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맞아서 생긴 `멍'과 병으로 생긴 `멍'

피나얀 2006. 11. 22. 20:46

 

출처-[연합뉴스 2006-11-22 08:31]




흔히 `멍'이 들었다고 얘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시퍼런 상처와 달걀을 떠올린다. 맞거나 다쳐서 생기는 멍이 먼저 생각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다툼도 없었고,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멍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멍을 보게 되면 별 생각이 다든다. 자신이 몹쓸 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은 물론 `혹시 맞고 사는 거 아니냐'는 엉뚱한 오해에 시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아서 생긴 멍과 병 때문에 생긴 멍은 구분이 가능하다. 맞아서 생긴 멍은 맞은 부위에 생기지만 혈관염에 의한 경우는 주로 다리에, 간질환 등 전신 질환이 있으면 전신과 잇몸에 멍이 생긴다. 만약 별다른 이유도 없이 유독 멍이 잘 생기고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는 게 좋다.

 

을지의대 을지병원 피부과 박건 교수는 "타박 때문이 아니더라도 감기나 편도선염 등으로 멍이 들 수 있고, 간 기능이나 혈소판 기능이 약해졌을 때 멍이 잘 생긴다"고 말한다. 박 교수의 도움말로 몸에 생기는 멍의 종류와 흔히 나타나는 증상, 대처방법 등을 알아본다.

 

■ 멍이 생기면 무리한 운동 삼가야 =

 

멍은 혈관 안에 있어야 할 적혈구가 어떠한 이유로든지 혈관 밖으로 나온 상태를 말한다. `멍' 하면 시퍼렇게 부어오른 모습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적혈구가 혈관 밖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선홍색의 붉은 반점 형태를 띄고 있다.

 

혈관 밖으로 나온 적혈구는 피부조직 내에서 점차 파괴되는 과정을 겪게 되면서 상처부위가 파란색, 보라색, 갈색의 과정으로 변하게 된다. 상처부위가 보라색을 지나 갈색으로 변할 때쯤이면 적혈구의 파괴과정이 완료되는데 이때는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된다.

 

멍이 처음 들었을 때는 붉은빛을 보이기 때문에 피부염이나 습진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 하지만 피부염이나 습진에서 보이는 붉은 반점은 손가락으로 누르면 쉽게 사라지지만 멍은 눌러도 붉은색이 사라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멍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타박이 가장 흔하지만 다른 원인도 많다. 나이에 따라 멍이 생기는 원인과 모양이 다른데 젊은 사람은 감기나 편도선염을 앓은 후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크기가 3㎜ 이하의 작은 출혈이 주로 다리에 집중적으로 생기게 된다.

 

감기 바이러스나 균의 일종인 연쇄상구균이 체내에 침입하면 혈관에 세균형태로 존재하면서 혈관벽을 파괴하게 된다. 그 결과 혈관벽이 깨져 안에 있던 적혈구가 피부조직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멍이 된다.

 

이런 경우 운동이나 무리한 신체활동은 자제해야 한다. 무리한 신체활동은 멍이 있는 곳에 피의 양을 증가시켜 파괴된 혈관 밖으로 더 많은 적혈구가 나오기 때문이다.

 

반면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생기는 멍은 주로 피부조직 안에서 혈관을 지지하고 있는 조직들이 약해져 발생한다. 때문에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혈관이 터져 멍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노인 중에는 집에서 문을 열거나 닫을 때 살짝 부딪히는 정도에도 팔에 멍이 드는 환자들이 많다. 노인들이 햇빛을 너무 많이 쐬면 혈관을 지지하는 피부조직이 더욱 약하질 수 있는 만큼 과도한 햇빛노출은 삼가는 게 좋다.

 

■ 간이나 혈소판 기능 이상으로도 멍이 잘 생겨 =

 

유난히 사소한 자극에도 멍이 잘 드는 사람은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혈소판의 수가 감소하거나, 수는 정상이지만 기능이 불량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혈소판은 우리 몸에서 혈액의 응고나 지혈작용을 담당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숫자가 줄어들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사소한 자극에도 멍이 잘 들게 된다. 이때 생기는 질환이 백혈병, 특발성혈소판감소증 등이다.

 

또한 혈소판이 정상이더라도 멍이 잘 드는 경우가 있는데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잦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급성 간염처럼 일시적으로 간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간경변처럼 간이 많이 손상된 만성 간 질환 환자에서 관찰된다고 한다.

 

이때는 잇몸 출혈이 흔하고, 피부에는 대부분의 경우 넓게 멍이 생기지만 드물게는 여러 개의 점 모양으로 멍이 발생하기도 한다. 간 기능과 멍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이유는 혈소판이 지혈작용을 주로 하지만 이와 함께 간에서 생산되는 응고인자도 지혈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면 간에서 합성되는 응고인자가 만들어지지 못해 결국 출혈로 이어지는 것이다.

 

■ 멍이 들었을 땐 즉시 냉찜질을 =

 

멍은 혈소판이 혈관 밖으로 나올 때 발생하는 만큼 멍이 들었을 땐 즉시 냉찜질을 해주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혈액이 피부조직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에 멍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며칠 지난 멍을 치료할 때에는 뭉친 혈액이 분산되도록 온찜질을 해주는 게 좋다. 또한 팔이나 다리에 멍이 들었다면 심장보다 높은 위치로 올려 멍든 부위로 피가 몰리는 것을 막고, 아연이 풍부한 육류나 조개류를 섭취해 혈관에서 혈액이 빠져 나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흔히 멍든 부위를 날 달걀로 문지르는 치료법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응고된 피를 사라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 생감자를 갈아서 찜질을 하면 감자의 `솔라닌' 성분이 멍든 부위를 가라앉히는 효과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