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경향신문 2006-11-16 09:42]
철새 탐조는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철새 도래지 주변에 차량이 출입할 수 있는지, 망원경이나 쌍안경이 비치돼 있는지, 주요 철새로는 어떤 종들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막연히 떠났다가는 손톱만하게 보이는 철새 실루엣만 보고 돌아오기 십상이다.
◇서천·군산 금강하구=
천수만, 해남 고천암호와 함께 국내 철새탐조지 ‘빅3’다. 나포십자들녘의 논밭과 금강하구의 갈대밭 덕분에 50여종 60만마리가 날아온다. 대표 철새는 가창오리. 이달초 10만마리에서 30만마리로 불어났다.
가창오리는 천수만, 금강하구, 고천암호를 오가며 겨울을 난다. 11월 중순 이후 날씨가 추워지면 해남 쪽으로 남하하고, 따뜻해지는 2월초엔 천수만·금강하구로 올라온다.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논병아리는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큰고니, 개리, 검은머리물떼새, 황조롱이, 흰꼬리수리 등의 희귀조도 눈에 띈다. 이달 중·하순이 절정기.
11층 높이의 금강철새조망대에서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금강변에도 탐조대를 설치했으나 쌍안경, 망원경은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차량통제는 하지 않는다. 17일부터 21일까지 군산철새축제가 열린다. 철새조망대~나포십자들녘~금강하구를 돌아보는 2시간짜리 투어버스를 운영한다. 축제기간 이후엔 운행편수가 줄어들 예정. 군산철새축제 홈페이지 www.gunsanbirdfestival.net
◇해남 고천암호=
12월 중순부터 1월말까지 겨울 철새들의 월동지다. 천수만, 금강하구에서 내려온 가창오리가 가장 많다. 정인철 해남자연사랑메아리 회장은 “가창오리 개체는 2001년 25만마리 정도였으나 최근 2~3년 사이 2배가량 늘어나 45만마리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랑부리저어새 40여마리, 황새 20여마리, 고니 등 30여종이 관찰된다.
고천암호는 영산호, 금호호, 영암호를 끼고 있어 새들에겐 좋지만 탐조는 어렵다. 각 호수를 한바퀴 도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리는 데다, 새들이 흩어져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별도 전망대, 망원경이 없기 때문에 쌍안경을 직접 준비해 가야 한다. 투어 프로그램은 없다. 해남자연사랑메아리(061-537-2555)에서 주말 단체 탐조객이 요청하면 안내를 해 주기도 한다.
◇창원 주남저수지=
해남 고천암호와 함께 12~2월 철새들의 월동지다. 가창오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청둥오리, 쇠백로, 대백로, 댕기물떼새 등 다양한 종류의 겨울철새가 모여든다. 이달초 가창오리 1만마리, 흑두루미 10여마리가 먼저 날아왔다. 주남저수지는 주남호, 동판호, 산남호의 3개 저수지로 이뤄져 있다.
호수변 드라이브 길을 따라 육안으로 철새를 탐조해야 한다. 2004년 개관한 생태학습관은 동읍 월잠리 위치. 주요 철새의 박제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생태학습관과 300m 거리에 망원경을 비치한 철새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생태학습관(055)212-4950
◇철원 평야=
두루미와 독수리를 관찰할 수 있다. 10월 중순부터 기러기와 오리류가 날아오기 시작했고, 12월부터는 두루미가 본격적으로 찾아온다. 독수리까지 자리를 잡는 1월이 탐조에 가장 좋다. 철새도래지인 샘통이 민통선 이북에 있기 때문에 통제가 엄격하다. 승용차는 출입할 수 없고, 망원경 설치도 어렵다.
철원군청이 운영하는 철새탐조투어를 이용해야 한다. 양지리 통제소에서 출발, 토계저수지, 아이스크림 고지, 월정리역 전망대, 샘통 철새도래지를 둘러보는 2시간 코스. 쌍안경은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달 중순부터 2월말까지 매일 3회 운영한다. 요금은 미정. 지난해의 경우 7,000원이었다. 철원 전적지관리사무소(033)450-5558
▲여행길잡이
간단한 안내 팜플렛을 나눠주고 쌍안경을 빌려준다. 45인승 관광버스를 이용하며 생태안내자 교육을 받은 전문가가 동승한다. 당일 현장에서 예약하면 된다. 2시간 소요. 이용요금 5,000원(생태관 입장료 포함). 버스투어는 축제가 끝나면 주말에만 운영할 계획이다. 천수만세계철새기행전위원회 (041)669-7744 www.seosanbird.com
천수만과 간월암은 승용차로 5분 거리.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창건한 암자다. 물이 들면 섬이 되고, 물이 빠지면 걸어서 암자까지 갈 수 있다. 만공스님의 초상화와 해질 무렵의 낙조로 유명하다.
부석면 취평리 부석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영주 부석사보다 먼저 세웠다는 절. 영주 부석사와 마찬가지로 잡배들이 공사를 방해하자 돌이 공중에 떠 물리쳤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천수만~간월암~부석사를 묶으면 당일 나들이 코스가 된다. 천수만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인 안면도를 연계하면 1박2일로 여행할 수 있다.
굴이 제철이다. 굴, 대추, 당근, 호두 등을 넣고 안친 영양굴밥이 별미. 알싸한 어리굴젓이 반찬으로 함께 딸려 나온다. 청국장이나 된장찌개와 함께 먹는다. 간월암 입구의 맛동산(041-675-1910)은 맛은 좋지만 식당이 대형화돼 좀 어수선한 편.
영양굴밥, 굴파전 각각 1만원. 갈월도 포구 못미쳐 큰마을영양굴밥(041-662-2706)도 잘한다는 평. 안면도 사람들은 당암포구 해성굴밥수산(041-675-4036) 굴밥이 제일 낫다고 한다. 1인용 솥에 지어서 낸다. 간장게장, 된장찌개가 함께 나온다. 영양굴밥 8,000원. 당암포구는 간월도에서 안면도 방향으로 1㎞ 정도 떨어져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를 이용한다. 홍성IC에서 안면도 방향으로 14㎞쯤 달리면 AB방조제와 함께 축제장, 간월암 이정표가 나온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 천수만 주변에는 숙박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 안면도로 가는 편이 낫다. 안면읍 못미쳐 나오는 ‘소무’(www.somu.co.kr)는 와인을 테마로 한 펜션이다.
▲철새 탐조할 때 ‘기본 채비’
쌍안경이나 망원경 준비=30m 이내로 접근하면 새는 날아간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새들을 구분하려면 쌍안경은 필수. 7~10배율 정도면 된다.
사진찍는 대신 즐겨라=새 사진을 찍으려면 600㎜ 이상의 전문가급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새의 모습 하나하나를 눈 속에 담아가거나 잘 찍은 도감을 구입하는 편이 낫다. 가창오리의 군무, V자로 나는 기러기떼의 행렬은 ‘똑딱이’ 카메라로도 충분히 찍을 수 있다.
조류도감을 챙겨두자=조류도감이 있으면 탐조가 2배 이상 즐거워진다. 미리 구입하지 못했다면 행사장에서 나눠주는 팜플렛을 잘 챙겨둘 것. 주요 철새의 사진과 특징이 담겨 있다.
이런 질문은 이제 그만=“어디 가면 오리탕 먹을 수 있나요?” “여기 새 한마리 팔면 얼마예요?” 이런 질문은 이제 그만. 해설자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면 단지 ‘보는 것’에서 ‘탐조’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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