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동아일보 2006-12-30 06:43]
《바깥은 춥고, 방학은 길고…. 겨울은 어느 계절보다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이 절실한 시기다. 컴퓨터나 온라인 게임, 영화감상, 독서 등이 무난한 실내 여가활동. 하지만 너무 개인적이고 정적이다.
특히 PC 게임과 온라인 게임은 가뜩이나 컴퓨터에 빠져 지내는 자녀들에게 권하기가 주저된다. 온 가족이 어울려 즐기면서 교육효과도 살릴 수 있는 레저활동은 없을까.
보드게임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2, 3년 전부터 전문 카페를 중심으로 인기를 누려온 보드게임은 최근 ‘주무대’를 가정 학교 학원 등으로 확장했다.》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김기찬 사무국장은 “가정은 물론 학교와 학원에서도 보드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레저활동의 재미와 교육 콘텐츠를 겸비했다는 점에서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 어떤 게임을 즐길 수 있나
보드게임을 가족과 가볍게 즐기고 싶거나 자녀들의 나이가 어리다면 파티게임류를 선택하는 게 좋다.
파티게임은 진지하게 머리를 쓰기보다는 순발력이나 몸동작 등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규칙이 간단하며 게임당 걸리는 시간도 짧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나무 블록을 쌓아서 탑을 만들고 하나씩 빼내는 ‘젠가’, 층층이 연결된 지역을 주사위를 통해 이동하고 그곳에서 생기는 다양한 이벤트를 경험하는 ‘3D 뱀주사위 게임’, 과일 수에 맞춰 종을 치는 ‘할리갈리’ 등이 대표적인 파티게임이다.
파티게임보다 많은 규칙을 배워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캐주얼 게임으로는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부루마블’ ‘모노폴리’ ‘인생게임’ 등이 있다.
대전대 아동벤처학과 박성옥 교수는 “이런 게임에선 돈 관리, 부동산 거래 등을 경험할 수 있다”며 “최근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간단한 경제원리를 가르치고 경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용도로도 많이 활용된다”고 소개했다.
치밀한 전략이나 심리전을 통해 승부를 벌이는 전략게임은 보드게임 중 가장 수준이 높은 장르. 어른들끼리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승부를 겨루기에 적당하다.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전략게임류의 보드게임은 20, 30대 남성과 청소년 마니아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신대륙의 자원을 개척해 나가는 ‘카탄의 개척자’는 세계적으로 약 1000만 부가 팔렸을 정도로 유명하다. 주식을 테마로 한 ‘어콰이어’, PC게임과 영화의 스토리를 각각 배경으로 한 ‘시드마이어의 문명’과 ‘반지의 제왕’도 인기다.
○ 보드게임도 이젠 ‘메이드 인 코리아’
전통적으로 보드게임은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된 게 많다.
하지만 요즘은 ‘메이드 인 코리아’ 보드게임이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외로 수출되기도 한다.
김 사무국장은 “불황 속에서도 보드게임 시장이 계속 성장 중인데 특히 국산 보드게임의 매출이 외국산 게임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국산 보드게임 성공작으로는 ‘투어코리아’ ‘젬블로’ ‘해달별 이야기2’ 등이 꼽힌다.
투어코리아는 한국 관광을 소재로 한 게임. 주사위를 굴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여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 유명 관광지와 주요 지역의 실제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어 교육효과가 큰 보드게임이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사회 과목의 부교재로 활용한다.
젬블로는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이용해 영역을 넓혀가는 공간 점령 방식의 보드게임이다. 6가지 색깔의 블록과 육각형 보드 판으로 구성돼 있다. 블록 및 보드의 색깔과 형태가 화려해 디자인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2007년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해달별 이야기2는 설날 같은 명절에 어울리는 보드게임이다. 전통 윷놀이에 카드를 첨가해 박진감을 더했다. 기본 규칙이 윷놀이와 거의 같아 노인들도 어려움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장점.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삼대가 명절의 의미와 전통을 되새기며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다.
○ 즐기면서 순간순간을 기록해야
‘게임을 하며 느낀 점을 기록하라.’
보드게임은 적어도 2명 이상이어야 하고 4∼6명이 즐기는 게 가장 좋다. 또 규칙과 순서가 정해져 있다. 상대방과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하는 것도 보드게임의 특징.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대화가 부족한 요즘 어린이들의 정서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서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보드게임을 즐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가족게임놀이학교’를 운영 중인 대전대 혜화리더십카운슬링센터의 김윤희 상담실장은 “아이들이 보드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기록하거나 말해보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드게임을 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얼마나 긴장했는지, 상대방이 원하는 땅을 차지하거나 벌칙을 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규칙을 어기면서라도 승리하거나 상대방을 배려해 줄 생각은 없었는지 등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게 하라는 것이다.
김 실장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성격이 나타난다”며 “이를 토대로 아이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임에서 이겼을 때보다는 규칙을 잘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했을 때 칭찬이나 보상을 해 주는 것도 정서교육의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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