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2007-01-15 20:51]
연말 시상식에 턱시도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수상대에 올라설 정도로 청바지의 격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변화가 보이네요. '올해도 유행'일 것이라던 스키니 진이 그렇습니다. 복부와 허리를 꽉 조이는 바람에 숨쉬기가 곤란했는지 조금씩 여유가 생긴다는군요. '프리미엄 진' 역시 차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의 경향을 짚어봤습니다.
*** 배기+스키니 = 배스키
"가장 꼴불견은 몸에 딱 붙는 스키니 진 입은 여성".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가 이용객 1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응답자들 중 남성의 30%가 스키니 진이 '가장 보기 싫은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올해도 지난해만큼이나 스키니가 유행이라는데 이를 원치 않는 사람도 그만큼이나 많다는 얘기다.
굳이 설문 결과를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 스키니 진을 입어서 옷맵시를 뽐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유행이라면 제 몸에 맞지 않는 것도 억지로 입다 보니 '보기 싫은 패션'이 됐을지도 모른다"(스타일리스트 이선미)는 해석도 있다.
스키니 진의 장점이자 단점은 하체를 꽉 조인다는 것. 날씬한 사람들이야 몸매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으니 그만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일반인들에게는 옷에 몸을 맞춰 숨도 잘 못 쉬는 불편한 옷이 돼 버린 것이다.
유럽에선 최근 스키니도 사람의 몸에 맞춰 조금씩 변하고 있다. 장점인 날렵함은 살리고 단점인 답답함은 줄인 새로운 모습이다. 국내 프리미엄 진 브랜드인 드레스 투 킬의 아트디렉터 박형준 실장은 "'배스키 핏'은 엉덩이.허벅지는 조금 여유 있고 무릎 아래는 날씬한 스타일"이라며 "스키니의 불편함을 줄인 변형 스키니 진"이라고 소개했다. '배스키'는 '배기(baggy)'와 '스키니(skinny)'를 조합한 말로 청바지 윗부분은 허리와 엉덩이 부분이 헐렁한 배기 스타일로 돼 있고 나머지는 스키니 형태를 갖춘 것을 일컫는다.
*** '기본'으로 돌아가자
스키니 진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일명 '프리미엄 진'도 변화 중이다. 1999년 무렵부터 일부 연예인과 해외 유학생들이 들여와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프리미엄 진은 2003년 국내의 한 백화점에 프리미엄 진 브랜드의 매장이 생기면서 대중화됐다. 프리미엄 진은 최저 20만원대 이상의 고가 의류로 워싱과 디자인이 독특해 인기를 얻었다. 기존의 청바지와 다른 독특한 물빠짐으로 주가를 높인 프리미엄 진은 여기에 수작업으로 자연스럽게 해진 느낌을 준 것이나 자수와 보석장식까지 더해 가며 계속 진화해 왔다.
이렇게 화려한 장식과 요란한 워싱으로 대표되던 프리미엄 진이 얌전해지고 있다. 성종현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너무 화려한 것에 지칠 만도 하다. 살 만한 사람들은 이미 프리미엄 진을 다 샀고 청바지에 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워싱도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라며 "유행에 앞서가는 유럽 사람들은 이제 다시 '기본'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씨는 현재 이탈리아.미국.호주 등 전세계 350여 개 편집매장에서 자신의 '마이너스 성'브랜드로 프리미엄 진을 판매하고 있다. 그가 말한 '기본'이란 일명 '생지'로 불리는 것. 진을 만드는 천에 단일색으로 염색하고 따로 워싱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스키니처럼 쫙 달라붙는 것이 유행이었다가 통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는 것처럼 워싱도 요란해졌다가 다시 차분해지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바지 아래쪽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 또 한 경향"이라고 말했다. 보통의 일자형 청바지와 바지 아래통이 넓은 '와이드 컷'이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90년대 초반 국내 청바지 유행이 바지통이 전체적으로 넓은 것이었다면 요즘은 무릎 아래쪽만 유독 넓어지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 청바지도 '친환경' 바람
웰빙 바람이 불더니 최근엔 '제대로 먹고 제대로 살자'는 개념의 '로하스(LOHAS)'까지 등장했다. 로하스족(族)은 소비하는 제품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지구의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만들어졌는지를 생각하며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위해 리바이스 등 청바지 업체는 지난해부터 100% 유기농 소재의 청바지도 출시하고 있다.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청바지는 3년간 농약.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은 농지에서 자란 면화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 단추 등에 쓰이는 금속 리벳을 코코넛 껍질로 대체하고 상표를 붙이는 라벨은 재활용지를 사용했다. 리바이스의 김희정 과장은 "유기농 원료가 워낙 비싸 일반 제품에는 여전히 화학염료를 사용한다"며 "'비싼 것만 친환경이고 나머진 여전히 환경에 안 좋은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으나 최근 유기농.친환경 붐 때문에 오히려 염색과정에서 나오는 폐수처리도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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