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홋카이도① 완행열차를 타고 설국에 들어가다

피나얀 2007. 1. 4. 22:59

 

출처-[연합르페르 2007-01-04 10:26]




잿빛 하늘에서 눈발이 자욱하게 날릴 때 낯선 역에서 가슴이 저미어오는 외로움을 느껴본 사람들은 겨울 기차여행의 로망을 잊지 못한다. 어떤 이는 메마른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해 슬픈 영화를 찾고, 또 어떤 이는 어릴 적 갔었던 유원지의 관람차를 다시 타며 반추의 시간을 갖는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센티멘털리즘'을 되찾고 싶은가?

 

홋카이도에는 신칸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철 철도여행은 더 운치가 있다. 시속 300km를 넘나드는 신칸센처럼 영화필름을 고속으로 돌리듯 지나가는 차창 밖 풍경은 홋카이도와 어울리지 않는다. 덜컹거리는 완행열차를 타고 눈앞에 펼쳐지는 설국의 풍경을 느긋하게 음미해보자.

 

홋카이도 철도 시간표는 웬만한 잡지 한 권 분량이다. 하지만 미리부터 겁을 집어먹을 필요는 없다. 자신이 이동하고자 하는 구간의 시간표만 챙기면 된다. 주요 도시간 시간표는 여행안내소마다 일본어뿐 아니라 영어, 한국어로도 번역돼 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것도 헷갈리면 역무원에게 일정표를 보여주고 해당지역과 시간에 맞는 열차를 골라달라고 하면 된다.

 

가이드에 이끌려 버스로 이동하는 단체여행과 다르게 개인적으로 지역을 옮겨다니는 철도여행은 최대한의 자유와 '센티멘털리즘'을 제공하는 대신 최소한의 준비를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중한 여행기간 대부분을 열차를 기다리며, 숙소를 찾기 위해 거리를 헤매는 데 소비할지도 모른다.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하고 출발하자. 물론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 한 권과 좋아하는 노래를 담아놓은 MP3플레이어는 겨울철 철도여행의 감동을 자극하는 데 꼭 필요한 도구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Stage1 야간 볼거리가 많은 곳을 출·도착 공항으로 선택하자

 

현재 우리 나라 항공사에서는 홋카이도 지역에 3편의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에서 하코다테와 삿포로,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아사히카와를 오가고 있다. 열차를 이용해 홋카이도 여행을 할 계획이라면 인천-하코다테나 인천-삿포로 노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코다테나 삿포로의 경우 야간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여행 마지막 날 저녁까지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Stage2 여행일정은 며칠이 좋을까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도시인 삿포로, 하코다테, 아사히카와, 오타루를 둘러보려고 철도여행을 계획한다면 4박 5일이 적당하다. 3박 4일 일정도 가능하지만 열차로 이동하기에는 너무 빡빡하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은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하코다테에서 아사히카와까지는 열차로 5시간이 넘게 걸리므로 한 번에 이동하기보다는 중간에 삿포로나 오타루에 체류하는 것이 좋다. 만약 3~4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욕심을 부리지 말고 삿포로와 하코다테, 삿포로와 아사히카와 가운데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Stage3 일본 철도패스의 위력

 

살인적인 교통비로 악명이 높은 일본에서 철도패스는 현지인들도 부러워하는 외국인 여행자들의 특권이다. 홋카이도 구간을 이용할 수 있는 철도패스는 3일권과 5일권으로 나뉘어 있으며 가격은 각각 1만4천 엔, 1만8천 엔이다.

 

1등석을 이용할 수 있는 '그린 철도패스'는 우리 나라 KTX와 같은 1, 2열로 구성되어 있다. 1등석에 탑승하면 물수건과 음료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3일권이 2만 엔, 5일권이 2만5천 엔이며, 주요 역의 여행안내소에서 철도패스를 보여주면 승차권을 받을 수 있다.

 

>>Stage4 호텔부터 예약하자

 

여행 일정을 잡았다면 도착지마다 호텔 예약을 해두자. 특히 홋카이도 지역은 1, 2월에 눈과 관련된 각종 축제가 몰려 있어 현지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호텔은 국내 호텔예약사이트나 여행사에서도 예약할 수 있으며 현지 호텔 인터넷예약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격은 온천 운영 여부와 등급에 따라 1인당 4천~1만 엔까지다. 저렴한 호텔을 찾고 있다면 현지 비즈니스호텔 체인인 '토요코-인(www.toyoko-inn)'호텔을 추천한다.

 

삿포로, 하코다테, 아사히카와, 구시로, 왓카나이 등 주요 도시의 역 주변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1인당 4천~5천 엔으로 저렴한 편이다. 또 객실마다 무료 인터넷 랜선이 설치돼 있고 간단한 아침식사가 제공된다. 한국어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예약할 수 있다.


>>Stage5 관광은 오전에, 도시간 이동은 오후 늦게

 

여행의 목적이 늦잠을 느긋하게 자는 것이 아니라면 겨울철 홋카이도 여행은 부지런한 사람에게 볼거리를 더 많이 제공한다. 오후 4~5시만 되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관광을 서둘러야 한다.

 

야경으로 유명한 하코다테나 오타루, 눈축제가 열리는 삿포로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야간에 특별히 볼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오후 늦게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해서 다음날 오전부터 관광에 나서는 것이 좋다.

 

>>Stage6 열차는 미리미리 예약하자

 

철도여행의 매력은 느긋함과 자유로움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홋카이도를 열차로 돌아보려면 최소한의 계획은 세워야 한다. 주말에는 현지 관광객들도 많기 때문에 예약을 미리 하지 않으면 좌석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도패스를 처음 이용할 때 여행안내소에서 계획된 일정표를 보여주고 여행기간 중 이동할 승차권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

 

역마다 자동발권기가 있지만 외국인 철도패스 이용자들은 사용할 수 없고 창구에서만 승차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새벽, 야간에 이동할 사람들은 여행안내소 업무시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구간 소요 시간(급행 기준)

 

신치토세공항-삿포로 약 35분

삿포로-하코다테 약 3시간 20분

삿포로-아사히카와 약 1시간 30분

삿포로-오타루 약 40분

삿포로-구시로 약 4시간

아사히카와-왓카나이 약 5시간

 

 

▶열차여행 Tip

 

역에서 파는 도시락 '에키벤'은 겨울철 홋카이도 철도여행의 또 다른 재미다. 정거하는 역마다 그 고장 특산물로 만든 에키벤을 사서 먹을 수 있는데, 역 매점이나 열차 안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600~1천 엔 내외로 지역특성에 맞게 대부분 해산물 위주이다.

 

일본 사람들의 '에키벤'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매년 각 지자체와 여행사 주최로 '에키벤 콘테스트'가 개최되고, 인터넷 여행 블로그마다 에키벤 정보가 가득하다. 외국인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특정 메뉴를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열차여행을 하면서 맛있는 에키벤을 찾아보자. 여로를 즐겁게 해준다.

 

여행문의/북도호쿠 3현ㆍ홋카이도 서울사무소(02-771-6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