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가까이서 본 네 날갯짓 반하겠구나!

피나얀 2006. 11. 17. 22:03

 

출처-[세계일보 2006-11-17 08:57]




탐조를 하려면 서산 천수만, 금강 하구 등 유명 철새 도래지로 떠나야 한다는 건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도심이나 서울 근교에서도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너무 가까워 허를 찔리는 기분이 들 정도. 신문과 잡지에서 철새 사진이 단골로 등장하지만, 직접 철새의 힘찬 날갯짓을 보는 것에 비할까. 자, 쌍안경과 수첩 볼펜만 간단히 챙기고, 신발끈을 묶자.

 

◆숨겨진 철새 탐조지

 

# 서울 중랑천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지점은 도심 속 철새 도래지다. 중랑천 수질이 좋아지면서 물고기가 늘었고, 더불어 철새 수도 많아졌다. 주로 오리과가 눈에 띈다.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고방오리, 넓적부리 등 겨울 손님부터 알락할미새, 붉은머리오목눈이까지 다양하다. 놀랍게도 가마우지, 갈매기 따위의 바닷새도 중랑천을 배회한다.

 

이곳 새들은 사람을 자주 접해 그다지 예민하지 않다. 그만큼 새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입문자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다. 공영주차장이 있으므로 가족끼리 찾기에 편리하다.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중랑천 살곶이다리가 보인다.

◇탄천 황오리

 

# 경기 하남 덕풍천, 산곡천

 

미사리 조정경기장과 팔당대교 사이에 있다. 물이 맑은 편이라 새 먹이가 풍부하다. 강변에선 우아한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와 민물가마우지 등이 종종 목격된다. 한강 곁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북방검은머리쑥새, 삑삑도요, 까치 등과 마주친다. 파랑새나 꾀꼬리 등 이름만 익숙한 새도 두 눈으로 볼 수 있다.

 

가끔 도요와 맹금류 등 도심에선 보기 힘든 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근처 팔당대교에도 겨울 철새가 진을 치고 있다. 미사리 건너편 팔당대교 아래가 새들의 보금자리다. 고니, 청둥오리, 흰죽지, 흰뺨검둥오리 등 겨울 나그네들이 쉬고 있다. 가까이 관찰하려면 번잡한 오후보다 오전이 좋다.

 

# 인천 강화도

 

강화도는 천연기념물 205호 저어새가 들르는 곳이다. 기후가 온화하고 어패류 등 해산물이 풍부해 많은 새들이 머문다. 동검리, 초지진, 여차리(동막 해수욕장) 등이 주요 탐조 포인트다. 강화대교보다는 초지대교를 건너는 것이 편리하다. 운이 좋으면 논에서 백로와 섞여 먹이를 찾는 저어새를 볼 수도 있다.

 

그 밖에 마도요, 알락꼬리마도요, 흰물떼새, 민물가마우지, 흰죽지, 논병아리, 흑꼬리도요, 쇠백로, 청다리도요, 검은댕기해오라기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탐조를 하면서 섬의 최고봉인 마니산(468m),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갑곶리 탱자나무 등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팔당대교 청둥오리·큰고니(왼쪽), 쌍계사 되새

 

# 경남 하동 쌍계사

 

되새의 군무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되새는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씩 높은 곳에 앉아 있다가 일제히 하강해 먹이를 찾는다. 쌍계사 입구에서 되새의 일사불란한 곡예를 볼 수 있다. 한번 시작되면 20∼30분 계속된다. 단, 어둑어둑할 때 행동을 개시하므로 실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 이곳에 되새가 많은 이유는 안전하게 잘 수 있는 넓은 대밭을 갖췄기 때문. 군무를 마치면 모두 대밭 은신처로 숨는다. 쌍계사 주변엔 딱새, 말똥가리, 황조롱이 등도 더불어 산다.

 

그 밖에 가볍게 나설 수 있는 탐조지로는 파주, 서울 탄천, 강서생태공원 등이 있다. 파주 교하 일원은 너른 평야와 한강 곡릉천이 있어 많은 새가 분포한다. 물가에선 오리과인인 개리와 재두루미까지 물장구를 친다. 서울 탄천 역시 그냥 지나칠 곳이 아니다. 특히 가락시장과 인접한 지역에서 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작은 새부터 오리과, 맹금까지 고르게 분포한다.

 

먼 걸음 하지 않고도 넓적부리, 고방오리, 흰죽지, 청둥오리, 홍머리오리, 쑥새 등과 마주칠 수 있다. 강서생태공원은 습지와 초지가 형성돼 있다. 청둥오리, 황오리, 댕기흰죽지,고방오리, 쇠오리 등이 즐겁게 노닌다. 휴일엔 두루미 독수리가 사는 강원도 철원, 철새 이동경로에 걸치는 전남 홍도, 도요가 날아드는 경남 포항 등으로 여행 삼아 떠나볼 만하다.

 

◆국내 3대 철새도래지

 

# 군산 금강호

 

금강하구둑, 금강호 등 비경 위에서 가창오리 떼의 ‘에어쇼’가 펼쳐진다. 나포십자들녘에선 매년 가창오리를 비롯한 철새 60만마리가 겨울나기를 한다. 주변 선유도는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제326호)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어 조류학자의 관심을 끈다. 금강하구 일대에선 흰비오리, 혹부리오리 등과 인사할 수 있다. 마침 군산시는 17일부터 21일까지 ‘제3회 군산 철새축제’를 개최한다. (063)453-7213

◇강서 생태공원 민물 가마우지(왼쪽), 파주 수리부엉이

 

# 서산 천수만

 

국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로 가장 많은 종의 새가 서식한다. 가창오리, 황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쇠오리, 고방오리, 논병아리 등 300여종, 하루 최대 40만여마리의 철새들이 찾아온다.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서산 천수만 철새 기행전’에선 매일 셔틀버스로 탐조 코스를 순회한다. (041)669-7744

 

# 창원 주남저수지

 

주남, 동판, 산남 3개 저수지로 구성된 방대한 철새 도래지다. 연평균 기온이 26.5도로 따뜻하고, 수생식물이 풍부해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 재두루미, 두루미, 큰고니, 독수리 등이 종종 발견된다. 창원시는 다음달 23일부터 31일까지 ‘제1회 주남철새 탐조축제’를 개최한다. 셔틀버스를 운용하면서 무료 탐조 안내 서비스를 한다. (055)212-2803

 

새는 조심성 많고, 민감한 이웃이다. 인간의 부주의한 행동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탐조의 기본은 최대한 자연 속에 자신을 숨기는 것. 새를 관찰하는 데 꼭 지켜야 할 수칙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대화는 소곤소곤:새들의 청각은 매우 예민하다. 시끄럽게 떠들거나 감탄사를 내지르면 매우 불안해 한다.

 

2. 녹색이나 갈색 옷 입기:새는 인간보다 8∼40배 좋은 시력을 지녔다. 밝은 원색 옷은 새를 자극한다.

 

3. 지나친 접근 금지:위협감을 주지 않으려면 산새류는 20m 이상, 물새류는 50m 이상 떨어지는 것이 좋다.

 

4. 돌 던지지 말기:날아오르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돌을 던지는 짓은 새에겐 고문이다. 주변 탐조인의 지탄을 받을 수도 있다.

 

5. 플래시 금지: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는 새들에겐 스트레스다.

 

6. 둥지 만지지 말기:알을 만지면 부화하지 않는다. 둥지에 있는 풀이나 나뭇가지도 그대로 둬야 한다.

 

7. 자동차는 주차장에:자동차 엔진 소리는 새를 놀라게 한다. 자동차 바퀴로 서식처가 파괴되기도 한다.

 

8. 몰려다니지 말기:사람들이 우르르 물려 있는 모습은 새들에게 위협이 된다. 3∼5명 그룹을 짓는 게 바람직하다. 이 밖에 새 먹이가 되는 열매 따지 말기, 쓰레기 버리지 말기 등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