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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보다 훨씬 위험한 ‘조울증’

피나얀 2007. 1. 18. 20:16

 

출처-[경향신문 2007-01-18 09:33]



겉보기에는 우울증이나 실제로는 조울증인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신경정신과 전덕인 교수팀이 최근까지 5년 동안 신경정신과에 입원한 조울증 환자 131명을 분석한 결과, 33명(25.2%)이 발병 초기에 우울증으로 시작되었으며, 27명(20.6%)의 환자는 과거에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수는 “조울증 환자들은 발병 초기에 우울증이었다가 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하기 때문에, 본래는 조울증인 환자가 일반적인 우울증으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며 “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 등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나거나 심해질 수 있다. 조울증과 우울증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울증은 우울한 시기, 기분이 들뜨는 시기, 정상적인 시기가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질환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 우울증보다 자살 확률이 높다. 특히 자살방법도 투신이나 자해 등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일이 많아 그만큼 더 위험하다. 그러나 조울증의 우울한 시기는 일반적인 우울증과 증상이 유사하여 전문가도 구별하기 쉽지 않다.

 

# 사례-조증과 우울증의 반복적인 감정기복 심해

 

친구와 함께 주식에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30대 초반의 박성욱씨(가명·남).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아 빚 독촉을 받던 중 쉽게 지치고 만사가 귀찮고 우울해져서 회사에 장기휴가를 내고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그렇게 2개월쯤 지내다가 기분이 좋아져서 다시 회사를 다녔으나, 이번에는 가정불화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박씨는 또 우울해져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으로 두문불출하더니 갑자기 표정이 밝아졌다. 새로운 사업구상을 한다며 잠도 안자면서 밤새 일하기 시작했다. 박씨를 만나보면 기분이 들뜬 상태로 말이 많고, 무척 부산스러웠다.

 

자신감에 넘쳐서 남이 뭐라고 하든지 끊임없이 자기주장을 되풀이했다. 결국 박씨는 조증 상태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했다. 퇴원 이후 4개월 정도 잘 지내다가 또 우울하다면서 바깥출입도 하지 않고 말도 안하고 혼자서만 지낸다.

 

# 우울증과 조울증의 차이

 

역학조사에 의하면 우울증은 여자가 남자보다 2~3배 많으며, 30대 이후의 중년에서 많이 발병하지만, 조울증은 남녀의 차이가 거의 없으며 젊은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우울증보다 조울증의 유전성은 더욱 강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가족 중에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를 경험했던 사람이 많이 있다면 현재 우울증이라도 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조울증 환자의 가족에는 우울증도 많이 나타난다.

 

증상도 약간 다르다. 조울증에서 우울증은 불안, 초조, 불면증 등이 적고, 오히려 늘어지거나 무기력하고 덜 움직이는 편이며 과도한 수면이 흔하다. 즉 비정형적 특징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우울증상이 어떤 양상이냐에 따라 조울증일 가능성이 있다. 산후 우울증도 조울증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산 후에 우울증이 나타났다면 예전에 조증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치료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 조울증의 진단

 

우울증과 조울증의 증상은 언뜻 같아 보이지만 다른 질병으로 분류된다. 역학, 인구학적 특징, 임상양상, 경과, 치료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두 질병 모두에서 우울증이 나타난다는 점이 공통점이나, 조증이나 경조증의 유무가 진단의 주된 차이점이다.

 

즉 현재 우울증이라도 조증 현상이 있었으면 조울증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정보가 명확하지 않으면 우울증과 조울증을 구별하기란 실제로 매우 어렵다. 그 결과 잘못된 진단으로 치료 받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현재 우울증이라 하더라도 조울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가족 중에 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를 비롯,

 

▲항우울제를 투여하여 조증이 나타날 때

 

▲우울증이 3번 이상 재발된 경우

 

▲비정형 특징을 가진 우울증,

 

▲조기에 발병한 우울증(10대 연령층 발병)

 

▲산후 우울증

 

▲항우울제에 치료효과가 없는 우울증 등이다.

 

# 조울증의 치료

 

조울증의 치료는 까다롭고 더 오랜 기간 치료를 해야 한다. 따라서 예후도 우울증보다 나쁜 편이다.

 

약물치료로는 우울증과 달리 기분조절제가 주된 치료약물이다. 기분조절제에는 ▲리튬 ▲항경련제인 발프로에이트 ▲라모트리진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등 크게 세가지 종류가 있다.

 

이들은 조울증의 치료 및 예방에 효과적이다.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통상 2~3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항우울제의 사용은 때로 경과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