 고려하고 있다면 메모해두는 것이 좋겠다.
일요일 아침, 식구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고소한 버터 냄새를 풍기며 비스킷을 굽는 즐거움을 느껴보신 분 여기 계실는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브런치를 만들 수 있는 그 순간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다면 일요일 아침에 늦잠 대신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것을 택한 것이 그리 억울하지는 않다.
모쪼록 여러분이 첫 번째로 준비해보는 멋진 브런치가 바로 이번주 일요일이 되기를 바라며 정말 맛있는 비스킷 레시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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